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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김광균 시인의 '성호부근'입니다. 시의 제목인 '성호부근'에서 시적화자가 어떤 상황이며 어떤 정서를 지니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1

양철로 만든 달이 하나 수면 위에 떨어지고

부숴지는 얼음 소리가

날카로운 호적같이 옷소매에 스며든다.

 

해맑은 밤바람이 이마에 서리는

여울가 모래밭에 홀로 거닐면

노을에 빛나는 은모래같이

호수는 한포기 화려한 꽃밭이 되고

 

여윈 추억의 가지가지엔

조각난 빙설(氷雪)이 눈부신 빛을 하다.

 

2

낡은 고향의 허리띠같이

강물은 길−게 얼어붙고

 

차창에 서리는 황혼 저 멀−리

노을은

나 어린 향수(鄕愁)처럼 희미한 날개를 펴고 있었다.

 

3

앙상한 잡목림 사이로

한낮이 겨운 하늘이 투명한 기폭(旗幅)을 떨어뜨리고

 

푸른 옷을 입은 송아지가 한마리

조그만 그림자를 바람에 나부끼며

서글픈 얼굴을 하고 논둑 위에 서 있다.

 

-김광균, 「성호부근」


시는 1, 2, 3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먼저 1에서 화자는 2연의 '여울가 모래밭'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호숫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화자는 양철로 마든 달이 하나 수면 위에 떨어지고 부숴지는 얼음 소리가 날카로운 호적같이 옷소매에 스며든다며 비유를 통해 차가운 겨울 호수의 모습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어 호수를 노을에 빛나는 은모래, 화려한 꽃밭으로 직유와 은유를 통해 묘사하지만 화자는 이런 호수를 홀로 거니는 고독한 상황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혼자 거닐다 화자는 '여윈 추억의 가지가지엔 조각난 빙설이 눈부신 빛을 한다'며 추억이 흩어진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추억 속에 어떤 영상을 떠올립니다.

 

이는 2로 이어지는 데요. 5연에서 '차창'이 언급되는 걸로 봐서 화자는 차 안에 있으며 그 곳에서 화자는 강물을 보고 있습니다. 길-게 얼어붙은 강물을 낡은 고향의 허리띠로 비유하며 화자는 강물을 보면서 고향을 떠올리고 혼혼 무렵의 차창 밖 풍경을 보며 '나 어린 향수처럼 희미한 날개를 펴고 있었다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희미해진 그만큼 먼 기억속의 고향이 되버린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3에서 화자는 6연의 '앙상한 잡목림'에서 알 수 있듯 잠목림 사이로 이동해서 오후의 하늘을 보는 데요. 오후 늦게 서쪽으로 지는 햇살을 투명한 기폭이라고 묘사 한 후 논둑 위에 서 있는 송아지를 서글픈 얼굴이라며 감정이입을 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마지막에 화자가 서글픈 감정을 지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달빛에 비친 겨울 호수 부경의 풍경과 고향에 대한 애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 직유, 은유, 의인법 등의 비유법, 공간의 이동을 통한 시상전개를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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