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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는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1'입니다. 이 시는 '섬진강'을 바라보며 이를 통해 시인이 느끼는 민중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시인이 섬진강을 통해 민중들을 어떻게 표현하는 지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 가도 퍼 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 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 준다

흐르다 흐르다 목메이면

영산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뼈 으스러지게 그리워 얼싸안고

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섬진강 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

일어서서 껄껄 웃으며

무등산을 보며 그렇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노을 띤 무등산이 그렇다고 훤한 이마 끄덕이는

고갯짓을 바라보며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 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

 

-김용택, 「섬진강1」


시는 처음에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섬진강은 '가문' 상태인데요. 이는 현실이 어려운 상황임을 나타냅니다. 가문 성진당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진강은 퍼 가도 퍼 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는 그런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이 실핏줄은 민중 개개인의 삶을 나타내는 것으로 화자는 섬진강을 통해 민중들의 삶을 나태내고 있습니다.

 

이어 저무는 강변에서 토끼풀꽃, 자운영꽃,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 등을 통해 소외되어 있지만 건강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민중의 모습을 생각나게하며 섬진강이 어둠둠(부정적 상황)을 끌어다 죽이며 고달픈 삶을 산 그을린 이마 환하게 꽃등을 달아주는 모습을 묘사하며 섬진강 강변의 모습이 묘사됩니다. 이는 민중과 함께하는 모습, 민중의 삶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후부터는 섬진강과 함께 하는 그런 대상들이 제시됩니다. '흐르다흐르다 목메이면' 섬진강은 홀로가 아닌 연상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얼싸 않으며 지리산의 뭉툭한(굵은 사물의 끝이 아주 짧고 무디다) 허리를 감고 돌아가며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해서 마를 강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지리산이 섬진강에 얼굴을 씻고 일어나 무등산을 바라보며 말을 걸고 무등산이 이마 끄덕이는 모습을 통해 섬진강과 함께하는 대상들간의 연대(민중들의 연대)를 의인화하여 보여주면서 민중들의 긍정적이고 호방한 삶에 대해 애정어린 눈빛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다시한번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 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이라며 강조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이 시는 섬진강의 모습을 통해 '민중의 건강한 삶과 연대, 밝고 강인한 생명력'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강조하기 위해

1. 섬진강부터 다양한 자연물(영산강, 지리산, 무등산)을 의인화하여 보편하고 있으며

2. 의인화된 긍정적인 대상과 부정적인 대상(몇 놈, 후레자식)의 대조를 통해 민중들의 생명력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3. 쌀밥 같은 토끼풀 꽃 / 숯불 같은 자운영 꽃의 색채대비를 통해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를 강조하며

4. ~따라가며 보라 의 반복을 통해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고 운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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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에 다룰 시는 '올 여름의 인생 공부'입니다. 이 시는 시의 제목 그대로 '인생'에 대해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지에 대한 생각을 다루고 있는데요. 화자는 현재 어떤 상태이며 이 상태에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려하는 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모두가 바캉스를 떠난 파리에서

나는 묘비처럼 외로웠다.

고양이 한 마리가 발이 푹푹 빠지는 나의

습한 낮잠 주위를 어슬렁거리다 사라졌다.

시간이 똑똑 수돗물 새는 소리로

내 잠 속에 떨어져 내렸다.

그러고서 흘러가지 않았다.

엘튼 존은 자신의 예술성이 한물갔음을 입증했고

돈 맥글린은 아예 뽕짝으로 나섰다.

송×식은 더욱 원숙해졌지만

자칫하면 서××처럼 될지도 몰랐고

그건 이제 썩을 일밖에 남지 않은 무르익은 참외라는 뜻일지도 몰랐다.

그러므로, 썩지 않으려면

다르게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다르게 사랑하는 법

감추는 법 건너뛰는 법 부정하는 법.

