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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 다룰 작품은 조선시대 불린 십이 가사(十二歌詞)중 하나인 황계사입니다. 황계 타령이라고도 하는 이 작품은 실현불가능한 상황을 가정한 후 임과의 재회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화자의 인식, 임과 이별한 처지에서 오는 그리움과 슬픔의 정서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럼 화자의 정서에 집중하여 작품을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일조(一朝) 낭군 이별 후에 소식조차 돈절하야*

자네 일정(一定) 못 오던가 무슨 일로 아니 오더냐

이 아해야 말 듣소

황혼 저문 날에 개가 짖어 못 오는가

이 아해야 말 듣소

춘수(春水)가 만사택(滿四澤)하니* 물이 깊어 못 오던가

이 아해야 말 듣소

하운(夏雲)이 다기봉(多奇峰)하니* 산이 높아 못 오던가

이 아해야 말 듣소

한 곳을 들어가니 육관 대사 성진이*는

석교(石橋)상에서 팔선녀* 데리고 희롱한다

지어자 좋을시고

병풍에 그린 황계(黃鷄) 수탉이 두 나래 둥덩 치고

짜른 목을 길게 빼어 긴 목을 에후리어

사경(四更) 일점(一點)*에 날 새라고 꼬꾀요 울거든 오려는가

자네 어이 그리하야 아니 오던고

너는 죽어 황하수(黃河水) 되고 나는 죽어 도대선(都大船)* 되어

밤이나 낮이나 낮이나 밤이나

바람 불고 물결치는 대로 어하 둥덩실 떠서 노자

저 달아 보느냐

임 계신 데 명휘(明輝)를 빌리려문 나도 보게

이 아해야 말 듣소

추월(秋月)이 양명휘(揚明輝)하니* 달이 밝아 못 오던가

어데를 가고서 네 아니 오더냐

지어자 좋을시고

 

- 작자미상, 「황계사」

 

⁎ 돈절하야: 편지나 소식 따위가 딱 끊어져서.

⁎ 춘수가 만사택하니: 봄물이 사방 연못에 가득하니.

⁎ 하운이 다기봉하니: 여름의 구름이 기이한 봉우리마다 많으니.

⁎ 육관 대사 성진이: 성진은 조선 시대 숙종 때, 김만중이 지은 「구운몽」의 주인공임. 육관 대사는 주인공 성진의 스승인데 이 작품에서는 육관대사와 성진을 같은 인물로 착각하고 있음.

⁎ 팔선녀: 김만중의 「구운몽」에 나오는 여덟 명의 여주인공들로, 주인공 성진의 아내가 됨.

⁎ 사경 일점: 사경은 새벽 1~3시 사이의 시간. ‘점’은 각 ‘경(更)’을 5단위로 나눈 시간으로 사경 일점은 새벽 1시 24분 정도에 해당하는 시각임.

⁎ 도대선: 큰 나룻배.

⁎ 추월이 양명휘하니: 가을 달은 밝은 빛 드날리니. 이 구절은 앞의 ‘춘수가 만사택하니’, ‘하운이 다기봉하니’와 함께 중국 육조 시대의 시인인 도연명의 「사시(四時)」에서 차용한 구절임.


읽다보면 많은 부분에서 반복과 병렬이 두두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후렴구가 첨가되기도 한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식에 기반해 일관된 주제를 담아내기 보다는 여러 갈래의 기존 작품으로부터 청중에게 익숙한 표현을 조합해 노랫말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차용한 노랫말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일조 낭군 이별 후에 소식조차 돈절하니 / 오늘이나 기별 올까 내일이나 사람 올까 …

- 작자 미상, 「상사별곡」

 

○ 어이 못 오던가 무슨 일로 못 오던가 / 너 오는 길에 무쇠성을 쌓고 … 네 어이 그리 아니 오더니

한 해도 열두 달이오 …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

 

○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 도연명, 「사시」

 

○ 대사가 대노하여 왈, “네 용궁에 가 술을 먹으니 그 죄도 있거니와 오다가 석교상의 팔선녀로 더불어 언어를 희롱하고 …”

- 김만중, 「구운몽」

 

○ 벽상에 그린 황계 수탉이 뒤나래 탁탁 치며 긴 목을 늘이어서 홰홰쳐 우도록 노새그려 …

-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


이렇게 대중에게 친숙한 노랫말을 통해 노래한 것은 완성도보다는 청중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연행 현장의 통속적 유흥성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조합해 작품에서는 이별로 인한 슬픔과 임의 소식을 듣고 싶어하는 마음을 노래한 후 재회하지 못한 원인을 추축하며 임에 대해 간접적으로 원망(개가 짖어 못오는가) 재회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인식하기도 합니다.

