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이번에 다룰 시는 최두석 시인의 '담양장'입니다. '담양장'은 담양에서 열리는 시장을 말하는데요. 이러한 '시장'을 소재로 화자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는지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죽장의 김삿갓은 죽고

참빗으로 이 잡던 시절도 가고

대바구니 전성 시절에

 

새벽 서리 밟으며 어머니는 바구니 한 줄 이고 장에 가시고 고구마로 점심 때운 뒤 기다리는 오후, 너무 심심해 아홉살 내가 두 살 터울 동생 손 잡고 신작로를 따라 마중갔었다. 이십 리가 짱짱한 길, 버스는 하루에 두어 번 다녔지만 꼬박꼬박 걸어오셨으므로 가다보면 도중에 만나겠지 생각하며 낯선 아줌마에게 길도 물어가면서 하염없이……그런데 이 고개만 넘으면 읍이라는 곳에서 해가 덜렁 졌다. 배는 고프고 으스스 무서워져 한참 망설이다가 되짚어 돌아오는 길은 한없이 멀고 캄캄 어둠에 동생은 울고 기진맥진 한밤중에서 호롱 들고 찾아나선 어머니를 만났다. − 어머니는 그날 따라 버스로 오시고

아, 요즘도 장날이면

 

허리굽은 어머니

플라스틱에 밀려 시세도 없는 대바구니 옆에 쭈그려 앉아

멀거니 팔리기를 기다리는

담양장.

 

-최두석, 「담양장」


시는 먼 과거로 시작됩니다. 죽장의 김삿갓에서 참빗으로 이 잡던 시절 그리고 이제 대바구니 전성 시절이 되는데요. 이 대바구니 전성 시절은 1950~60년대로 2연을 보면 화자의 어머니가 대바구니를 담양장에서 팔던 시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연은 특이하게 산문의 형태로 전개되는데요. 하루동안 화자의 생활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제시됩니다. 새벽 일찍 시장에 간 어머니 화자는 고구마로 점심을 때우는데요(가난한 삶의 모습을 제시) 그 후 너무 심심해 두 살 터울의 동생 손 잡고 신작로를 따라 어머니를 마중나갑니다. 버스가 하루에 두어번 다니긴 하지만 어머니는 꼬박꼬박 걸어오셨으므로(가난한 삶의 모습과 함께 근면하고 절약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제시됩니다) 가다보면 만나겠지 생각하며 화자는 길을 갑니다. 중간에 낯선 아줌마에게 길도 물어가면서 말이죠. 그런데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고 고개만 넘으면 읍이라는 곳에서 해가 져버립니다. 배는 고프고 무서워진 화자는 한참을 망설이다가(갈등하다) 되짚어 집으로 돌아오는 데요. 돌아오는 길이 한없이 멀고 캄캄해서 동생이 울고 화자는 기진맥진해 있다가 한밤중에서야 호롱을 들고 찾아나선 어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어머니는 평소와 달리 그 날 따라 버스를 타고 오신 것이죠.

 

3연에선 현재로 돌아는데요. 허리 굽은 어머니로 어머니를 표현하는 것에서 시간이 많이 흘렀으며 플라스틱에 밀려 시세도 없다는 것으로 봐서 시대적 상황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멀거니 팔리기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변하지 않는 어머니의 삶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이 시는 서사적 구조를 가지고 '가난했던 어린시절 어머니의 삶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며 운문 사이에 산문 형식을 삽입하고 부사를 사용하여 상황을 부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내용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728x90
반응형

이번에 다룰 시는 나희덕 시인의 '겨울산에 가면'입니다. 시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화자는 겨울산에 가서 어떤 행동을 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펼쳐내는데요. 화자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무엇에 대해 생각하는지 살펴보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겨울산에 가면

밑둥만 남은 채 눈을 맞는 나무들이 있다

쌓인 눈을 손으로 헤쳐내면

드러난 나이테가 나를 보고 있다

들여다볼수록

비범하게 생긴 넓은 이마와

도타운 귀, 그 위로 오르는 외길이 보인다

그새 쌓인 눈을 다시 쓸어내리면

거무스레 습기에 지친 손등이 있고

신열에 들뜬 입술 위로

물처럼 맑아진 눈물이 흐른다

잘릴 때 쏟은 톱밥가루는 지금도

마른 껍질 속에 흩어져

해산한 여인의 땀으로 맺혀 빛나고,

그 옆으로는 아직 나이테도 생기지 않은

꺾으면 문드러질 만큼 어린것들이

뿌리박힌 곳에서 자라고 있다

도끼로 찍히고

베이고 눈 속에 묻히더라도

고요히 남아서 기다리고 계신 어머니,

눈을 맞으며 산에 들면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바라보는

나이테가 있다.

