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시는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1'입니다. 이 시는 '섬진강'을 바라보며 이를 통해 시인이 느끼는 민중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시인이 섬진강을 통해 민중들을 어떻게 표현하는 지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 가도 퍼 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 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 준다
흐르다 흐르다 목메이면
영산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뼈 으스러지게 그리워 얼싸안고
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섬진강 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
일어서서 껄껄 웃으며
무등산을 보며 그렇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노을 띤 무등산이 그렇다고 훤한 이마 끄덕이는
고갯짓을 바라보며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 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
-김용택, 「섬진강1」
시는 처음에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섬진강은 '가문' 상태인데요. 이는 현실이 어려운 상황임을 나타냅니다. 가문 성진당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진강은 퍼 가도 퍼 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는 그런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이 실핏줄은 민중 개개인의 삶을 나타내는 것으로 화자는 섬진강을 통해 민중들의 삶을 나태내고 있습니다.
이어 저무는 강변에서 토끼풀꽃, 자운영꽃,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 등을 통해 소외되어 있지만 건강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민중의 모습을 생각나게하며 섬진강이 어둠둠(부정적 상황)을 끌어다 죽이며 고달픈 삶을 산 그을린 이마 환하게 꽃등을 달아주는 모습을 묘사하며 섬진강 강변의 모습이 묘사됩니다. 이는 민중과 함께하는 모습, 민중의 삶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후부터는 섬진강과 함께 하는 그런 대상들이 제시됩니다. '흐르다흐르다 목메이면' 섬진강은 홀로가 아닌 연상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얼싸 않으며 지리산의 뭉툭한(굵은 사물의 끝이 아주 짧고 무디다) 허리를 감고 돌아가며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해서 마를 강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지리산이 섬진강에 얼굴을 씻고 일어나 무등산을 바라보며 말을 걸고 무등산이 이마 끄덕이는 모습을 통해 섬진강과 함께하는 대상들간의 연대(민중들의 연대)를 의인화하여 보여주면서 민중들의 긍정적이고 호방한 삶에 대해 애정어린 눈빛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다시한번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 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이라며 강조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이 시는 섬진강의 모습을 통해 '민중의 건강한 삶과 연대, 밝고 강인한 생명력'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강조하기 위해
1. 섬진강부터 다양한 자연물(영산강, 지리산, 무등산)을 의인화하여 보편하고 있으며
2. 의인화된 긍정적인 대상과 부정적인 대상(몇 놈, 후레자식)의 대조를 통해 민중들의 생명력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3. 쌀밥 같은 토끼풀 꽃 / 숯불 같은 자운영 꽃의 색채대비를 통해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를 강조하며
4. ~따라가며 보라 의 반복을 통해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고 운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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