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작품은 2026학년도 고3 3월모의고사에 출제된 '만언사'입니다. 이 작품은 작가인 안조환이 관직을 수행하던 중 주색잡기에 빠져 나라의 국고를 축낸 죄로 추자도에 귀양 가서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며 자신이 지은 죄를 반성하는 내용인데요. 대부분의 유배가사가 양반 사대부로서의 의식을 바탕으로 변함없는 충성심을 노래한 데 비해, 이 작품은 자신의 유배생활을 사실적으로 형상화 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부분적으로 임금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내기는 하나 자신의 처지에 대한 사실적 묘사 및 슬픔과 회한이 주를 이루는데요. 모의고사 출제 부분에서는 '중략'전까지는 유배생활에 대한 묘사가 '중략' 이후에는 유배에서 풀려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럼 이제 본문을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동냥도 꿈이로다 등짐도 꿈이로다.
뒤에서 당기는가 앞에서 미는가.
아무리 구부려도 자빠지니 어찌하리.
멀지 않은 주인집을 천신만고 겨우 오니
벼슬아치 앞에 다녀왔나 땀이 등을 적시겠구나.
저 주인의 거동 보소. 코웃음 치고 비웃으며
양반도 할 수 없다. 동냥도 하시는고?
중인도 속절없다. 등짐도 지시는고?
밥벌이를 하셨으니 저녁밥을 많이 먹소.
네 웃음도 듣기 싫고 많은 밥도 먹기 싫다.
동냥도 한 번이지 빌어먹기 매번 하랴.
평생에 처음이요 다시 못 할 일이로다.
차라리 굶을망정 이 노릇은 못 하겠네.
무슨 일을 하잔 말인가. 신 삼기나 하리라.
짚 한 단 적셔 놓고 신날부터 꼬아 보니
종이 노도 모르는데 짚 새끼를 어찌 꼬리.
다만 한 발 채 못 꼬아 손바닥이 부르트네.
할 수 없이 내어놓고 노 꼬기나 하리라.
긴 삼대 벗겨 내어 자리 노를 배워 꼬니
오동에 낙엽 지고 가을바람 소슬한데
오리는 가지런히 날고 물과 하늘 한 빛이구나.
근심 많은 이내 마음 노 꼬기에 부쳤도다.
(중략)
내 아니 잊었는데 임이 설마 잊었으랴.
풍운이 흩어져도 모일 때가 있으니
눈서리 친다 한들 비와 이슬 아니 올까.
울면서 떠난 임을 웃으며 만나고 싶네.
이리저리 생각하니 가슴속에 불이 난다.
간장이 다 타니 무엇으로 끄겠는가.
끄기도 어려운 불 오장의 불이로다.
하늘 물 얻으면 끌 수도 있건마는
알고도 못 얻으니 혀가 말라 말이 없다.
차라리 빨리 죽어 이 설움을 모르고 싶네.
포구 가에 퍼져 앉아 종일토록 통곡하고
바다에 몸을 던져 죽으려 함도 한두 번이 아니며
적막한 중문 굳게 닫고 온갖 일 다 버리고
굶어 죽으려 함도 몇 번인지 아실른가.
일각이 삼 년처럼 더디 가니 이 고생을 어찌할꼬.
사립문에 개 짖으니 나를 놓아줄 공문인가.
반겨 나가 물어보니 황아* 파는 장수로다.
바다에 배가 오니 석방 문서 가진 관선인가.
일어서서 바라보니 고기 잡는 어선이라.
하루 열두 시를 몇 번이나 기다렸는고.
설움 모여 병이 나니 온갖 증세 한꺼번에 나온다.
배가 고파 허기증에 몸이 추워 냉증이요
잠 못 들어 현기증 나니 조갈증은 늘 앓는 병이로다.
술로 든 병이면 술을 먹어 고치며
임으로 든 병이면 임을 만나 고치니
공명으로 든 병을 공명하여 고치려고 한들
활을 맞고 놀란 새가 과녁에 앉으려 하겠는가.
안도환, 「만언사」
* 황아 : 일용 잡화.
처음부분은 한탄으로 시작합니다.

