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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조선 영조 때 사대부인 이진유가 유배지인 추자도에서 지은 '속사미인곡'입니다. 제목을 보면 익숙한 정철의 '사미인곡'이 떠오르는데요.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표면적으로는 송강 정철의 '양미인곡'인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계증하는 것으로 창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조금 차이가 있는데요. 작품을 읽어 본 후 그 차이에 대해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삼 년을 임을 떠나 해도(海島)에 유배되니

내 언제 무심하여 임에게 득죄했나

임이 언제 박정(薄情)하여 날 대접 소홀히 했나

내 얼굴 고왔던지 질투하는 건 뭇 여자로다

유한(幽閑)한 이내 몸을 선음(善淫)한다 이르로세*

(중략)

추운 겨울 깊어지고 육지는 못 통(通)하니

양식도 핍절(乏絶)커늘 반찬이야 의논하며

염장*을 못 먹거든 어육(魚肉)이야 바랄쏘냐

섬 안 수십 리에 일년초가 희한하다

조석(朝夕) 밥도 못 익힐 제 방이 덥기 생각할까

설날 큰 명절에 솟국*에 떡을 쑤어

갯물에 절인 배추 반찬으로 올랐으니

어와 이 몰골은 태어나 처음 보네

춘풍 도리화(春風桃李花)야 못 본다고 상관하랴

가을이 다하도록 국화를 못 보거든

낙모가절(落帽佳節)*에 쫓겨난 신하를 누가 우시며

굴원이 여기 온들 무엇으로 저녁에 먹을꼬*

여름 석 달 다 지내고 괴로움 실컷 겪으니

찌는 더위도 그지없고 습한 기운도 더욱 심하다

파리 떼와 모기떼는 백 가지로 쏘아 제치고

뱀과 전갈, 지네는 네 벽에 마구 기어다니니

어떤 일도 흥겨운 모양 없고 백악(百惡)만 구비(具備)하다

사람 상하게 하고 물건에 해 끼칠 것 세상에 많기도 많구나

밤중에 잠이 없어 이불 두르고 일어나 앉아

신세를 한탄하고 평생을 생각하니

외로운 이내 몸이 자손도 없는 게요

습한 바다에서 병이 든들 구호할 이 뉘 있으며

반계(盤溪)에 있는 내 집 비어 있는들 누가 지킬꼬

하사받은 천 권의 책 고각(高閣)에 묵혀 있으니

좀벌레 다 먹은들 그 누구라서 포쇄*하며

뜰 안에 가득한 꽃을 베어 버린들 누가 금할꼬

천하에 죄 없는 이 나밖에 또 있을까

주 문왕이 기산 다스릴 제 어진 정치를 베푸시면

가련한 이내 몸이 반드시 먼저 들려니

천지간 홀로 서서 사방을 둘러보니

우리 임 아니시면 누구를 다시 의지할꼬

시운(時運)이 불행하여 천 리에 떠나시니

내 신세 외로운 줄 임이 모르실까

긴 소매 들고 앉아 옛 잘못을 헤아리니

우직하기 본성이요 망령됨도 내 죄로되

근본을 생각하면 임 위한 정성일세

일월 같은 우리 임이 거의 아니 굽어볼까

날 살리신 이 은혜를 결초(結草)하기 생각하나

광주리의 가을 부채 어느 날 다시 날꼬

맑은 새벽 혼자 누워 백두음(白頭吟)*을 슬피 읊고

황금을 못 얻으니 장문부(長門賦)*를 어이 사리

마름과 연(蓮)으로 옷을 짓고 부용(芙蓉)으로 치마 지어

상자 안에 두어신들 눌 위하여 단장할꼬

고향에 돌아갈 꿈 벽해(碧海)를 밟아 건너

옥루(玉樓) 높은 곳에 밤마다 임을 모셔

일당우불(一堂吁咈)에 수답(酬答)이 여향(如響)하니*

앞에서 귀신을 묻던 가태부(賈太傅) 이러한가*

어촌의 먼 닭 소리에 긴 잠을 깨어나니

우리 임 옥음(玉音)은 귓가에 완연(宛然)하고

우리 임 어로향(御爐香)이 옷과 소매에 품었어라

어느 날 이내 꿈을 진짜로 삼을 건가

두어라 임금께서 고치시기를 날마다 바라노라

- 이진유, 「속사미인곡」

*선음한다 이르로세: 음란한 짓을 잘한다고 이르는구나. 굴원의 「이소」에서 비롯한 표현으로 소인배가 군자를 모함함을 뜻함.

