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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생명"은 자연물의 모습을 통해 생명의 속성과 화자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화자가 생각하는 생명의 속성과 추구하는 삶의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벌거벗고 언 땅에 꽂혀 자라는

초록의 겨울 보리,

생명의 어머니도 먼 곳

추운 몸으로 왔다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온다

버려지고 피 흘리면서 온다

 

겨울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도날로 제 몸을 다듬는다

잎은 떨어져 먼 날의 섭리에 불려 가고

줄기는 이렇듯이

충전 부싯돌임을 보라

 

금 가고 일그러진 걸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상한 살을 헤집고 입 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열두 대문 다 지나온 추위로

하얗게 드러눕는

함박눈 눈송이로 온다

 

-김남조, 「생명」


시는 처음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라는 표현으로 시작됩니다. 이는 생명은 고통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는 화자의 인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후 자연물을 통해 고통을 감내하며 또 다른 생성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생명과 같은 속성을 지닌 '진실'을 통해 다시 한 번 고통을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이 후 고통과 아픔을 지닌 대상에게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는 삶의 자세에 대해 말하며 다시 한번 고통 속에서도 함박눈으로 오는 생명에 대해 말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화자는 생명과 삶의 진실을 모두 고통을 동반할 수 밖에 없으며 이 고통을 감내하며 또 다른 생성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반복법과 형상화의 방식을 활용하여 내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작품에 쓰인 표현법과 시구의 의미를 확인하고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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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백록담"은 민족의 정기가 서린 백록담을 찾아 한라산을 오르며 한라산의 풍경과 그에 따른 화자의 정서를 형상화한 시입니다. 화자가 한라산의 정상인 백록담에 이르기 까지의 과정과 정서를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1

절정(絶頂)에 가까울수록 뻐꾹채꽃 키가 점점 소모(消耗)된다. 한 마루 오르면 허리가 슬어지고 다시 한 마루 우에서 모가지가 없고 나종에는 얼굴만 갸웃 내다본다. 화문(花紋)처럼 판(版) 박힌다. 바람이 차기가 함경도 끝과 맞서는 데서 뻐꾹채 키는 아주 없어지고도 팔월 한철엔 흩어진 성신(星辰)처럼 난만(爛漫)하다. 산 그림자 어둑어둑하면 그러지 않아도 뻐꾹채 꽃밭에서 별들이 켜든다. 제자리에서 별이 옮긴다. 나는 여기서 기진했다.

 

2

암고란(巖古蘭), 환약(丸藥)같이 어여쁜 열매로 목을 축이고 살아 일어섰다.

 

3

백화(白樺) 옆에서 백화가 촉루(髑髏)*가 되기까지 산다. 내가 죽어 백화처럼 흴 것이 숭없지* 않다.

 

4

귀신도 쓸쓸하여 살지 않는 한 모롱이, 도체비꽃이 낮에도 혼자 무서워 파랗게 질린다.

 

5

바야흐로 해발 육천 척 위에서 마소가 사람을 대수롭게 아니 여기고 산다. 말이 말끼리, 소가 소끼리 망아지가 어미 소를, 송아지가 어미 말을, 따르다가 이내 헤어진다.

 

6

첫 새끼를 낳느라고 암소가 몹시 혼이 났다. 얼결에 산길 백 리를 돌아 서귀포로 달아났다. 물도 마르기 전에 어미를 여읜 송아지는 움매애 움매애 울었다. 말을 보고도 등산객을 보고도 마구 매어 달렸다. 우리 새끼들도 모색(毛色)이 다른 어미한테 맡길 것을 나는 울었다.

 

7

풍란(風蘭)이 풍기는 향기, 꾀꼬리 서로 부르는 소리, ㉠제주 휘파람새 휘파람 부는 소리, 돌에 물이 따로 구르는 소리, 먼 데서 바다가 구길 때 솨아 솨아 솔 소리, 물푸레 동백 떡갈나무 속에서 나는 길을 잘못 들었다가 다시 칡넌출 긔여간 흰 돌바기* 고부랑길로 나섰다. 문득 마주친 아롱점말이 피하지 않는다.

