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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정일근 시인의 "그리운 곳으로 돌아보라"입니다. "돌아보라"라는 명령형 어미의 제목은 그만큼 화자가 전달하려는 바가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화자의 현재 처지는 어떠한지, 그리고 그 현실에서 화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그리운 곳에는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있네

헐벗은 영혼들도 귀의할 안식이 있듯

상처뿐인 삶들도 돌아가 잠들 그리운 집은 있네

천상의 사랑은 이미 빗장을 풀고 달아나버려

보리밭 위로 부는 바람에도 나는 어찌할 수 없네

어제는 들판에서 잠자고 오늘은 길 위에서 눈뜨는

노숙의 세월인들 꿈이 없으랴

그 꿈 속의 비단길인들 끝이 없으랴

나는 대상에서 떨어져나온 외로운 쌍봉낙타

취하지 않고서는 건널 수 없는 도시의 불사막을

지글거리는 고통의 맨발로 걸어가네

또 그렇게 가다보면 세상의 마지막 저녁과

두고온 고향의 바닷별과 조우하려니

입 안에 풍화하는 모래가 씹히고

모래언덕 위로 붉은 달이 떠오를 때

별에다 귀를 가져다 대면, 들리네

혓속에서 잉잉거리는 세상의 첫소리와

첫사랑 현옹수 떨리는 소리까지 들리네

착한 눈동자 선한 귀로 그리운 곳으로 돌아보게

그리운 곳에는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있네

 

-정일근, 「그리운 곳으로 돌아보라」


"그리운 곳에는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있네" 이 행은 마지막에 반복되며 수미상관의 기법을 통해 의미를 강조하는데요. 그리운 곳은 '고향'으로 그곳에서 부르는 소리는 화자에게 현실을 견뎌낼 힘을 줍니다.

"천상의 사랑은 이미 빗장을 풀고 달아나버려 보리밭 위로 부는 바람에도 나는 어찌할 수 없네"라고 화자는 현실을 인식하는데요. 그만큼 화자는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어떻게 대응할 수도 없이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자신의 삶을 노숙인의 삶으로 표현하지만 "꿈이 없으랴"라는 표현을 통해 인내하며 견디는 화자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화자는 자신을 '대상에서 떨어져나온 외로운 쌍봉낙타"로 비유하여 도시의 불사막을 지글거리는 고통의 맨발로 걸어간다며 부정적 현실이지만 인내하며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후에 화자의 상상력에 의해 "두고온 고향의 별과 만나는 화자의 모습이 제시되며 이후 화자는 부정적인 상황일 때 '별'에 귀를 가져다되면 들리는 "혓속에서 잉잉거리는 세상의 첫소리와 첫사랑 현옹수(목구멍의 안쪽 끝 뒤에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민 둥스름한 살, 목젖)떨어지는 소리"를 통해 현실을 인내합니다.

 

이렇게 이 시에서는 부정적 현실에서 고독감을 느끼지만 고향과 이어지는 상상력을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드러내며 현실을 인내하는 모습이 드러납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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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김광균 시인의 '목련나무 옆에서'입니다. 이 시에서 화자는 '목련'을 보면서 누군가를 떠올립니다. 화자가 누구를 떠올리는지 그리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집중하여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사월이 돌아와 다사로운 봄볕에

목련이 꽃망울지기 시작하면

내 슬픔은 비롯하나보다.

경운동집 앞마당에

목련이 가지마다 꽃등을 달면

병석의 어머님은 방문을 열고

사월 팔일이 온 것 같다고 웃고 계셨다.

 

옛날을 꽃피우던

늙은 나무는 죽은 지 오래이고

남은 가지가 자라난 지 스물 두 해

오늘은 아침부터 바람이 불고

연약한 가지에 매어달린 목련은

떠나가는 몸짓을 한다.

 

목련이 지면 어머님은 떠나가시고

삼백 예순 날이 또 지나가겠지

아 새봄이 와서

가지마다 새싹이 움틀 때까지

나는 서서 나무가 되고 싶다.

 

-김광균, 「목련나무 옆에서」


화자가 목련을 보고 떠올리고 있는 것은 바로 '어머니'입니다. 목련이 지는 시기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목련을 보면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그럼 이제 시를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합시다.

사월이 돌아와 목련이 꽃망울지면 화자의 슬픔이 비롯된다고 하는데요. 이는 목련이 화자에게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과거 회상을 통해 아픈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립니다. 목련이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연결되어 있어 화자는 목련을 보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죠.

2연의 앞부분은 늙은 나무를 어머니로 보는 거면 어머니가 죽은 지 오래되고 남은 가지(화자)가 어머니없이 홀로 자란 지가 스물두해라고 시간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아침부터 바람이 부는데요. 바람은 목련을 지게 하는 외부적인 요소이기에 화자는 이에 신경이 쓰입니다.