*염장: 소금으로 간을 한 음식. *솟국: 고기를 넣지 않고 끓인 국.

*낙모가절: 중국 진나라 때 인물인 맹가가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국화주에 취해 모자가 떨어진 것도 몰랐는데 함께 있던 사람이 이를 조롱하는 글을 써 보이니 그 글에 화답하는 멋진 글을 지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표현.

*굴원이 ~ 먹을꼬: 굴원의 「초사」에 ‘저녁에는 가을 국화 떨어진 꽃잎 주워서 먹네’라는 구절에서 비롯한 표현.

*포쇄: 젖거나 축축한 것을 바람에 쐬고 볕에 바램.

*백두음: 중국 한 무제 때 문인인 사마상여가 첩을 들이려 하자 그의 아내 탁문군이 원망의 마음을 담아 써 보낸 시로, 이 시를 읽은 사마상여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첩을 들이지 않았다고 함.

*장문부: 중국 한 무제의 비인 진 황후가 사마상여에게 황금을 주고 이 글을 짓게 해 황제의 총애를 회복했다고 함.

*일당우불에 ~ 여향하니: 한 방에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나타낸 표현임.

*앞에서 ~ 이러한가: 모함을 받아 변방에 좌천되었던 가태부를 효문제가 불러 밤새 가까이 마주 앉아 귀신에 대해 논했던 일을 말함.


네.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정철의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계승하려는 의도가 있어보입니다. '여성 화자의 목소리'로 님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것이 비슷한 면이 있는데요. 본문(수능특강 수록부분입니다)을 읽어보면 다른 점이 있죠?

 

중략 전까지는 양미인곡(사미인곡, 속미인곡)과 유사하게 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을 모함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중략 이후부터는 겨울부터 여름까지 해서 계절의 변화에 따른 유배지에서의 참담한 생활이 강조되는데요. 화자를 괴롭게 하는 유배지의 다양한 상황들이 사실적으로 자세히 서술됩니다. 이는 조선 후기 가사의 사실화, 서사화 경향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화자는 자신이 겪는 유배지에서의 고통을 설의법을 반복하여 강조하고 이러한 유사한 상황(고통스러운 상황)을 반복적으로 보여줘 자신이 겪는 고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부분부터는 어조가 조금 변하는데요. 이 전까지는 유배지에서의 고통을 말한다면(외부적 고통) 이 부분부터는 생각을 통해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이 본래 살던 집에 대해 집작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신의 비참한 처지에 대해 드러내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자신이 쓸모 있는 신하라는 점을 밝히는 데요. 그리고 나서 '우리 임 아니시면 누구를 다시 의지하겠냐'며 임금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며 더 나아가 자신이 임금에게 가치있는 신하임을 밝히려는 적극적 태도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임에 대해 생각하며 급(!) 자신의 과거 행동을 반성하고 그 동기를 밝히는데요. 이는 자신이 잘못이 있다는걸 인정하기보다는 다 님을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을 더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후 임의 은혜에 대해 말하면서도 자신과 동일시되는 '가을부채(가을이 된면 쓸모없어지는 물건)'을 통해 안타까운 현재의 정서를 말하며 임을 위해 옷(임에 대한 사랑을 상징)을 짓지만 누구를 위해서 단장할 것이냐며 슬퍼합니다.