 

8

고비고사리 더덕순 도라지꽃 취 삿갓나물 대풀 석용(石茸) 별과 같은 방울을 달은 고산 식물을 새기며 취(醉)하며 자며 한다. 백록담 조찰한 물을 그리어 산맥 우에서 짓는 행렬이 구름보다 장엄하다. 소나기 놋낫* 맞으며 무지개에 말리우며 궁둥이에 꽃물 이겨 붙인 채로 살이 붓는다.

 

9

가재도 긔지 않는 백록담 푸른 물에 하늘이 돈다. 불구(不具)에 가깝도록 고단한 나의 다리를 돌아 소가 갔다. 쫓겨 온 실구름 일말(一抹)에도 백록담은 흐리운다. 나의 얼굴에 한나절 포긴 백록담은 쓸쓸하다. 나는 깨다 졸다 기도(祈禱)조차 잊었더니라.

 

- 정지용, 「백록담」

 

*촉루: 해골.

*흰 돌바기: 흰 돌 박힌.

*숭없지: 말이나 행동 따위가 불쾌할 정도로 흉하지.

*놋낫: 빗발이 굵고 곧게 뻗치며 내리쏟아지는 모양.


이 시는 산문시로 민족의 정기가 서린 백록담에 오르기 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1연에서는 화자의 장소이동과 함께 시간의 흐름이 드러나며 절정에 가까이 화서 기진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2연은 1연의 긴호흡과 다르게 짧은 호흡으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일어나는 화자의 모습을 그리며 3연과 4연에서는 각각 자작나무를 보고 도체비꽃을 보며 이들을 의인화해 자연에 대한 친근감을 드러냅니다.

 

5연~6연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펼처집니다. 해발 육천 척 위에서 만소를 만난 화자는 각자 있는 마소들에게서 그리고 어미를 여읜 송아지가 모샋이 다른 어미(털색깔이 다른 어미 즉, 친 혈육이 아닌 대상)에게 맡겨지는 것을 보고 슬픔을 느낍니다.(이는 시대 상황과 연관되어 우리 민족의 현실을 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7연~8년에서는 한라산의 아름다운 풍경, 동물들이 ㅇ러 식물을 취하며 살아가는 것을 보며 다시 백록담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9연에서 정말 맑고 깨끗한 백록담에 도달하여 몰아의 경지를 느끼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때 9연에서 화자의 쓸쓸함과 깨다 졸다 기도마져 잊었더니라라는 표현이 아오는 데 이를 구체적으로 해석하려면 당시 시대상황에 대한 정확한 <보기>가 나와야하니 일단은 있는 그대로를 보고 문제를 풀 때 <보기>가 나오면 이를 해석 기준으로 삼아서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한라산의 아름다운 경치와 백록담에서 느끼는 신비로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서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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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배울 시의 제목은 '들국'입니다. 이 시에서는 들판에 피어있는 '들국'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데요. 들국에서 발견한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 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 가고

저 달 금방 져 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 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김용택, 「들국」


시의 마지막에 보면 '서리 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란 구절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화자는 가을이 깊어가도록 서리를 맞으며 들판에 피어 있는 들국의 모습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오기만을 부질없이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다시 처음부터 시를 살펴보면 화자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과 대조적인 화자의 마음에 대해 표현합니다. 단풍이 고우나, 물빛이 고우나 하얀 억새꽃의 하얀 손짓이 고우나 당신이 없어서 화자는 슬플 뿐입니다.

 

그리고 님이 없는 상태의 암담하고 막막한 심정을 드러낸 후 마지막에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들국의 모습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오기만을 부질없이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임에 대한 그리움과 막막한 기다림'을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자연물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반복을 통해 효율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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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다리 저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제목 그대로 '다리 저는 사람'을 관찰하며 그의 활발한 걸음걸이와 못 걷는 다리 하나를 위해 온 몸이 다리 가 되는 모습에 주목하여 시상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화자가 관찰한 다리 저는 사람의 모습은 어떤지를 보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꼿꼿하게 걷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춤추는 사람처럼 보였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그는 앉았다 일어서듯 다리를 구부렸고

그때마다 윗몸은 반쯤 쓰러졌다 일어났다.

