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배울 시는 김용호 시인의 '고향으로 간다'입니다. 시를 읽을 때 고향은 현재 어떤 상황인지 화자는 왜 고향으로 가려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설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어느 간절한 사람도 없는 곳
고향으로 간다
머나 먼 날 저버린
고향으로 내가 간다
낡은 옷 홀홀이 벗어 버리고
생미역냄새 하암북 마시며 고향으로 간다
잃어버려, 끝내 잃어버려
없는 고향이라 포개둔 그리움이 한결 짙어
눈감아도 뛰놀던 예옛 어린 시절
좁은 골목 골목들이 서언하게 다가 오구나
세월이 흘러
내 또한 흘러
맴도는 지점에서 소용돌이가 되는 황혼무렵
통곡은 이미 사치스러운 것
무딘 신경에
새론 출발의 기적을 울리며
고향으로 간다
없는 고향이라 사뭇 그리워
그 그리움을 캐러 고향으로 내가 간다
- 김용호, 「고향으로 간다」
먼저 현재 고향은 어떤 상황인지를 보면 '어느 간절한 사람도 없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머나 먼 날 저버린' 고향이기에 떠나온지 오래된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렇기 떄문에 고향은 이전의 모습을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그런 고향이지만 화자는 시에서
'고향으로 간다'를 반복하고 이를 변주하며 '고향으로 내가 간다'고 자신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에서 이렇게 화자가 어떤 곳으로 가려할 때는 현실이 부정적인 상황인 경우가 많은데요. 이 시에서 현실이 부정적이라고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진 않지만 '낡은 옷 홀홀히(가볍게) 벗어버리고', '통곡은 이미 사치스러운 것', '무딘 신경에 새론 출발의 기적' 등의 시구를 볼 때 화자는 고향을 떠나와서 상당히 고생했으며(낡은 옷) 감정적으로도 힘든 상황을 많이 겪었던 것 같습니다.(통곡은 이미 사치스러운 것, 무딘 신경)
이런 상황에서 화자는 고향으로 간다고 하며 예전 고향의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리며 그리움을 느낍니다. 없는 고향이라 정말 사무치게 그리워서 화자는 그 그리움을 캐러 고향으로 간다고 하며 시를 마무리하는데요. 이는 예전에 대한 향수를 느끼며 그리운 곳으로 돌아가려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화자의 목적은 예전으의 그리움을 캐러 가는 것) 다만 '없는 고향이라 사뭇 그리워'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움을 캐러 고향으로 가지만 없는 고향이기에 그리움을 캐지 못할 수 있다는 그런 안타까움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이 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귀향에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이를 반복을 통한 의미강조, 현재형 어미를 통한 시적 상황의 제시, 부사어를 이용한 감정의 강조, 시적 허용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보며 한번 더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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