 

이런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화자는 꿈 속에서 임을 만나는데요. 꿈 속에서 옥루 높은 곳에 밤마다 임을 모셔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닭 소리(장애물)'에 잠을 깨어버립니다. (이 부분은 속미인곡과 유사합니다) 잠에서 깬 화자는 생생한 꿈으로 인해 어느 날 이내 꿈을 진짜로 삼을 수 있을 것인가 안타까워하면서도 임금께서 고치기를 날마다 바라노라며 변함없는 충성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이렇게 속 사미인곡에서는 '유배 생활의 고통과 연군의 정서'를 드러내는데요. 제목이 '속사미인곡'이지만 전체적인 내용 면에서는 유배의 노정과 유배객의 생활 및 심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점이 차이가 있습니다.(실제 속사미인곡은 다른 유배 가사에 비해 유배 생활의 시련이 보다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 조선 후기 가사의 사실화, 서사화 경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이번 지문의 부분은 본사의 일부와 결사 부분인데요. 자신의 죄 없음과 억울함, 유배생활의 괴로움, 임을 향한 그리움, 임과 사랑을 회복하여 재회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여성화자의 목소리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제 해석본을 다시한번 보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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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모의고사에서는 고전시가로 고려가요인 만전춘별사와 김수장의 시조, 이정보의 사실시조가 출제되었습니다. 길이가 짧은 만큼 각각의 작품에서 요점을 잘 잡으면 쉽게 풀 수 있었는데요. 본문을 먼저 읽고 해석을 통해 모의고사에서 어떻게 출제되었는지를 봐보도록 합시다.


(가)

얼음 위에 댓잎 자리 보아 임과 나와 얼어 죽을망정

얼음 위에 댓잎 자리 보아 임과 나와 얼어 죽을망정

정 둔 오늘 밤 더디 새오시라 더디 새오시라

 

경경 고침상*에 어느 잠이 오리오

서창을 열어하니 도화가 발하도다

도화는 시름없어 소춘풍*하도다 소춘풍하도다

 

넋이라도 임과 한데 지내겠다고 여겼더니

넋이라도 임과 한데 지내겠다고 여겼더니

어기신 이가 뉘러시니잇가 뉘러시니잇가

 - 작자 미상, 만전춘별사

 

 

(나)

시름을 꺼내 들어 얽어 매고 둘러 묶어

푸른 강물에 풍덩 들입다 띄워 두면

자연히 이리저리 떠다니다 절로 삭으리라

 - 김수장

 

(다)

임으란 회양 금성 오리나무 되고 나는 삼사월 칡넝쿨이 되어

그 나무에 그 칡이 납거미 나비 감듯 이리로 칭칭 저리로 칭칭 외오 풀어 옳게 감아 얽어지고 틀어져 밑부터 끝까지 조금도 빈틈 없이 찬찬 굽이 나게 휘휘 감겨 주야장상 뒤틀어져 감겨 있어

동 섣달 바람 비 눈 서리를 아무리 맞은들 떨어질 줄 있으랴

 - 이정보


먼저 고려가요인 만전춘별사입니다. 전문이 출제되지는 않고 1~3연까지가 출제되었습니다.

1연에서 얼음위에 댓잎 자리를 펴서 얼어 죽을 망정이라는 가정을 2번 반복하는데요. 이는 마지막 정둔 오늘밤 더디 새오시라와 연관되어 아무리 좋지 않은 상황이어도 임과 함께 있는 것이 좋다는 것을 강조하며 3행에서 반복을 통해 오래도록 임과 함께 있고 싶어하는 마음을 강조합니다.

 

2연에서는 임의 생각에 잠 못이루는 외로운 화자의 모습이 드러냅니다.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근심어린 외로운 잠자리에 혼자 누워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창을 열어보니 꽃이 피어있는데(도화) 도화는 화자와 다르게 근심없게 봄을 희롱하며 봄바람에 웃고 있습니다. 아주 봄과 잘지내는 모습이 화자와 대비되어(객관적 상관물) 화자의 슬픔을 심화시키네요.