그 요란하고 기이한 걸음을

지하철 역사가 적막해지도록 조용하게 걸었다.

어깨에 매달린 가방도

함께 소리 죽여 힘차게 흔들렸다.

못 걷는 다리 하나를 위하여

온몸이 다리가 되어 흔들어 주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기둥이 되어 우람하게 서 있는데

그 빽빽한 기둥 사이를

그만 홀로 팔랑팔랑 지나가고 있었다.

 

-김기택, 「다리 저는 사람」


시의 처음부터 화자는 '다리 저는 사람'을 다르게 인식합니다. 꼿꼿하게 걷는 수많은 사람들과 대조시켜 '춤추는 사람'처럼 보인다고 표현한 것이죠.

 

화자는 이러한 '다리 저는 사람'의 걸음을 처음에는 요란한 걸음정도로 생각합니다. 화자와 다르게 지하철의 사람들은 다리 저는 사람의 걸음을 보며 적막해집니다. 일반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일반적인지 않은 사람(다리 저는 사람)을 보는 차가운 시선을 보여주죠.

 

그래도 다리 저는 사람은 역동적으로 걸었고 어깨에 걸린 가방도 함께 힘차게 흔들렸습니다.

 

화자는 이 떄 새로운 인식을 합니다. 다리 저는 사람은 '못걷는 다리를 위해 온몸이 다리 역할을 한다고 말이죠'. 그 후 화자는 경직된 모습(기둥)의 다른 사람들과 대비되어 역동적으로 걷는 걸음에 주목하며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해서 다리저는 사람의 역동적인 걸음에 대한 관찰을 통해 '대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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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연시'입니다. '연시'는 물렁하게 잘 익은 감을 이르는 말로 '홍시'와 비슷하지만 나무 위에서 자연스레 익은 홍시와 달리 인위적인 후숙과정을 거친 것을 이릅니다. 시인은 이러한 '연시'를 보며 느낀 점을 시로 나타냈는데요. 시인이 나타내는 바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여름 한낮

비름잎에

꽂힌 땡볕이

이웃 마을

돌담 위

연시(軟柹)로 익다

한쪽 볼

서리에 묻고

깊은 잠 자다

눈 오는 어느 날

깨어나

제상(祭床) 아래

심지 머금은

종발*로 빛나다.

 

-박용래, 「연시」

 

* 종발 : 중발보다는 작고, 종지보다는 조금 넓고 평평한 그릇.


시의 처음에서는 풋과일이던 감이 한여름 땡볕 속에서 익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땡볕은 연시와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연시를 성숙시켜주는 대상으로 이를 통해 감은 익어갑니다. 이후 시간이 시나 연시는 한쪽 볼을 서리에 묻고 깊은 잠을 잡니다. 이 자연 속에서 연시는 또 다시 성숙하는 것이죠. (이때 연시가 잠을 자고 깨어난다는 표현을 통해 대상에 인격을 부여하여 성숙이라는 시적 의미를 형상화합니다.) 그리고 다시 눈오는 날 깨어나(눈 속에서 꺼내지는 것을 의인화하여 표현한 것) 제사상 위에 올라 빛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화자는 풋과일이었던 감이 연시로 성숙하며 제상 아래 놓이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해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진행되는 자연의 오묘한 조화와 인간과 자연의 만남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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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국수'입니다. 이 시는 말 그대로 우리가 흔히 먹는 '국수'라는 음식을 말하며 흔하게 먹는만큼 사람들 가까이 있고 그만큼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아온 국수를 통해 단지 '음식'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공동체의 기억을 보여줍니다.