-나희덕, 「겨울 산에 가면」


화자는 겨울 산에 갑니다. 그 곳에서 밑둥만 남은 채 눈을 맞는 나무들을 발견하는데요. 잘려 밑둥만 남은 채로 눈을 맞는 나무들은 시련을 겪는 존재들로 화자는 그 나무에 쌓은 눈을 손으로 헤쳐냅니다. 그러자 나이테가 드러나는데요. 화자는 나이테가 자신을 보고있다며 의인화시켜 대상의 외양묘사를 합니다. 화자가 들여다본 나이테는 '비범하게 생긴 넓은 이마, 도타운 귀, 그 위로 오르는 외길'로 대상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눈을 쓸어 내릴 때 나이테에 대한 인식은 심화되는데요. '거무스레 습기에 지친 손등, 신열에 들뜬 입술 위로 물처럼 맑아진 눈물이 흐른다'며 힘겹게 살아온 삶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어 잘릴 때 솓은 톱밥가루를 해산한 여인의 땀과 연결시켜 그 톱밥가루 옆에서 이작 나이테로 생기지 않은 꺾으면 문드러질 만큼 어린것들(어린 나무들)이 자란다는 것을 통해 이런 힘겨운 삶을 아이를 낳고 기르는 어머니의 고통과 헌신과 연결시킵니다.

그 후 도끼로 도끼로 찍히고 베이고 눈 속에 묻히더라도 고요히 남아서 기다리고 계신 어머니라며 어머니의 희생적이고 변함없는 사랑을 떠올립니다.

마지막으로 눈을 맞으며 산에 들면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바라보는 나이테가 있다며 한결같은 어머니의 사랑을 자신을 바라보는 나이테의 시선에서 느끼며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나무의 나이테를 의인화하여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드러내며 '나무테를 보며 떠올린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학습하며 마무리하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728x90
반응형

 

이번에 다룰 시는 정현종 시인의 '초록 기쁨 - 봄숲에서'입니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점은 화자가 느끼는 감정은 기쁨이며 화자가 있는 장소는 '봄숲'입니다. 봄숲에서 느끼는 기쁨을 화자가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해는 출렁거리는 빛으로

내려오며

제 빛에 겨워 흘러 넘친다

모든 초록, 모든 꽃들의

왕관이 되어

자기의 왕관인 초록과 꽃들에게

웃는다, 비유의 아버지답게

초록의 샘답게

하늘의 푸른 넓이를 다해 웃는다

하늘 전체가 그냥

기쁨이며 신전이다

 

해여, 푸른 하늘이여,

그 빛에, 그 공기에

취해 찰랑대는 자기의 즙에 겨운,

공중에 뜬 물인

나뭇가지들의 초록 기쁨이여

 

흙은 그리고 깊은 데서

큰 향기로운 눈동자를 굴리며

넌지시 주고 받으며

싱글거린다

 

오 이 향기

싱글거리는 흙의 향기

내 코에 댄 깔대기와도 같은

하늘의, 향기

나무들의 향기!

 

-정현종, 「초록 기쁨 - 봄숲에서」


시는 해가 눈부시게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이 시는 다양한 비유법과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대상을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나타내고 있는데요. 1연에서는 나무, 꽃, 하늘에 눈부시게 비치는 해의 모습을 출렁이는 빛, 왕관, 웃는다 등의 시각적 이미지와 비유법, 의인법의 다양한 표현법을 통해 나타내고 있습니다.