 

이때 '못 오던가'의 반복은 운율감을 형성함과 동시에 의문형 문장의 반복으로 화자의 복잡한 정서를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이 다음 구운몽 부분은 임과 이별한 화자가 자신과 대조되는 구운몽 소설 속 성진과 팔선녀의 다정한 모습을 통해 재회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도 혹은 통일성은 없지만 관중들이 좋아하는 내용을 넣은 통속적 유흥성을 지닌 것으로도 보기도 합니다.

 

이후 재회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인식할 때 병풍에 그려진 닭이 살아서 울음은 운다는 식의 가정을 통해 임과의 재회라는 소망이 실현되기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는 화자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 후 임을 향한 간절한 그리움을 노래하며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으니 죽어서라도 재회하고자 하는 화자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마지막으로 임과 재회하지 못하는 원인을 다시 생각하며 작품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작품은 특정한 어구의 반복, 일정한 문장 구조를 통한 대구, 과장과 해학 등 다양한 표현 방법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기다림'이라는 주제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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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이황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횽리로 돌아와 도산서원을 세우고 후진을 양성할 때 자신의 심정을 담아 지은 12수의 연시조인 도산십이곡입니다. 화자가 지향하는 삶의 모습과 깨달음에 대해 생각하며 작품을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읽다보며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이 작품은 2가지 주제로 되어 있습니다. 자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처음의 6수인 '언지'와 학문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음의 6수인 '언학'이죠. 그렇게 언지 6수와 언학 6수로 이루어진 도산십이곡의 각 부분의 의미를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합시다.

언지 1수에서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초야우생이라고 낮추어 표현하며 공명과 시비를 떠나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죠.

언지 2수에서는 자연 동화와 허물없는 삶을 추구하는 모습이 드러납니다. 자연 속에서 살며 허물없이 살고자하는 화자의 살의 자세가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언지 3수에서는 사람의 어질고 착한 성품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대구법을 사용하였으며 이 지역 사람들의 좋은 모습과 풍속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언지 4수에서는 임금을 그리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향리로 돌아와 자연 속에서 살며 자연을 즐기지만 한양에 있는 임금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며 임금에 대한 충성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죠.

언지 5수에서는 자연을 등지는 삶에 대한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 후 현자가 타는 흰 망아지 즉, 현자 - 속세를 벗어나 진리를 아는 삶을 사는 사람을 멀리 두고 그리워하는가라는 표현을 통해 가까이 있는 진리를 보지 못하고 먼 곳을 바라보는 삶에 대한 경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지 6수에서는 대자연의 웅대함에 대한 찬미를 드러냅니다. 봄과, 가을의 풍경에서 사계절로 확대되며 그 후 대자연의 이치로 더더욱 확대되는 점층적 구조를 통해 대자연의 웅장함을 노래합니다.

 

이렇게 화자는 자연에서 느끼는 감흥을 언지 6수를 통해 드러낸 후 이제는 학문에 대해 노래합니다.

언학 1수에서는 독서와 풍류를 즐기는 멋에 대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정말 책을 읽는 즐거움을 계속해서 말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언학 2수에서는 진리 터득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눈앞에 있는 진리도 보지 못하니 진리를 아는 사람으로서 그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함을 노래합니다. 이때 진리 터득은 독서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으로 독서의 효능에 대해 말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언학3수에서는 옛 성현의 삶을 다르려는 의지를 보입니다. 옛 성현을 직접 만난적은 없지만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으니 그들을 만나고 따르겠다라는 독서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언학 4수에서는 벼슬길에 대한 후회와 학문 수양에의 다짐이 드러납니다. 벼슬길에 나섰기 때문에 그동한 학문을 수양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며 다시 돌아왔으니 딴 곳에 마음두지 않고 학문수양을 하겠다는 화자의 심리가 잘 드러납니다.