 

그럼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 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늬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 옆 은댕이 예데가리밭에서

하로밤 뽀오얀 흰 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배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배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사발에 그득히 사리워 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녯적 큰마니가

또 그 짚등색이에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 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녯적 큰아버지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스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백석, 「국수」


시에서 화자는 눈이 많이 내린 겨울을 배경으로 추운 날 사람들의 속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국수에 대해 말하며 유년시절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국수를 보면 유년 시절의 행복한 기억이 떠오르는 거지요.(가난한 엄매라고 하지만 가난으로 인해 힘들어하진 않습니다)

 

그렇게 온 국수. 이제 국수를 말하며 부엌의 모습을 말하고 아득한 옜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왔다고 말하며 오랜세월 같은 방식으로 만든 음식(국수)를 통해 조상들의 세월을 떠올리며 그 세월들과 합쳐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후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통해 국수를 통해 가족 공동체가 합쳐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반복으로 국수의 이미지를 강조하며 국수와 연관된 음식과 분위기를 나열하여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을 주는 국수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이 시는 국수를 먹는 행동을 통해 가족과 이웃으로 구성된 공동체와 합일되며, 오랜 세월 동안 같은 방식으로 만든 음식을 함께 먹어 온 조상들의 세월과 합쳐지는 경험을 보여줍니다. 이 시에서 국수는 단순한 음식이 '공동체의 행복한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그러한 매게체'인 셈입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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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친구'에서는 '이야기 시'의 형식으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전당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시'에서는 시적 화자가 만난 인물들의 사건이 단편적으로 제시되는 데요 제시되는 이야기의 모습을 보며 화자가 어떠한 말을 하려는지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니다.


작문 시간에 늘 칭찬을 듣던

점백이라는 애는 남양 홍씨네 산지기 자식.

협동조합 정미소에 다녀

마루 없는 토담집을 마련했단다.

 

봉당 멍석에까지 날아오는 밀겨.

십 년 만에 만나는 나를 잡고 친구는

생오이와 막소주를 내고

아내를 시켜 틀국수를 삶았다.

처녀처럼 말을 더듬는 친구의 아내.

 

나는 그녀의 아버지를 안다.

자전거를 타고 술 배달을 하던

다부지고 신명 많던 그를 안다.

몰매 맞아 죽어 묻힌 느티나무 밑

뫼꽃 덩굴이 덮이던 그 돌더미도 안다.

 

그래서 너는 부끄러운가, 너의 아내가.

그녀를 닮아 숫기 없는 삼 학년짜리 큰자식이.

부엌 앞의 지게와 투박한 물동이가.

 

친구여, 곳집* 뒤 솔나무 밭은 이제

나 혼자도 갈 수 있다.

나의 삼촌과 친구들이 송탄을 굽던 곳, 친구여.

밀겨와 방아 소리에 우리는 더욱 취해

어깨를 끼고 장거리로 나온다.

친구여, 그래서 부끄러운가.

 

-신경림, 「친구」

 

* 곳집: 상여와 그에 딸린 여러 도구를 넣어 두는 초막.


1연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근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릴 적 작문 시간에 늘 칭찬을 듣던 산지기의 자식 점백이는 커서 자신의 재능(작문-문학)과 전혀 관계없는 협동조합 정미소에 다니고 있으며 마루 없는 토담집을 마련했습니다. 자신의 재능에 맞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가족의 가난을 물려받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당시 가난한 소시민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십 년 만에 만난 화자를 감고 생오이와 막소주를 내오는 잠백이 그의 집은 붕당 멍석에까지 밀겨가 날아올 정도로 좋지 않은 환경입니다. 화자는 구체적인 생활상을 통해 가난한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점백이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의 아내는 처녀처럼 말을 더듬습니다.(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있죠.)

