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시는 장석남 시인의 '수묵정원9 - 번짐'입니다. 제목의 '수묵정원9 - 번짐'은 이 시가 수묵화의 번짐 기법을 이용해 시인의 의도를 나타내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먹의 번짐의 기법을 이용해 그리는 수묵화 기법으로 시인이 어떤 의도를 드러내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도록 합시다.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번 — 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 채 번져서
봄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
-장석남, 「수묵 정원 9-번짐」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이 시는 먹의 번짐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수묵화의 기법을 활용해 화자가 바라는 소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상은 '번짐,'이 반복되면서 전개되는 데요. 화자는 목련꽃, 여름, 꽃, 열매, 가을 등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번짐을 나타내기도 삶과 죽음의 관념적인 대상을 통해 번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의 관계들을 화자는 번짐과 같이 관계를 맻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에서 말하는 '목련꽃이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여름이 번져 가을이 되는 것', '너와 나의 번짐', '꽃과 열매', '삶과 죽음', '산기슭과 봄나비' 등을 통해 모든 것이 번짐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서히 스며들며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형상화를 통해 계절의 변화, 인간 간의 관계 맺음, 인간과 자연의 조화 등 여러 존재가 서로에게 스며들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이 시는 '번짐으로 이루는 조화로운 세계에 대한 소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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