자신이 동냥을 하고 등짐을 지다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탄식으로 익숙지 않는 행동을 하는 데에 대한 신분적인 자괴감과 고단함이 한탄으로 나옵니다. 이런 상황은 자신의 초라한 처지에서 나오는데요

멀지 않은 주인집을 천신만고 겨우왔다는 것을 봐서 화자는 마음고생이 심했으며 높은 분이라도 만나고 왔냐고 스스로를 비꼬며 자조적 어조를 보이는 것으로 봐서 스스로 생각할 때 정신적으로 힘든 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행동은 바로 '동냥'이죠. 화자의 이런 모습에 대해 주인은 어떤 반응을 보이냐 보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데요. 주인의 말과 화자의 말을 대화체를 통해 보여줌으로서 화자가 모별감을 느끼는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하는데 화자는 이런 이유로 동냥을 하지 않고 다른 행동을 하려고 합니다. 양반인 화자는 자존심이 있기에 이런 모멸을 참을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화자는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바로 신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죠. 그러나 일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짚신을 만들려다 손만 다치고 더 쉬운 노꼬기로 종목을 바꾸어봅니다.

그렇게 노를 꼬는 화자. 화자의 마음은 결코 좋지 않습니다. 근데 오동에 낙엽지고 가을바람 소슬하고 오리는 가지런히 날고 물과 하늘 한 빛으로 자연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며 화자의 슬픈 처지와 대비됩니다. 화자는 이런 상황에서 근심을 잊으려 노꼬기에 집중합니다.
26년 3모 26번 2번 선지에서는 "‘가지런히’ 나는 ‘오리’ 및 ‘한 빛’을 이루는 ‘물과 하늘’은 ‘근 심 많은 이내 마음’을 ‘노 꼬기’에 부치게 된 화자의 상태에 조응하는 자연의 풍광이라고 볼 수 있군."란 내용이 나왔고 옳은 내용으로 나왔습니다. 이때 대비되는과 조응하다에서 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조응하다의 경우 '원인에 따라 결과가 생기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즉,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 자신의 슬픈 처지와 대비되기 때문에 노꼬기로 근심을 잊으려고 집중하는 원인이 되어 화자가 근심 많은 이 내 마음을 노 꼬기에 부치는 결과가 일어난 것으로 저는 해석했습니다. 내신의 경우 담당 선생님께 더 여쭤보길 바랍니다.(근심을 부치다의 경우 '근심을 풀다'라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그 후 (중략)

(중략)이후부터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냅니다. 그러면서 임이 나를 잊었음이 없다며 자연 현상에 빗대어 상황이 나아질 것을 소망합니다. 그렇게 소망하다 유배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가슴 속의 불, 오장의 불로 비유하며 '하늘 물'을 얻으면 끌 수 도 있다 생각하지만 못 얻을 것으로 인식하며 슬퍼합니다.

그래서 죽음까지 생각하는 화자는 자신이 절망하며 했던 행동들을 나열하고 과장된 표현을 통해 자신의 처지를 부각하며 유배생활로 인해 느끼는 고통을 나열합니다.

그러면서 희망과 실망의 반복을 통해 자신의 애타는 심리를 보여주는데요. 그만큼 계속해서 유배에서 풀려나길 바라는 간절함을 표현합니다. 이런 애타는 심리에 서러운 화자는 온갖 병이 나는데요.

이러한 병에 대해 열거의 방식을 통해 자신의 신체에서 어떤 반응이 났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한 후에 자신이 관직(공명)하며 든 병을 관직하여 고치려고 한들 되겠느냐라는 생각을 관용적 표현을 활용하여 나타냅니다.
이렇게 3월 모의고사에서는 만언사의 중간부분이 출제되었는데요. 읽으면 알 수 있듯이 만언사는 일반적인 유배 가사와는 달리, 연군지정은 양회되고 화자의 개인적인 슬픔과 회한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다시 읽으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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