그러면서 모든 사물의 배후를

손가락으로 후벼 팔 것

절대로 달관하지 말 것

절대로 도통하지 말 것

언제나 아이처럼 울 것

아이처럼 배고파 울 것

그리고 가능한 한 아이처럼 웃을 것

한 아이와 재미있게 노는 다른 아이처럼 웃을 것.

-최승자, 「올 여름의 인생 공부」


1연에서는 현재 화자의 처지가 드러납니다. '모두가 바캉스를 떠난 파리에서 나는 묘비처럼 외로웠다'에서 알 수 있 듯 회자는 현재 고독감을 느끼는 상태로 홀로 있습니다. 화자는 지금 낮잠을 자는 중인데 이 낮잠은 '고양이 한 마리가 발이 푹푹 빠지는 습한 낮잠'으로 가벼운 고양이마져도 발이 푹푹 빠지는 습한 늪과 같은 상태에 화자는 쳐해 있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그 속에서 시간은 뚝뚝 수돗물 새는 소리로 떨어져 내렸지만 흐르지 못하고 멈춰버려서 화자는 정체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2연에서는 유명가수들(엘튼 존, 돈 맥글린, 송X식)의 타락과 변절 몰락을 나열 열거합니다. 이를 '썩을 일 밖에 남지 않은 무르익은 참외라는 썩기 직전에 상태로 보여줍니다.

3연에서는 이제 시상의 전환을 보여주며(그러므로 썩지 않으려면) 타락해 가는 현대인에 대한 비판적 의도를 보여주면서 썩지 않는 방법에 대해 나열합니다. 이를 명사형 종결의 반복을 통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운을 제공하고 동일 단어의 반복으로 음악성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올바르게 사는 방법에 대한 깨달음'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요

이런 내용을 이를 추상적인 대상의 구체화(1연 시간에 대한 표현), 구체적 인명을 나열해 현실감 부각(2연), 유사한 의미를 지닌 명사를 나열하여 내용을 강조(3연)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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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는 '꽃의 패러디'입니다. 제목이 특이한 이 시는 김춘수 시인의 유명한 시인 '꽃'을 패러디한 작품인데요.

https://barlo.tistory.com/14

이름을 붙이는 것의 의미를 노래한 시 '꽃'을 패러디해서 시인이 이름붙이는 것에 대해 어떤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지 생각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설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왜곡될 순간을 기다리는 기다림

그것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곧 나에게로 와서

내가 부른 이름대로 모습을 바꾸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곧 나에게로 와서

풀, 꽃, 시멘트, 길, 담배꽁초, 아스피린, 아달린이 아닌

금잔화, 작약, 포인세티아, 개밥풀, 인동, 황국 등등의

보통 명사나 수 명사가 아닌

의미의 틀을 만들었다.

 

우리들은 모두

명명하고 싶어 했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그리고 그는

 

그대로 의미의 틀이 완성되면

다시 다른 모습이 될 그 순간

그리고 기다림 그것이 되었다.

 

-오규원, 「꽃의 패러디」


김춘수의 "꽃"에서 이름을 부르는 것이 "의미있는 관계"를 맻는 긍정적인 행위였다면 오규원의 꽃은 어땠나요? 과연 긍정적인 행위였나요? 읽어본 후 긍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았을 것입니다.

1연부터 보면 왜 긍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았을 지 알게 되는데요. '이름'을 부르기 전 그는 '왜곡될 순간을 기다리는 기다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곧 이름을 부르기 전이 '왜곡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며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대상을 왜곡하여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이는 이름을 부르는 이가 이름을 부르는 행위를 통해 대상에게 자신이 규정한 의미를 강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왜곡될 순간을 기다리는 기다림'이라는 것을 통해 '그' 역시 이름이 불리기를 소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연에서는 이름을 부르면 부른 이름대로 본질이 바뀌는 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행위의 즉각성을 '곧'이라는 부사어를 통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3연에서는 2연의 내용이 반복 변주되며 구체화되는 데요. 본질이 훼손되지 않은 상태의 풀, 꽃 등등은 추상적인 대상이었지만 금잔화, 작약 등의 이름을 붙이면 구체화되어 이름대로의 모습으로 구체적인 대상으로 인식되어 자연적 상태(본질)에서 벗어나 인위적인 의미의 틀에 갇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4연에서는 이러한 명명 행위의 욕구가 보편적(우리들은 모두)인 것을 나타내며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나'만이 하는 것이 아닌 '너'역시 할 수 있는 행위로 상호간에 일어날 수 있는 것임을 나타냅니다.