 

2연에서는 해와 푸른 하늘을 영탄적 어조로 부르며 해, 하늘, 신록의 나무들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연에서는 향기라는 후각적 심상을 통해 흙의 향기를 나타내는 데요. 흙이 향기로운 눈동자를 굴린다는 공감각적 심상(시각의 후각화) 및 의인법을 통해 이를 감각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4연에서 감탄사를 통해 영탄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향기를 반복하며 흙과, 하늘, 나무들의 향기에 대해 강조하며 시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초록이 넘치는 봄숲에서느끼는 기쁨'에 대해 노래하고 있는데요. 이를 영탄적 오조와 현재형 종결 어미를 사용한 생동감있는 표현으로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728x90
반응형

 

이번에 배울 시는 김용호 시인의 '고향으로 간다'입니다. 시를 읽을 때 고향은 현재 어떤 상황인지 화자는 왜 고향으로 가려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설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어느 간절한 사람도 없는 곳

고향으로 간다

 

머나 먼 날 저버린

고향으로 내가 간다

 

낡은 옷 홀홀이 벗어 버리고

생미역냄새 하암북 마시며 고향으로 간다

 

잃어버려, 끝내 잃어버려

없는 고향이라 포개둔 그리움이 한결 짙어

눈감아도 뛰놀던 예옛 어린 시절

좁은 골목 골목들이 서언하게 다가 오구나

 

세월이 흘러

내 또한 흘러

맴도는 지점에서 소용돌이가 되는 황혼무렵

 

통곡은 이미 사치스러운 것

무딘 신경에

새론 출발의 기적을 울리며

고향으로 간다

 

없는 고향이라 사뭇 그리워

그 그리움을 캐러 고향으로 내가 간다

 

- 김용호, 「고향으로 간다」


먼저 현재 고향은 어떤 상황인지를 보면 '어느 간절한 사람도 없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머나 먼 날 저버린' 고향이기에 떠나온지 오래된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렇기 떄문에 고향은 이전의 모습을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그런 고향이지만 화자는 시에서

 

'고향으로 간다'를 반복하고 이를 변주하며 '고향으로 내가 간다'고 자신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에서 이렇게 화자가 어떤 곳으로 가려할 때는 현실이 부정적인 상황인 경우가 많은데요. 이 시에서 현실이 부정적이라고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진 않지만 '낡은 옷 홀홀히(가볍게) 벗어버리고', '통곡은 이미 사치스러운 것', '무딘 신경에 새론 출발의 기적' 등의 시구를 볼 때 화자는 고향을 떠나와서 상당히 고생했으며(낡은 옷) 감정적으로도 힘든 상황을 많이 겪었던 것 같습니다.(통곡은 이미 사치스러운 것, 무딘 신경)

 

이런 상황에서 화자는 고향으로 간다고 하며 예전 고향의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리며 그리움을 느낍니다. 없는 고향이라 정말 사무치게 그리워서 화자는 그 그리움을 캐러 고향으로 간다고 하며 시를 마무리하는데요. 이는 예전에 대한 향수를 느끼며 그리운 곳으로 돌아가려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화자의 목적은 예전으의 그리움을 캐러 가는 것) 다만 '없는 고향이라 사뭇 그리워'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움을 캐러 고향으로 가지만 없는 고향이기에 그리움을 캐지 못할 수 있다는 그런 안타까움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이 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귀향에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이를 반복을 통한 의미강조, 현재형 어미를 통한 시적 상황의 제시, 부사어를 이용한 감정의 강조, 시적 허용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보며 한번 더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728x90
반응형

 

이번에 다룰 작품은 나희덕 시인의 '그 골목 잃어버리고'입니다. 시는 '그들이 떠났다'로 시작하는데요. 그들이 떠난 후의 변화된 풍경과 화자의 심정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 봅시다. 참고로 이 시는 2025년 5월 모의고사에 출제되었는데요. <보기>에는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화자는 자신이 삶에서 의미를 부여했던 존재를 잃어버리는데, 그들이 머물렀던 공간이 달라진 상황을 계기로 과거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자신이 지녀야 할 삶의 태도를 고민한다"이를 참고해서도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봅시다.