언학 5수에서는 끊임없는 학문 수양에의 다짐이 드러납니다. 청산과 유수에 빗대어 그들의 속성과 같이 화자도 끊임없이 학문에 정진할 것을 드러냅니다.

어학 6수에서는 끊임없이 학문에 정진하는 마음이 드러납니다. 누구에게도 쉬울 수 있지만 성인에게도 어려울 수 있는 학문의 속성에 대해 말하며 그렇게 정진하는 중에 시간가는줄 모른다는 학문 정신의 마음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이렇게 해서 도산십이곡은 '자연 친화적 삶과 학문 수양에의 다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설의법, 대구법을 사용하여 더욱 내용을 잘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 아래의 해설을 다시 한번 읽고 학습을 마무리하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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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시간에 다룰 가사는 '누항사'입니다. '누항'은 '놉고 누추한 거리'를 뜻하는데요. 이 말 그대로 화자는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다만 '논어'에서는 이 말이 '가난한 삶 속에서도 즐겁게 도를 추구하는 공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됩니다. 유학자인 화자가 '누항'이라는 의미를 어떻게 풀어내어 노래하는지 작품을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봅시다.



본문을 다 읽었으면 이제 서사-본사-결사로 하여 부분부분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작품의 서사부분에서는 가난하고 누추한 곳이지만 안빈 일념으로 살려는 마음을 드러나있습니다. 다만 화자의 이런 신념과 다르게 현실은 궁핍한 생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사의 첫 부분에서는 가난한 현실에 대해 말하며 이렇게 가난한 원인 중 하나로 늙은 쥐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 늙은 쥐는 백성을 수탈하는 탐관오리에 대한 풍자로 보기도 하는데 당시 백성들이 가난하게 살아가게 된 원인에 대한 화자의 인식을 옅볼 수 있습니다. 이후 화자는 가난한 가운데서도 본분(일편단심의 충성심)을 잊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임진왜란에 참전했던 일을 회상합니다.

본사 두 번째 부분에서는 전란 후 몸소 농사를 지어야 하는 궁핍함이 드러납니다. 진나라 진승의 고사를 인용하여 농사일을 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기도 하지만 소가 없어 밭을 갈 수 없는 궁핍한 현실에 대해 탄식하고 있습니다.

본사 세번재 부분에서는 소가 없으니 소를 빌리러 가는 화자의 모습이 드러나는데요. 대화체를 통해 농사를 지으려고 소를 빌리러가는 기대와 이를 거절당하며 좌절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본사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렇게 야박한 인심을 한탄하며 봄 농사일를 포기하는 화자의 비애를 나타내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결사 첫 부분에서는 이러한 비애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삼아 늙기를 소망하는 화자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자연친화적인 삶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결사 두번째 부분에서는 안분지족의 삶의 모습이 드러나는데요. 빈이무원과 단사표음의 안분지족의 삶을 노래하며 유교적 윤리의 삶도 함께 노래하며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화자는 현실의 궁핍한 삶에서 이상을 추구하며 갈등하지만 안분지족과 자연친화적인 삶의 모습, 유교적 윤리를 따르는 모습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이 작품은 '곤궁한 삶의 모습과 안빈낙도의 추구'를 보여주는 데요. 이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대화체와 의태어를 활용하여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다시 한번 처음으로 돌아가 원문을 통해 내용을 확인하고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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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 배울 시의 제목은 '무등을 보며'입니다. 이 시는 실제로 서정주 시인이 6.25전쟁의 상처가 아불기도 전인 1954년 광주에서 생활하고 있을 때 가난하고 어려운 어느 여름날, 따가운 햇볕을 그대로 받고서도 의연히 서 있는 푸르른 무등산을 보고 쓴 시입니다. 시인은 무등산을 보며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에 집중하여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산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청산이 그 무릎 아래 지란(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엔 없다.

목숨이 가다 가다 농울쳐 휘어드는

오후의 때가 오거든

내외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

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

어느 가시덤풀 쑥굴헝에 놓일지라도

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청태(靑苔)*라도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서정주, 「무등을 보며」

 

* 갈매빛 : 짙은 초록색

* 청태 : 푸른 이끼


이시는 무등산을 보며 비유와 상징,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시인이 추구하는 삶의 자세를 말하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날 고고하게 서있는 무등산의 모습에서 힘든 상황에서도 견디는 삶의 자세를 말하고 있는 것이죠.