5연에서는 이러한의미 규정의 행위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미의 틀이 완성되면 다시 또 다른 이름에 의해 다른 의미의 틀로 왜곡될 것임을 나타내면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름을 부르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며 사물의 본질을 왜곡하는 이름을 규정하는 행위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 이 시 '꽃의 패러디'인데요. 이름이라는 것을 통해 사물을 규정하는 것의 의미를 철학적으로 담아내어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왜 그 사물을 대할 때 신중해야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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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이영도 시인의 '아지랑이'입니다. '아지랑이'는 주로 봄날 햇빛이 강하게 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이른거리는 현상인데요. 화자는 이 아지랑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는지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어루만지듯

당신

숨결

이마에 다사하면

 

내 사랑은 아지랑이

춘삼월 아지랑이

 

장다리

노오란 텃밭에

 

나비

나 비

나비

나 비

 

-이영도, 「아지랑이」


이 시는 현대시조로 시조의 기본 율격(4음보)을 따르면서도 자유롭게 표기한게 특징인데요.

초장에서는 직유법을 통해 부드럽게 숨결이 이마에 맞닿는 모습을 표현하며 숨결로 이마가 조금 따뜻해질 정도로 가까운 두사람의 거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당신과 화자의 거리는 가까우며 그만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중장에서는 사랑을 아지랑이에 비유하는데요. 봄날 햇빛이 강하게 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아른아른 움직이는 것같이 따뜻하게 피어오르는 자신의 사랑을 시각화해서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춘삼월 아지랑이라며 반복 변주하며 이를 강조하고 있죠.

종장에서는 아지랑이의 이미지를 노오란 텃밭에서 나는 나비에 연결하여 강조하고 있는데요. 자신의 사랑을 텃밭을 나는 나비에 비유하고 이를 좌우로 배치해 나비가 날아가는 듯한 형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피어나는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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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는 박목월 시인의 '불국사'입니다. 이 시는 제목 그대로 불국사의 밤 풍경을 간결하게 묘사하고 있는데요 시인이 어떻게 불국사의 밤 품경을 묘사하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흰 달빛

자하문

 

달안개

물소리

 

대웅전

큰 보살

 

바람 소리

솔 소리

 

범영루

뜬 그림자

 

흐는히

젖는데

 

흰 달빛

자하문

 

바람 소리

물소리

 

-박목월, 「불국사」


매우 간결하게 명사로만 종결하여 소재를 나열하며 불국사의 고즈넉한 정취를 그려내고 있는 이 시는 1~2연에서 불국사 외부를 3~6연에서 불국사 내부를 7~8연에서는 불국사의 외부를 한편의 동양화와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달이 뜬 밤에 불국사에서 자하문과 대웅전, 범영루를 보는데요. 이를 자연친화적 소재에 연결하고 시각적이미지와 청각적이미지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간결하면서도 자연적인 느낌으로 동화화적인 느낌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죠.

 

또한 두 개의 시행이 하나의 연을 구성하는 틀을 가지고 이 틀이 반복되며 리듬감을 드러내고 있습브니다.