 

3연에서는 이별한 임에 대한 원망이 드러나는데요. 이 부분은 고려가요인 '정과정'과 유사해 당시에 유행하며 불리던 부분이 채록된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3연에서의 특이점이라면 임에 대한 원망의 정서가 드러난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수장의 시조에서는 '관념적 대상을 형상화'해서 화자의 바램을 드러내는데요. 관념적인 대상인 '시름'을 눈에 보이는 물체처럼 표현해서 시름을 잊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때 시름을 잊고자 하는 태도에서 포인트가 있는데요. 화자는 급하게 시름을 잊고자하는 것이 아니라 시름을 푸른 강물에 들입다 띄워두면 자연히 삭으리라고 자연스럽게 잊혀지길 바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생동감있게 형상화하기 위해 중장에서 색채어(푸른강물)와 음성상징어(풍덩)을 통해 감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정보의 사실시조입니다. 이종보의 사설시조에서는 님을 오리나무에 자신을 칡넝쿨에 비유하여 님과 함께 싶고 하는 마음을 드러내는데요. 초장에서 님과 나를 나무와 칡넝쿨에 비유한 후 중장에서 연쇄, 나열, 반복을 통해 칡넝쿨이 나무에 칭칭 감기는 모습을 형상화(이것도 사랑이라는 관념적 대상을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하고 종장에서 어떤 시련(바람 비 눈 서리)가 있더라고 떨어질 리가 있겠냐며 자신의 소망을 강조합니다.

 

그럼 이제 다시 한번 전문해석을 보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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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나희덕 시인의 '오 분간'입니다. 이 시는 제목 그대로 '오 분간'의 짧은 순간 동안에 화자가 생각한 바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화자가 오 분간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보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이 꽃그늘 아래서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기다리면서 서성거리면서

아니, 이미 다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아이를 기다리는 오 분간

아카시아꽃 하얗게 흩날리는

이 그늘 아래서

어느새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

버스가 저 모퉁이를 돌아서

내 앞에 멈추면

여섯 살배기가 뛰어내려 안기는 게 아니라

훤칠한 청년 하나 내게로 걸어올 것만 같다.

내가 늙은 만큼 그는 자라서

서로의 삶을 맞바꾼듯 마주 보겠지.

기다림 하나로도 깜박 지나가 버릴 생(生),

내가 늘 기다렸던 이 자리에

그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을 때쯤

너무 멀리 나가 버린 그의 썰물을 향해

떨어지는 꽃잎,

또는 지나치는 버스를 향해

무어라 중얼거리면서 내 기다림을 완성하겠지.

중얼거리는 동안 꽃잎은 한 무더기 또 진다.

아, 저기 버스가 온다.

나는 훌쩍 날아올라 꽃그늘을 벗어난다.

-나희덕, 「오 분간」


화자는 지금 꽃 그늘 아래에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생이 무언가를 기다리며 지나갈 것 같다는 생각에 잠겨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아이를 기다리는 오 분간 더 구체화되는데요. 어느새 화자는 꽃이지는 그늘 아래에서 자신은 노인이 되고 아이는 성장하여 청년이 될 것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을 때쯤이라며 어른이되고 또한 자신의 품을 떠날 것을 썰물로 표현하며 미래에 대한 상념에 잠깁니다. 그렇게 자신의 내면 속에 빠졌던 화자는 아이가 탄 버스가 오자(아, 저기 버스가 온다-시상의 전환) 상념에서 벗어나게 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이 시는 일상의 경험에서 느낀 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아이를 기다리는 동안의 상념'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상념을 유사한 문장 구조를 반복하여 인상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감상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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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천양희 시인의 '그 사람의 손을 보면'입니다. 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는 '그 사람의 손을 보고' 화자가 성찰한 내용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어떠한 성찰을 담고 있는지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천양희,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네 읽으면 바로 느껴지는 점은 이 시는 유사한 구조를 반복해서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연부터~4연까지 화자가 손을 보는 대상이 바뀌지만 그 들에 대한 생각은 늘 같은데요. '구두 닦는 사람', '창문 닦는 사람', '청소하는 사람',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며 화자는 일반적인 인식과 다른게 '검은 것', '비누 거품', '쓰레기',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사소하거나 보잘것 없는 대상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4연에서 처음으로 문장 구조가 반복되는 형식에서 벗어나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이라며 무언가를 닦는 것은 빛을 내는 행위라며 자신이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에 대한 예찬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5연에서 청소부도 성자처럼 거룩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보잘 것없는 일이라도 묵묵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찬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사소할 지라도 자신이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찬'을 보여주며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는데요.