 

1연에서 화자의 태도가 바로 들어납니다.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말로 가난한 것은 그저 겉모습일 뿐이다.며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 가릴 수 있으랴'라고 말하며 내면. 즉, 의연한 삶의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2연에서 화자는 청산(무등산)의 모습을 통해 가난한 상황속에서도 의연히 살아가는 태도와 가족끼리 믿음과 사랑으로 상황을 헤쳐나가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3연에서도 반복되며 마지막 4연에서는 가시덤풀 쑥굴헝과 옥돌, 청태의 비유를 통해서도 힘든 삶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힘든 삶을 견디는 의연한 삶의 태도'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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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 다룰 시의 제목은 '모닥불'입니다. '모닥불'은 잎나무나 검불 따위를 모아 놓고 피우는 불을 뜻하는데요.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추운 밤에 이 모닥불 근처에서 몸을 녹이며 온기를 느끼고 추위를 이겨나갔습니다. 시인은 이런 모닥불의 속성을 통해 자신이 말하려는 바를 형상화하는데요. 모닥불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 보도록 합시다.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백석, 「모닥불」

 

*새끼오리 : 새끼줄.

*갖신창 : 가죽신 바닥에 댄 창.

*개니빠디 : 개의 이빨.

*너울쪽 : 널빤지.

*갓사둔 : 새 사돈.


1연에서는 모닥불을 이루는 사물들을 나열하여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모여 세상에 온기를 전하는 모닥불이 되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상에 쓸모 없는 것들은 없다 정도의 인식으로 대상에 대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2연에서는 그런 모닥불 곁에서 온기를 느끼는 사람들을 나열, 열거하고 모닥불의 온기 아래 모두가 평등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때 1연에서부터 2연까지 나열하는 것들에 모두 보조사 '도'를 사용하여 '모닥불'을 이루는 여러 가지를 보다 긴밀한 관계로 묶어줍니다.

 

3연에서는 지금까지 내용과 이질적인 내용으로 여운을 남기는데요. 3연에서 모닥불은 할아버지처럼 부모의 보호 없이 공동체에서 소외되어 자랐던 개인의 슬픔을 떠올리는 매게체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지금까지 말했던 공동체의 다뜻함과 대비되는 내용을 전달함으로써 여운을 주며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 떄 할아머지 개인의 슬픔은 민족으로 확대하면 일제 강점기에 우리민족의 슬픔, 슬픈 역사도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슬픔 역사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모닥불이 주는 조화와 평등 그리고 공동체에서 소외된 개인의 슬픈 역사'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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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8구체 향가인 '모죽지랑가'입니다. 이 모죽지랑가는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의 죽지랑에 대한 이야기 끝부분에 실려 있는데요. 죽지랑은신라의 삼국 통일에 공을 세운 화랑이었고, 득오는 죽지랑의 낭도였습니다. 어느 날 득오가 익선이라는 관리에게 급히 징집되어 죽지랑에게 미처 알리지도 못하고 힘든 부역에 동원되었는데, 득오가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죽지랑이 이 사정을 알고 직접 술과 음식을 준비하여 다른 낭도들과 함께 득오를 찾아가 위로하였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일연은 득오가 일찍이 죽지랑을 그리워하여 지은 노래라 설명하며 이 작품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그럼 작품에 대해 알았으니 이를 참고하여 작품을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해석)

간 봄 그리워함에

모든 것이 서러워 시름하는데

아름다움을 나타내신

얼굴이 주름살을 지으려 하옵내다

눈 돌이킬 사이에나마

만나 뵙도록 하리이다

낭이여 그리운 마음의 가는 길이

다북쑥 우거진 마을에 잘 밤이 있으리이까

 

-득오, 「모죽지랑가」


뭔저 1~2구에서는 죽지랑과 함께한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나타나 있습니다. 죽지랑과 함께 했던 젊은 날(간 봄)을 그리워 모든 것이 서러운 화자의 심정이 그너나 있습니다.

 

3~4연에서는 죽지랑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는데요. 죽지랑의 훌륭한 인품을 외적으로 나타내면서도(아름다움을 나타내실) 죽지랑이 늙어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모습(살쯈)이 나타나있습니다.