그들은 떠났다

무너져내린 판잣집들, 흩어진 유리 조각,

검은 재를 밟으며 돌아오는 나에게

참새 한 마리

그들이 떠났다는 전언을 전하려는 듯

전선 위에 남아 있다가 이내 날아간다

저 새

제 날개의 가벼움으로 날아가듯이

나 이제 어떤 가벼움으로 살아야 하나

고향처럼 지나던 그 골목 잃어버리고

참 너머 백열등 불빛에 젖어 보던 저녁도 잃어버리고

재와 흙이 섞여가는 길 위에서

어떤 황혼에 물들며 서 있어야 하나

새 아파트에 살면서 그들의

때 묻은 벽지를 정겹다 말했던 나는

침대에 몸을 눕히고 살면서 그들의

낮은 잠자리 기웃거리던 나는

잃어버렸다, 그들을, 또한

누군가의 가난을 필요로 했던 반성과

누군가의 비참을 필요로 했던 그리움을

아,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던 애틋함을

그들은 떠났다

닭의 울음소리를 데불고,

푸른 이불과도 같이 누추한 지붕을 가려주던

호박 덩굴마저 거두어내리고 총총히 사라졌다

내 마음의 덩굴손이여

너는 또 어떤 누추함에 뿌리를 내리려느냐

누구의 가난을 또 푸르게 덮으려느냐

허공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굴광성*의 영혼이여

 

-나희덕, 「그 골목 잃어버리고」

 

* 굴광성 : 식물체가 빛의 자극을 받아 나타내는 굴성. 잎과 줄기는 빛의 방향으로 뿌리는 그 반대 방향으로 구부러짐.


그들이 떠난 후의 그 골목이 달라진 모습이 시의 처음에 드러납니다. "무너져내린 판잣집들, 흩어진 유리조각, 검은 재'등으로 볼 때 그들은 판잣집에서 살았지만 그들이 떠난 후 그 판자집이 있던 골목은 철거되어 어지러운 공간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 공간을 다녀오는 나는 새를 보는 데요. 가볍게 날아가는 새들을 보며 자신은 어떤 가벼움으로 살아야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에서 유추할 수 있는 점은 그 골목에서 그들이 있을 때 화자는 '가벼움'을 느꼈다는 점이죠.

 

그 가벼움에 대해 이후 좀 더 구체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말들이 나옵니다.

'고향처럼 지나던 그 골목', '창 너머 백열등 불빛에 젖어 보던 저녁'도 잃어버려서 어떤 황혼에 물들어 서 있어야 하나라고 삶에 대해 고민하는 화자는 과거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서술합니다.

 

새 아파트에 살면서 그들의 때 묻은 벽지를 정겹다 말했고, 침대에 몸을 눞히고 살면서도 그들의 낮은 잠자리를 기웃거렸다고 말이죠. 이 말을 보면 화자는 판자촌에 살던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며 가벼움을 느꼈고(보람으로 마음이 가벼워진 느낌이랄까요?) 이들이 떠나가자 이런 보람을 줄 존재가 사라져버려서 고민하는 것이죠.

 

이렇게 고민하는 이유도 이후 제시됩니다. 화자는 자신의 행동을 '누군가의 가난을 필요로했던 반성', '누군가의 비참을 필요로 했던 그리움',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던 애틋함'이라고 성찰하는데요 자신의 선행을 위해 다른 누군가의 가난과 비참을 필요로했던 것은 아닌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성찰합니다.

 

그리고 다시 '그들은 떠났다'며 그들이 떠난 상황이 강조되며 '내 마음의 덩굴손이여 너는 또 어떤 누추함에 뿌리를 내리려나냐 누구의 가난을 또 푸르게 덮으려느냐'며 자신이 한 행동이 맞는 것인지를 고민하며 '허공에서 머물거리고 있는 굴광성의 영혼'이라며 삶의 태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그들이 떠난 후 과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성찰과 삶의 태도에 대한 고민'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시를 읽고 학습을 마무리하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728x90
반응형

 

이번에 다룰 작품은 김광균 시인의 '성호부근'입니다. 시의 제목인 '성호부근'에서 시적화자가 어떤 상황이며 어떤 정서를 지니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1

양철로 만든 달이 하나 수면 위에 떨어지고

부숴지는 얼음 소리가

날카로운 호적같이 옷소매에 스며든다.

 

해맑은 밤바람이 이마에 서리는

여울가 모래밭에 홀로 거닐면

노을에 빛나는 은모래같이

호수는 한포기 화려한 꽃밭이 되고

 

여윈 추억의 가지가지엔

조각난 빙설(氷雪)이 눈부신 빛을 하다.

