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시는 김명인 시인의 '봄길'입니다. 이 시는 처음읽으면 살짝 난해할 수 있는데요. 그 이뉴는 김제 봄 들판을 건너는 화자와 바다를 건너는 배의 이미지를 중첩시켜 화자의 내면을 드러내며 시상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자의 정서에 집중하여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꽃이 피면 마음 간격들 한층 촘촘해져
김제 봄들 건너는데 몸 건너기가 너무 힘겹다
피기도 전에 봉오리째 져내리는
그 꽃잎 부리러*
이 배는 신포 어디쯤에 닿아 헤맨다
저 망해 다 쓸고 온 꽃샘바람 거기 부는 듯
몸 속에 곤두서는 봄 밖의 봄바람!
눈앞 해발이 양쪽 날개 펼친 구릉
사이로 스미려다
골짜기 비집고 빠져나오는 염소 떼와 문득 마주친다
염소도 제 한 몸 한 척 배로 따로 띄우는지
만경 저쪽이 포구라는 듯
새끼 염소 한 마리,
지평도 뿌우연 황삿길 타박거리며 간다
마음은 곁가지로 펄럭거리며 덜 핀 꽃나무
둘레에서 멈칫거리자 하지만
남몰래 출렁거리는 상심은 아지랑이 너무
끝내 닿을 수 없는 항구 몇 개는 더 지워야 한다고
닻이 끊긴 배 한 척,
-김명인, 「봄길」
* 부리러 : 사람의 등에 지거나 자동차나 배 따위에 실었던 것을 내려놓으러.
현재 화자는 '김제 봄 들'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봄 들에 꽃이 피면 화자의 마음이 한층 촘촘해져 몸을 건너기가 너무도 힘겨워합니다. 이 때 '몸 건너기'라고 표현하여 바다를 건너는 배의 이미지를 환기시키며 앞으로 '배와의 이미지 중첩'을 연상케 합니다. 화자는 봄이지만 힘들어하고 이 힘듦을 해소하기 위해 배와 이미지를 중첩시켜 신포 어디쯤에 닿아 헤매려합니다. 그리고 봄 밖의 봄 바람을 몸 속에 곤두선다고 비유하며 감각적으로 느낍니다. 그렇게 헤메다 염소때와 마주치고 '염소도 제 한 몸 한 척 배로 따로 띄우는지'라며 앞의 공간의 중첩을 염소에게로 전이하고 이 후 타박거리며 가는 염소를 통해 자신의 처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뒤이어 화자는 돌 핀 꽃나무 둘레어서 멈칫거리고자하는 마음과 항구 몇 개는 더 지워야 한다(계속해서 지향하는 곳을 찾아야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는 상심 사이에서 번민하며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닻이 끊긴 배 한 척으로 비유하며 시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시는 '봄의 들판에서 느끼는 번민'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참고하여 다시 한번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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