 

5~6연에서는 죽지랑에 대한 재회를 소망하며 마지막으로 7~8연에서는 그리운 마음이 가는 길이라고 하며 죽지랑과 다시 만나려는 화자의 의지를 형상화하고 죽지랑을 그리워해서 잠못드는 모습을 보여주며재회에 대한 믿음과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모죽지랑가는 '죽지랑에 대한 추모와 재회에 대한 소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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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유리왕의 '황조가'입니다. 황조가의 유리왕의 이야기를 배경설화로 가지고 있는데요. 먼저 배경설화를 읽고 작품을 감상해보도록 합시다.

 

"고구려 유리왕은 왕비 송씨가 죽자 화희라는 골천 사람의 딸과 치희라는 한나라 사람의 딸을 계비로 맞았다. 두 여자는 왕의 사랑을 독차지 않기 위해 다투었는데, 왕이 사냥을 나가 있는 동안 크게 싸워 치희가 한나라로 돌아가 버리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안 유리왕은 치희를 찾아 나서지만 치희는 돌아오지 않았다. 왕은 돌아오는 길에 꾀고리 암수 한 쌍이 즐겁게 노는 것을 보고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펄펄 나는 저 꾀꼬리는

암수 다정히 노니는데,

외로울사 이 내 몸은

뉘와 함게 돌아가리

 

- 유리왕, 「황조가」


배경설화로 보면 황조가는 '임을 잃은 외로운 심정'을 다정한 꾀꼬리의 모습과 대조하여 나타낸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한 구조인 이 황조가는 사실 작품 자체보다는 표현법 2개를 설명할 때 대표적인 예로 쓰이고 있는데요.

 

바로 객관적 상관물선경후정입니다.

 

객관적 상관물이란 화자의 심정과 같거나 다른 사물을 통해서 화자의 정서를 강조하는 방법을 말하는데요. 감정이입과는 다르게 감정이 주관적으로 투영되지 않고 대상의 외적인 모습으로 나타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황조가에서도 화자(유리왕)과 다른 정서를 지닌 '뻐꾸기'는 화자의 외로움을 심화시키는 객관적 상관물로 작용합니다.

 

선경후정은 시상 전개방식 중 하나로 먼저 외부의 경치를 보여준 다음 화자의 정서를 노래하는 기법입니다. 황조가에서는 다정한 꾀꼬리의 모습(선경)을 보여준 후 자신의 외로운 정서(후정)를 말하는 기법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객관적 상관물과 선경후정의 시상전개방식을 통해 이 시는 '임을 잃은 외로운 심정'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학습하며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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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보리피리'는 나병으로 고통받았던 시인의 비극적 삶을 바탕으로 창작된 민요풍의 시입니다. 보리피리를 매개로 화자가 그리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靑山)

어린 때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人寰)*의 거리

인간사(人間事)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피-ㄹ 닐리리.

 

 

-한하운, 「보리 피리」

 

*인환: 인간의 세계.


시에서 화자는 보리피리를 불면서 고향, 어린 시절, 인간사에 대해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먼저 1연에서 고향은 봄 언덕의 따뜻함이 환기되는 따뜻한 공간이지만 나병에 걸린 화자는 그 곳에 돌아갈 수 없기에 돌아가도 건강했던 자신이 존재했던 고향과는 다른 의미일 것이기에 돌아가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워만 하고 있습니다.

 

2연 에서는 꽃 청산 어린 때를 그리워하는데 어린 시절은 병에 걸리기 전의 건강하던 시절로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런 시간이기에 화자에게는 더욱 그리운 시간입니다.

 

3연에서는 인간사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세계 인간사를 그리워하는 것은 평범한 삶에 대한 동경으로 나병 환자가 되어 이제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없게된 화자가 그리워하는 대상입니다.

 

마지막 4연에서는 이러한 그리움 속에서도 방황하며 한과 슬픔을 노래하는 화자의 모습으로 마무리되며 '삶에서 느끼는 그리움과 방랑하는 삶의 정한'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보리피리불며~그리워'와 같은 유사한 문장구조의 반복을 통해 의미를 강조하고 '피-ㄹ 닐리리'라는 보리피리 소리를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하며, 음성상징어를 통해 청각적 심상을 환기시켜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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