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작품은 신경림 시인의 '나목'입니다. '나목'은 잎이 지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를 뜻하는데요. 이 '나목'을 통해 시인이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나무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서
하늘을 향해 길게 팔을 내뻗고 있다
밤이면 메마른 손끝에 아름다운 별빛을 받아
드러낸 몸통에서 흙 속에 박은 뿌리까지
그것으로 말끔히 씻어 내려는 것이겠지
터진 살갗에 새겨진 고달픈 삶이나
뒤틀린 허리에 배인 구질구질한 나날이야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어
한밤에 내려 몸을 덮는 눈 따위
흔들어 시원스레 털어 다시 알몸이 되겠지만
알고 있을까 그들 때로 서로 부둥켜안고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뜨릴 때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신경림, 「나목」
시적 대상이 되는 사물은 '나무'입니다. 이 나무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있는 상태인데요. 보통 나무들이 나목이 되는 계절이 겨울임을 봤을 대 나무들을 추운 겨울에 잎이 없는 상태를 사람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추위를 맞는 모습으로 의인화하여 시련을 겪는 상태를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길게 팔을 내뻗고 있으며 이는 시련을 겪는 상태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밤이면 이러한 나무의 메마른 손끝은 아름다운 별빛을 받아 몸통부터 뿌리까지 말끔히 씻어 내려갑니다. 즉, 시련을 겪고 있지만 '별빛'을 통해 아픔을 정화하고 위로를 얻고 있는 것이죠.
기후 터진 살갗에 새겨진 고달픈삶, 뒤틀린 허리에 배인 구질구질한 나날, 한밤에 내려 몸을 덮는 눈 등의 시련에 대해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다며 흔들어 시원스레 털어 다시 알몸이 되는 것으로 시련의 삶에 대한 담담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담담한 태도 뒤에도 그들은 부둥켜 안고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트리는 근원적인 슬픔을 표현할 때도 있지만 그때도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리며 삶의 근원적 슬픔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환기시켜며 시가 종료됩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삶의 근원적 슬픔에 대한 인식과 공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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