 

2

낡은 고향의 허리띠같이

강물은 길−게 얼어붙고

 

차창에 서리는 황혼 저 멀−리

노을은

나 어린 향수(鄕愁)처럼 희미한 날개를 펴고 있었다.

 

3

앙상한 잡목림 사이로

한낮이 겨운 하늘이 투명한 기폭(旗幅)을 떨어뜨리고

 

푸른 옷을 입은 송아지가 한마리

조그만 그림자를 바람에 나부끼며

서글픈 얼굴을 하고 논둑 위에 서 있다.

 

-김광균, 「성호부근」


시는 1, 2, 3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먼저 1에서 화자는 2연의 '여울가 모래밭'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호숫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화자는 양철로 마든 달이 하나 수면 위에 떨어지고 부숴지는 얼음 소리가 날카로운 호적같이 옷소매에 스며든다며 비유를 통해 차가운 겨울 호수의 모습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어 호수를 노을에 빛나는 은모래, 화려한 꽃밭으로 직유와 은유를 통해 묘사하지만 화자는 이런 호수를 홀로 거니는 고독한 상황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혼자 거닐다 화자는 '여윈 추억의 가지가지엔 조각난 빙설이 눈부신 빛을 한다'며 추억이 흩어진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추억 속에 어떤 영상을 떠올립니다.

 

이는 2로 이어지는 데요. 5연에서 '차창'이 언급되는 걸로 봐서 화자는 차 안에 있으며 그 곳에서 화자는 강물을 보고 있습니다. 길-게 얼어붙은 강물을 낡은 고향의 허리띠로 비유하며 화자는 강물을 보면서 고향을 떠올리고 혼혼 무렵의 차창 밖 풍경을 보며 '나 어린 향수처럼 희미한 날개를 펴고 있었다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희미해진 그만큼 먼 기억속의 고향이 되버린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3에서 화자는 6연의 '앙상한 잡목림'에서 알 수 있듯 잠목림 사이로 이동해서 오후의 하늘을 보는 데요. 오후 늦게 서쪽으로 지는 햇살을 투명한 기폭이라고 묘사 한 후 논둑 위에 서 있는 송아지를 서글픈 얼굴이라며 감정이입을 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마지막에 화자가 서글픈 감정을 지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달빛에 비친 겨울 호수 부경의 풍경과 고향에 대한 애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 직유, 은유, 의인법 등의 비유법, 공간의 이동을 통한 시상전개를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728x90
반응형

 

이번에 다룰 시는 복효근 시인의 '틈, 사이'입니다. 이 시는 '틈, 사이'에 대한 시인의 역설적 인식을 통해 시상을 전개하는데요. 화자가 '틈, 사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이를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으로 어떻게 확대하는지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설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잘 빚어진 찻잔을 들여다본다

수없이 실금이 가 있다

마르면서 굳어지면서 스스로 제 살을 조금씩 벌려

그 사이에 뜨거운 불김을 불어 넣었으리라

얽히고설킨 그 틈 사이에 바람이 드나들고

비로소 찻잔은 그 숨결로 살아 있어

그 틈, 사이들이 실뿌리처럼 찻잔의 형상을 붙잡고 있는 게다

틈 사이가 고울수록 깨어져도 찻잔은 날을 세우지 않는다

미리 제 몸에 새겨놓은 돌아갈 길,

그 보이지 않는 작은 틈, 사이가

찻물을 새지 않게 한단다

잘 지어진 콘크리트 건물 벽도

양생되면서 제 몸에 수없는 실핏줄을 긋는다

그 미세한 틈, 사이가

차가운 눈바람과 비를 막아준다고 한다

진동과 충격을 견디는 힘이 거기서 나온단다

끊임없이 서로의 중심에 다가서지만

벌어진 틈, 사이 때문에 가슴 태우던 그대와 나

그 틈, 사이까지가 하나였음을 알겠구나

하나 되어 깊어진다는 것은

수많은 실금의 틈, 사이를 허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네 노여움의 불길과 내 슬픔의 눈물이 스며들 수 있게

서로의 속살에 실뿌리 깊숙이 내리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복효근, 「틈,사이」