이런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유사한 문장구조'를 반복하거나, '그 사람의 손을 보면'이라는 동일한 시구를 반복해서 의미를 강조하고 운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4연까지 대조를 통해 사소하거나 보잘것없는 일과 돋보이는 것들을 대조해서 대상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시를 감상하고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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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김기택 시인의 '나무'입니다. 제목이 '나무'이니만큼 시에서 나무가 중심소재가 되는데요. 과연 화자는 나무의 어떤 모습을 보는지에 대해 주목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대패로 깍아낸 자리마다 무늬가 보인다

희고 밝은 목질 사이를 지나가는

어둡고 딱딱한 나이테들

이 단단한 흔적들은 필시

겨울이 지나갔던 자리이리라

꽃과 잎으로 자유로이 드나들며 숨쉬던

모든 틈과 통로가

일제히 딱딱하게 오므리고

한겨울 추위를 막아내던 자리이리라

두꺼운 껍질도 끝내 견디지 못하고

거칠게 갈라졌던 자리이리라

뿌리가 빨아들인 맑은 자양들은

물관 속에서 호흡과 움직임을 멈추고

나무 밖의 거대한 힘에 귀기울였으리라

추위의 난폭한 힘은 기어코 껍질을 뚫고 들어가

수액 깊이 맵게 스며들었으리라

수액을 찾아 들어왔던 햇빛과 공기들은

그 자리에서 겨우내 얼었다가

독한 향기와 푸르고 진한 빛으로 익어갔으리라

해마다 얼마나 많은 잎과 꽃들이

이 무늬를 거쳐 봄에 이르렀을까

문틈인지도 직각의 모서리인지도 모르고

지느러미처럼 빠르고 날렵한 무늬들은

가구들 위를 흘러다니고 있다

 

- 김기택, 「나무」


네. 화자는 '나무'를 보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무로 만들어진 가구를 보며 생각하죠. 화자는 대패로 잘 다듬어진 가구 표면의 무늬(나이테)를 바라보며 고거에 나무가 겪었을 겨울에 대해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 추측 속에서 나무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수액을 얼려가며 버텨내며 다시 봄을 맞이하는데요. 화자는 이러한 나무들에 대해 경외감을 느끼면서 죽은 듯 보였던 가구의 무늬에서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역동적인 생명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 쓰인 소재들로

 

1. 나이테 : 나무의 나이를 다타내는 선이 아닌 혹독한 시련을 견뎌내며 몸에 새긴 고통과 인내의 흔적

2. 겨울, 추위, 난폭한 함 : 나무의 생명력을 위협하는 외부의 시련(봄과 대조)

3. 독한 향기와 푸르고 진한 빛 : 추위를 이겨내고 응축된, 한층 성숙해진 생명의 아름다움

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소재를 통해 이 시는 '시련을 견뎌내고 피어난 나무의 강인한 생명력과 경이로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추측형 어미의 반복한 강조(~으리라 했을까), 의인법을 통한 역동적 표현(난폭한 힘, 오므리고, 귀기울였으리라), 감각적 이미지의 활용(독한향기, 푸르고 진한 빛, 지느러미처럼)으로 이런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 번 학습하며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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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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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오탁번 시인의 '해피 버스데이'인데요. 시를 읽고 나면 시의 제목인 '해피 버스데이'의 뜻을 생각하면서 따뜻하게 웃을 수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의 대화양상에 주목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가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라고 있다

시간이 제멋대로인 버스가

한참 후에 왔다

-왔데이!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오늘은 월요일이라고 대꾸했다

-먼데이!

버스를 보고 뭐냐고 묻는 줄 알고

할머니가 친절하게 말했다

-버스데이!

오늘이 할머니의 생일이라고 생각한

서양 아저씨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해피 버스데이 투 유!