 

그리고 행을 모두 명사로 끝내서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이 시는 '불국사의 고즈넉한 정취'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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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리진 시인의 '구부정 소나무'입니다. 시인은 '구부정한 모양의 소나무'를 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데요. 시인이 무엇은 생각하고 거기에서 어떤 느낌을 받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숲의 먼 끝에 한 그루 외따로

구부정 소나무가 서 있다

로씨야 땅에서 보기 드문

구부정 소나무가 서 있다

 

그 곁을 지날 때면 언제나

가만히 눈물을 머금는다

저도 몰래 주먹을 쥔다

가슴이 소리 없이 외친다

 

멀리서 아끼는 사랑이

얼마나 애틋한지 아느냐

길 떠난 아들을 잊지 마라

구부정 소나무의 내 나라

 

- 리진, 「구부정 소나무」


시의 처음에서 숲의 먼 끝에서 한 그루 외따로 서 있는 구부정 소나무가 제시됩니다.

로씨야 땅(러시아 땅)에서 보기 드문 구부정 소나무. 그 소나무를 보면서 화자는 동질감과 함께 고향을 떠올립니다. 화자가 동질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 소나무도 한 그루 외따로 있기 때문이고 고향을 떠올리는 이유는 러시아 땅에서 보기 힘든 그 구부정 소나무는 고향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이기 때문입니다.(시인은 북한 출신으로 러시아 유학 중 망명한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 소나무를 보면 떠나온 고향이 생각나는 것이죠.

그래서 화자는 그 소나무 곁을 지날 때 언제나 눈물을 머금습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면서 슬퍼지는 것이죠(북...북한 주민들의 사정을 보면 그럴만도 하죠?). 그리고 분노를 느낍니다.(북한 사정을 보면 화날만도 하죠?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화자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그리고 답답함을 표현합니다(역설법을 통해 강조)

그리고 떠나 온 조국에 대한 애틋함을 강조하며 구부정 소나무를 통해 조국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자연물을 통해 '타향에서 느끼는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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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복효근 시인의 '대숲에서 뉘우치다'입니다. 시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화자는 '대나무 숲'에서 뭔가를 뉘우치고 있는데요. 화자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 어떤 자세로 뉘우치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바람 부는 대숲에 가서

대나무에 귀를 대보라

 

둘째딸 인혜는 그 소리를 대나무 속으로 흐르는 물소리라 했다

언젠가 청진기를 대고 들었더니 정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우긴다

 

나는 저 위 댓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나는 소리가

대나무 텅 빈 속을 울려 물소리처럼 들리는 거라고 설명했다

그 뒤로 아이는 대나무에 귀를 대지 않는다

 

내가 대숲에 흐르는 수천 개의 작은 강물들을

아이에게서 빼앗아버렸다

저 지하 깊은 곳에서 하늘 푸른 곳으로 다시

아이의 작은 실핏줄에까지 이어져 흐르는

세상에 다시없는 가장 길고 맑은 실개천을 빼앗아버린 것이다

바람 부는 대숲에 가서

대나무에 귀를 대고 들어보라

 

그 푸른 물소리에 귀를 씻고 입을 헹구고

푸른 댓가지가 후려치는 회초리도 몇 대 아프게 맞으며

 

-복효근, 「대숲에서 뉘우치다」


시는 '바람부는 대숲에 가서 대나무 숲에 귀를 대보라'로 시작하는데요. 이 이유는 바로 다음 연에 제시됩니다. 바로 화자가 실수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 실수는 바로 '대나무 속에 흐르는 물소리라고 생각하고 청진기를 대고 들었더니 정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하는 딸아이의 말을 굉장히 과학적으로 설명으로 정정해준 것을 말합니다.(당시 화자는 '정말'을 행간걸침해서 의도적으로 연을 구분하고, 우긴다라고 서술하며 딸아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 딸을 대나무에 귀를 대지 않는데 이는 동심을 잃어버린 아이의 모습으로 화자는 그제서야 깨닫습니다. 자신이 아이의 순수함 그리고 그 순수함으로 느낄 수 있는 생명력을 빼앗아버린 것을 말이죠. 그래서 화자는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그리고 이제 반성하며 잃어버린 순수함을 회복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푸른 물소리에 귀를 씻고 입을 행구며 순수함을 회복하려 노력하며, 스스로의 실수를 '회초리도 몇 대 아프게 맞으며'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대숲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 공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며 행간걸침을 통해 내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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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김수영 시인의 '달나라의 장난'입니다. 이 시에서 화자는 돌아가는 팽이를 보면서 무언가를 느끼는데요. 화자가 느끼는 감정에 집중하여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팽이가 돈다