시는 찻잔에 대한 관찰로 시작합니다. 화자는 찻잔을 들여다보며 차잣에난 실금에 대해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금이간다고 하면 틈이 벌어지고 사이 간격이 생긴 것으로 보고 부정적으로 인식하기 나름이지만 화자는 다른 인식을 합니다. '마르면서 굳어지면서 스스로 제 살을 조금씩 벌려 그 사이에 뜨거운 불김을 불어 넣었으리라'고 말이죠. 그러면서 얽히고 설킨 그 틈 사이에 바람이 드나들고 비로소 찻잔은 그 숨결로 살아있어' 찻잔이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 거듭나며 그 틈사이들이 실뿌리처럼 찻잔의 형상을 붙잡고 있어 찻잔의 형상을 완전하게 한다고 말이죠. 그리고 틈 사이가 만들어내는 온전한 찻잔에 대해 말하비다.

 

이 후 관찰의 대상이 변하는 데요. 찻잔에서 콘크리트 건물 벽으로 관찰의 대상이 옮겨지면서 콘크리트 건물 벽의 틈 사이에 대해 생각하며 그 틈, 사이가 충격을 견디게 해준다고 여기서도 역설적 인식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관찰의 대상이 변하는데요. 이번에는 '그대와 나'로 사물에서 인간관계로 인식이 확장됩니다. 끊임없이 서로의 중심에 다가서지만 벌어진 틈, 사이 때문에 가슴 태우던 그대와 나에서 '가슴 태우던'에서 알 수 있는 점은 예전에는 틈, 사이를 부정적으로 여겼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예전의 인식을 새로운 인식에 의해 '그 틈, 사이까지가 하나였음을 알게 되며'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고 화자는 틈을 지닌 하나가 깊이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낸다며 수많은 실금의 틈, 사이를 허용하고 네 노여움의 불길과 내 슬픔의 눈물이 스며들 수 있게 실뿌리 깊숙히 내리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하며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스스로를 굳건하게 만들고 관계에 깊이를 두는 틈, 사이의 효과'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학습하고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728x90
반응형

 

이번에 배울 시는 이수익 시인의 '방울소리'입니다. '방울소리'라는 제목에서 보 듯 이 시는 방울소리를 소재로 시가 전개되는데요. 방울소리의 역활과 화자가 방울소리를 통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주목하여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청계천 7가 골동품 가게에서

나는 어느 황소 목에 걸렸던 방울을

하나 샀다.

 

그 영롱한 소리의 방울을 딸랑거리던

소는 이미 이승의 짐승이 아니지만,

나는 소를 몰고 여름 해 질 녘 하산하던

그날의 소년이 되어, 배고픈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마을로 터덜터덜 걸어 내려왔다.

 

장사치들의 흥정이 떠들썩한 문명의

골목에선 지금, 삼륜차가 울려대는 경적이

저자 바닥에 따가운데

내가 몰고 가는 소의 딸랑이는 방울소리는

돌담 너머 옥분이네 안방에

들릴까 말까,

사립문 밖에 나와 날 기다리며 섰을

누나의 귀에는 들릴까 말까.

 

- 이수익, 「방울소리」


화자는 '청계천 7가 골동품 가게에서 어느 황소 목에 걸렸던 방울을 사는 것'으로 시가 시작됩니다. 이 황소 목에 걸렸던 방울은 화자의 유년시절과 소의 목에 걸었던 방울과 유사한 사물로 화자에게 어린 시절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소재로 작용합니다.

 

방울을 매고 소리를 내던 소는 이미 이승의 짐승이 아닐정도로 시간이 흘렀지만 그 방울소리를 생각하며 화자는 과거를 회상하게 됩니다. 소를 몰고 여름 해 질 녘 하산하던 그날, 배고픈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마을로 걸어내려왔던 옛 기억을 회상하는 화자.

 

화자가 있는 현시른 장사치들의 흥정이 떠들썩한 문명의 골목, 삼륜차가 울려대는 경적이 저자 바닥에 따가운 시끄러운 일상이지만 화자의 회상 속 고향은 시끄러운 현실과 대조적으로 소 방울 소리가 들리는 고즈녁한 모습입니다. 이러한 고향을 떠올리면서도 화자는 방울소리가 옥분이네 안방에, 누나의 귀에 들릴까 말까라고 생각하며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고향과 고향 마을 사람들과 교감하고자 하는 자신의 기대가 실현되지 않을 수 있음을 어느정도 인식하고 있음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유년 시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 번 학습해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