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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김춘수 시인의 '강우'입니다. 강우는 '비가 내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시에서 비가 내리는 상황을 통해 어떤 정서를 표현하는지에 주목하여 작품을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조금 전까지는 거기 있었는데

어디로 갔나,

밥상은 차려놓고 어디로 갔나,

넙치지지미 맵싸한 냄새가

코를 맵싸하게 하는데

어디로 갔나,

이 사람이 갑자기 왜 말이 없나,

내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온다.

내 목소리만 내 귀에 들린다.

이 사람이 어디 가서 잠시 누웠나,

옆구리 담괴가 다시 도졌나, 아니 아니

이번에는 그게 아닌가 보다.

한 뼘 두 뼘 어둠을 적시며 비가 온다.

혹시나 하고 나는 밖을 기웃거린다.

나는 풀이 죽는다.

빗발은 한 치 앞을 못 보게 한다.

왠지 느닷없이 그렇게 퍼붓는다.

지금은 어쩔 수가 없다고.

-김춘수, 「강우」


시는 '조금 전까지는 거기 있었는데 어디로 갔나'라는 물음을 통해 시작됩니다. 이를 통해 시적 화자가 찾는 대상이 부재중임을 알 수 있는데요. 이 후 밥상, 넙치지지미 맵싸한 냄새, 옆구리 담괴 등과같은 일상적 소재를 통해 부재 중인 사람을 찾는 행위가 반복됩니다. 행위의 반복 속에서도 화자의 목소리가 메아리 되어 되돌아와 화자의 목소리만 들리는 상황을 통해 '대상'의 부재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암시하는데요. 결국 화자는

"이번에는 그게 아닌가 보다"

라며 아내의 부재가 일시적인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인식의 변화) 그리고 비가 오는데요. 화자는 혹시나하고 밖을 기웃거리지만 역시나 아내는 보이지 않고 풀이 죽습니다. 그리고 빗발은 한 치 앞을 못 보게 그렇게 느닷없니 퍼붓는데요. 이 '비'는 아내를 잃은 화자의 슬픔을 나타내는 소재로 느닷없이 그렇게 퍼붓는 비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화자가 느끼는 슬픔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며 아내의 죽음을 인정한 화자의 슬픔과 체념을 보여주며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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