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시는 나희덕 시인의 '겨울산에 가면'입니다. 시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화자는 겨울산에 가서 어떤 행동을 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펼쳐내는데요. 화자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무엇에 대해 생각하는지 살펴보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겨울산에 가면
밑둥만 남은 채 눈을 맞는 나무들이 있다
쌓인 눈을 손으로 헤쳐내면
드러난 나이테가 나를 보고 있다
들여다볼수록
비범하게 생긴 넓은 이마와
도타운 귀, 그 위로 오르는 외길이 보인다
그새 쌓인 눈을 다시 쓸어내리면
거무스레 습기에 지친 손등이 있고
신열에 들뜬 입술 위로
물처럼 맑아진 눈물이 흐른다
잘릴 때 쏟은 톱밥가루는 지금도
마른 껍질 속에 흩어져
해산한 여인의 땀으로 맺혀 빛나고,
그 옆으로는 아직 나이테도 생기지 않은
꺾으면 문드러질 만큼 어린것들이
뿌리박힌 곳에서 자라고 있다
도끼로 찍히고
베이고 눈 속에 묻히더라도
고요히 남아서 기다리고 계신 어머니,
눈을 맞으며 산에 들면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바라보는
나이테가 있다.
-나희덕, 「겨울 산에 가면」
화자는 겨울 산에 갑니다. 그 곳에서 밑둥만 남은 채 눈을 맞는 나무들을 발견하는데요. 잘려 밑둥만 남은 채로 눈을 맞는 나무들은 시련을 겪는 존재들로 화자는 그 나무에 쌓은 눈을 손으로 헤쳐냅니다. 그러자 나이테가 드러나는데요. 화자는 나이테가 자신을 보고있다며 의인화시켜 대상의 외양묘사를 합니다. 화자가 들여다본 나이테는 '비범하게 생긴 넓은 이마, 도타운 귀, 그 위로 오르는 외길'로 대상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눈을 쓸어 내릴 때 나이테에 대한 인식은 심화되는데요. '거무스레 습기에 지친 손등, 신열에 들뜬 입술 위로 물처럼 맑아진 눈물이 흐른다'며 힘겹게 살아온 삶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어 잘릴 때 솓은 톱밥가루를 해산한 여인의 땀과 연결시켜 그 톱밥가루 옆에서 이작 나이테로 생기지 않은 꺾으면 문드러질 만큼 어린것들(어린 나무들)이 자란다는 것을 통해 이런 힘겨운 삶을 아이를 낳고 기르는 어머니의 고통과 헌신과 연결시킵니다.
그 후 도끼로 도끼로 찍히고 베이고 눈 속에 묻히더라도 고요히 남아서 기다리고 계신 어머니라며 어머니의 희생적이고 변함없는 사랑을 떠올립니다.
마지막으로 눈을 맞으며 산에 들면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바라보는 나이테가 있다며 한결같은 어머니의 사랑을 자신을 바라보는 나이테의 시선에서 느끼며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나무의 나이테를 의인화하여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드러내며 '나무테를 보며 떠올린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학습하며 마무리하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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