 

3연에서는 점백이 아내의 아버지에 대한 회상이 펼쳐집니다. '다부지고 신명이 많던 그'라고 표현되며 화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사람이지만 점백이 아내의 아버지는 몰매를 맞아 죽어버리는 비극을 당한 사람입니다. 점백이 아내 집안에 개인적인 비극사가 있는 것이죠.(이 사연에 대해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우리 민족의 비극으로 확대하려면 <보기>에서 추가적인 이야기가 제시되어야 합니다)

 

4연에서 화자는 친구에게 묻습니다. 아내가 그녀를 닮은 큰자식이 가난한 현실이 부끄럽냐고 말입니다.(이는 이런것들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위로입니다)

 

그리고 5연에서 예전에 함께 했던 기억에 장소에 대해 말하며 그 때의 추억을 말합니다. 그리고 추억을 말하며 화자와 친구는 더욱 취하며 어깨를 끼고 장거리로 나옵니다. 서로 유대감을 떠올리며 현실의 아픔을 어느정도 극복하려는 모습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합니다.

 

"친구여, 그래서 부끄러운가" 이는 4연에서 말한 부끄러운가가 반복된 것으로 결코 지금 친구에게 아픔이 된 것들이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는 위로로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이 시는 친구와의 이야기를 통해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친구의 부끄러움과 그에 대한 충고와 위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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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신라의 무명 시인 지귀'는 '지귀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귀설화에 대해 아는 것이 좋은데요. 지귀설화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신라의 선덕여왕 시대, 천한 신분으로 선덕 여왕을 사모하던 지귀는 불공을 드리던 여왕을 기다리다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그 사이 불공을 드리러 온 선덕 여왕이 그를 동정하여 가슴에 놓고 간 금필찌를 보고 마음에 불이 일게 되고 이 불에 의해 몸이 타올라 불귀신이 되었다.

 

이런 내용의 설화를 모티브로 해서 내용을 변용하여 시인이 말하려고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작품을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알아봅시다.


 

큰일났다. 가만히 있어도 목구멍으로

시가 술술 쏟아져 나오니.

 

천기누설이다.

 

머리에 이가 있고

거북 등처럼 손이 튼 계집애가

제 짝이라는 것을

누군 모르랴.

 

그런데 감히 여왕을 사모함은

전생에 지은 이 무슨 아름다운 업보인가.

 

세상에 못 맺을 사랑이란 없다는 것을

떠꺼머리, 너는 무엄하게도 알아 버렸구나.

 

길 비켜라.

사랑이 사랑을 찾아간다.

이 준엄한 힘 앞에

세상의 지위쯤은 한낱 재미에 불과하리.

 

지금은 오후 두 시,

그대의 선덕은 이미 온몸이 흔들려

다보탑 아래 깜박 잠든 지귀에게 가 있느니

 

지귀여, 지귀여, 사랑하는 지귀여

네 가슴에 던진 선덕의 금팔찌에

큰 불이 일어

다보탑 석가탑 다 태우고

신라땅 모든 사슬 끊어 버려라.

 

-문정희, 「신라의 무명 시인 지귀」


네. 시의 내용을 설화의 내용과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시에서는 지귀와 선덕여왕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죠. 이런 내용의 변용을 통해 작가는 '신분의 장벽을 뛰어넘는 진실한 사랑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처음부터 '큰일났다'는 표현을 통해 독자들을 집중시킵니다. 이 큰일은 가만히 있어도 목구멍으로 시가 술술 쏟아져 나오는 것인데 천기누설이라고 까지 합니다.(이 중대한 기밀은 - 진실한 사랑의 중요성, 사랑이 신분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후 지귀와 선덕여왕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요.

 

지귀는 자신에게 신분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히 여왕을 사모하게 되죠. 이는 세상에 못맺을 사랑이란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때문에 지귀는 신분을 뛰어넘어 사랑을 이루려 하고 선덕도 역시 온몸이 흔들려 다보탑 아래 지귀에게 마음이 가 있습니다.

 

그래서 화자는 지귀를 부르며 큰 불을 일으켜 신라땅 모든 사슬을 끓어 버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지귀설화를 모티브로 해서 이 시는 '신분의 제약 등 모든 것을 뛰어넘는 진실한 사랑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설화를 모티브로 한 내용의 창작, 대상을 부르는 방법으로 대상에게 집중시키는 방법, 의문의 방식으로 의미를 강조하는 방법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표현법과 시구의 의미를 다시 파악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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