어린아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온 나는 이 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

또 한번 팽이를 돌려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

도회 안에서 쫓겨다니는 듯이 사는 나의 일이며

어느 소설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생활이며

모두 다 내던지고

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를 생각하면서

정말 속임 없는 눈으로

지금 팽이가 도는 것을 본다

그러면 팽이가 까맣게 변하여 서서 있는 것이다

누구 집을 가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는 여유가 있고

바쁘지도 않으니

마치 별세계(別世界)같이 보인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팽이 밑바닥에 끈을 돌려 매이니 이상하고

손가락 사이에 끈을 한끝 잡고 방바닥에 내어던지니

소리없이 회색빛으로 도는 것이

오래 보지 못한 달나라의 장난 같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돌면서 나를 울린다

제트기 벽화 밑의 나보다 더 뚱뚱한 주인 앞에서

나는 결코 울어야 할 사람은 아니며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가야 할 운명과 사명에 놓여 있는 이 밤에

나는 한사코 방심조차 하여서는 아니 될 터인데

팽이는 나를 비웃는 듯이 돌고 있다

비행기 프로펠러보다는 팽이가 기억이 멀고

강한 것보다는 약한 것이 더 많은 나의 착한 마음이기에

팽이는 지금 수천 년 전의 성인(聖人)과 같이

내 앞에서 돈다

생각하면 서러운 것인데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 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김수영, 「달나라의 장난」


다소 난해한 이시를 요약해보면 이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① 팽이가 도는 걸 본다

② 과거의 순수했던 시절(본질적 가치를 쫓던 시절)을 떠올린다

③ 자신이 팽이를 돌려본다

④ 세속적가치에 잡혀 본질적 가치를 쫓지 못한 자기 자신을 성찰한다.

먼저 처음은 팽이가 도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원래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화자, 다만 자신의 눈을 너무 큰 눈이라고 표현한 것에서('너무'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미 어른의 가치관 세속의 가치관을 가지고 관찰하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화자 앞에서 아이가 팽이를 돌립니다. 화자는 집주인과 이야기하는 것도 잊어버린 채 이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다시 한번 팽이를 돌려주기를 원합니다. 돌아가는 팽이의 모습에서 뭔가를 느낀 것이죠.

화자는 이제 현실의 삶을 벗어던지고 현실의 중압감을 느끼면서도 정말 순수한 눈으로 정말 속임없는 눈으로 팽이가 도는 것을 봅니다.

그러자 팽이 안에서 새로운 것이 보냅니다. '누구 집을 가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 여유가 있고 바쁘지 않은'그런 별세계같은 곳이 보입니다. 삶의 고단한 삶을 벗어던져진 그런 곳이 보인 것이죠.(혹은 다른 집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삶의 고단함을 나타낸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화자는 스스로 팽이를 돌려봅니다. 오랜만에 팽이를 잡으니 어색하지만 팽이를 돌려보니 오랬동안 달나라의 장난같이 보입니다. (이 때 달나라의 장난은 세속적 가치에서 벗어난 순수한 삶의 자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자는 팽이가 도는 것을 보면서 자신에 대해 성찰합니다. 자신은 세속적 가치에 굴복할 사람이 아니며 스스로 원하는 가치를 위해 나아가야할 사람인데 그러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죠.

 

그러면서 화자는 팽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에 대해 깨닫고 느낍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을 다잡습니다. 그리고 '팽이가 돈다'를 반복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그렇게 이 시는 돌아가는 팽이를 보며 '자신에 대한 성찰과 세속적 가치에서 벗어난 순수한 삶의 자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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