할머니와 아저씨를 태운

행복한 버스가

힘차게 떠났다

-오탁번, 「해피 버스데이」


시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시골 버스 정류장. 그 곳의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의 대화로 이 시는 진행됩니다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는 의사소통이 힘든 사이로 할머니는 사투리를 서양 아저씨는 영어를 사용하는데요. 의사소통이 힘든 두 사람이지만 할머니의 사투리를 영어로 오해한 서양 아저씨의 대꾸로 인해 대화는 진행됩니다. 근데 이게 또 기가 막히게 오해가 이루어져 서로 뜻은 통하지 않았지만 대화가 잘 진행됩니다. 이렇게 오해에서 비롯되었지만 대화가 진행되며 해학성을 보이며 이 해학성이 행복한 버스와 어우려저 밝고 따뜻한 행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이 시는 사투리와 영어의 동음이의어를 활용해서 의도와 다른 결과를 보이는 해학적인 면을 통해 '오해에서 비롯된 행복'을 보여줍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읽으며 다시 한번 시를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우리 사회도 이렇게 따뜻했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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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김영랑 시인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입니다. 이 시는 특히 음악성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데요. 무엇때문에 시를 읽을 때 부드러운 느낌이 들며 음악성이 느껴지는 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새악시 : 새색시

* 보드레한 : 부드러운 느낌이 있는.


읽으면 운율이 느껴지는 이 시는 섬세하게 갈고 닦은 시어를 사용해 운율감을 살리고 있는데요. '새색시'를 '새악시'로 바꾸어 보다 부드러운 어감을 만들고자 하였고, '부끄러움'을 '부끄럼'으로 바꾸어 운율감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또한 '푸른빛'을 '에메랄드'로 '부드러운'을 보드레한'으로 바꾸어 세련되면서도 말의 어감을 살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언어의 세련된 도착과 함께 3음보의 기본 율격의 반복, 유사한 문장구조의 반복, 울림소리(ㄴ, ㅁ, ㄹ)의 반복적 사용으로 운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 봄 하늘을 바라보고자 하는 순수한 소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 번 학습하며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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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는 정지용 시인의 '오월 소식'입니다. 이 시는 말 그대로 오월에 온 소식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요. 1927년 6월 「오월 소식」을 발표할 당시 시의 말미에 '1927.5.경도'라고 씌어 있었던 것을 통해 시인이 일본 경도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 쓴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 시인은 경도에서 유학하며 어떤 소식을 받고 어떤 정서를 전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오동나무꽃으로 불 밝힌 이곳 첫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

어린 나그네 꿈이 시시로 파랑새가 되어 오려니.

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

네가 남기고 간 기억만이 소곤소곤거리는구나.

모처럼 만에 날아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어

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가 남실거리나니.

……나는 갈매기 같은 종선*을 한창 치달리고 있다……

쾌활한 오월 넥타이가 내처 난데없는 순풍이 되어,

하늘과 딱 닿은 푸른 물결 우에 솟은,

외따른 섬 로맨틱을 찾아갈까나.

일본 말과 아라비아 글씨를 가르치러 간

쬐그만 이 페스탈로치야, 꾀꼬리 같은 선생님이야,

날마다 밤마다 섬 둘레가 근심스런 풍랑에 씹히는가 하노니,

은은히 밀려오는 듯 머얼리 우는 오르간 소리……

-정지용, 「오월 소식」

* 종선 : 큰 배에 딸린 작은 배.


이 시는 강화도 교원에 교원으로 발령 난 '너'를 생각하며 느끼는 감정을 다양한 이미지나 이국적 시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1연에서는 '오동나무꽃으로 불 밝힌 이곳 첫 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로 시작해 대상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며 '너'의 소식이 올 것을 파랑새가 되어 온다고 형상화하며 의인화 청각적 심상(기억이 소곤소곤거리는구나)라며 그리운 사람에 대한 기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2연에서는 편지를 읽으며 느끼는 화자의 정서를 '먼 황해가 남실거리나니'리라며 강화도에서 온 소식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며 정서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3연에서는 그런 바다에 갈매기 같은 종선을 치달린다며 대상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드러냅니다.

4연에서는 편지를 보낸 이를 찾아가고 싶은 화자의 마음을 비유적 표현과 외래어의 사용으로 모더니즘한 감성을 통해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5연에서는 그리운 '너'를 페스탈로치야, 꾀꼬리같은 선생님라고 지칭하며 '너'에 대한 염려와 그리움을 나타내며 시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외래어나 외국어의 사용, 감각적 이미지의 사용, 비유적 표현 등을 통해 '편지를 보낸 그리운 이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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