화자가 이렇듯 바람이 부는 것에 신경쓰는 이유는 목련이 지면 어머님이 떠나가시기 때문인데요. 화자는 목련과 어머님을 동일시하여 표현하며 목련이 지면 어머님을 떠올릴 대상 역시 사라지기 때문에 화자는 목련이 지는 것이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리고 지나갈 날을 생각하며 새봄이 와서 가지마다 새싹이 움틀 때까지 나무가 되어 목련을 기다리고 싶다는 심정을 말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이렇듯 이 시는 목련을 통해 어머니를 떠올리며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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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박남수 시인의 소등(消燈)입니다. 소등이라는 것은 다들 알다싶이 방의 불을 끄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불을 끄는 행위를 통해 시인이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설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1

나는 불을 끈다.

꿈꾸는 시간을 위해 나는 불을 끈다.

메마른 껍질로 둘러진 현실의 울타리 안에는

한 포기 풀도 자라지 못하는 가뭄의 뜰이 있고,

불모(不毛)의 뜰에서는 뿌리도 타는 목마름과

비틀어진 가지에 마른 나뭇잎들이 보스라지고 있다.

나는 불을 끈다.

꿈꾸는 시간을 위하여 나는 불을 끈다.

 

2

불을 끈 시간의 끝에서

가뭄에 마른 현실의 시체에 꽃이 달리는

찬란한 화재(火災)를 위해 지피는 불길은

거인(巨人)처럼 치솟아 꿈 속을 밝힌다.

요원(遼遠)의 그슬린 검은 잿더미 위에서

푸른 바다가 번져가고

싱그러운 냄새가 뿜어 삼월(三月)의 뜰을 만드는

삼월의 사상(思想)을 위하여.

 

3

나는 불을 끈다.

꿈꾸는 시간을 위해 나는 지하층계를 딛고 내려간다.

가는 물줄기는 어느 샘에 뿌리를 박고

질적질적 땅을 적시고 있다.

마른 뿌리는 가는 물줄기에 주둥이를 박고

지금 목을 축이고 있다.

나는 불을 끈다.

불을 켜는 시간을 위해 나는 불을 끈다.

 

-박남수, 「소등(消燈)」


시를 읽으면 알 수 있듯이 화자는 불을 끄고 꿈꾸는 시간으로 가고 싶어합니다.

위에 언급된 것과 같이 꿈꾸는 시간을 위해 불을 끄는 화자. 여기서 "나는 불을 끈다"는 시구는 전체적으로 반복되며 화자의 의지를 강조함과 동시에 운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여기서 불은 실내등으로 볼 수 있지만 시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생명을 소멸시키는 불을 끄고자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자가 꿈꾸는 시간으로 가고자 하는 이유는 바로 제시되는데요. '메마른 껍질, 가뭄의 뜰'이라는 시어에서 알 수 있듯이 현실이 부정적이여서 화자는 꿈꾸는 시간으로 가고자 합니다.

다음 연에서는 위에서 언급된 부정적인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됩니다. 뿌리도 타는 목마름, 마른 나뭇잎 등 생명력이 부족한 부정적인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되며 화자가 불을 끄고 꿈꾸는 시간으로 가고자 하는 이유가 구체화 됩니다.

불을 끈 시간의 끝에서 화자는 꿈 속에 들어가고 그 꿈속에서는 마른 현실을 밝혀주는 불길이 치솟아 꿈속을 밝혀줍니다. 여기서의 불길은 찬란한 화재를 위해 지피는 커다란 불꽃으로 생명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밝혀진 꿈 속에서는 검은 잿더미 위에 푸른 바다가 번져가며 싱구러운 냄새를 뿜어 삼월의 뜰을 만드는데요. 푸른 바다와 삼월은 모두 생명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화자가 원하는 생명력이 넘치는 세상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3에서는 다시 현실로 들어와 화자의 생각이 드러납니다. 화자는 꿈꾸는 시간을 위해 지하층계를 딛고 내려갑니다. 그 곳에서는 '가는 물줄기'가 '어느 샘'에 뿌리를 박고 질적질적 땅을 적시고 있는데요. 여기서 '물'이 생명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가는 물줄기는 이 샘에 뿌리를 박고 땅을 질적질적 생명력을 퍼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른 줄기도 이 가는 물줄기에 주둥이를 박고 목을 축이고 있는데요.(의인법) 마른 뿌리가 가는 물줄기에 의지하고 가는 물줄기는 샘에 뿌리를 박으며 작지만 생명력을 공급해주는 희망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화자는 다시 불을 끄는데요. '이번에는 불을 켜는 시간을 위해 불을 끕니다' 역설적인 이 표현은 불을 끔으로서 생명력이 있는 꿈의 시간으로 가고 다시 불을 켰을 때 부정적인 현실이 긍정적으로 바뀌기를 바라는 화자의 모습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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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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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박두진 시인의 '낙엽송(落葉松)'입니다. 이 시는 제목 그대로 '낙엽송'을 보며 느낀 시인의 인식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시인은 낙엽송을 보며 무엇을 느끼는 지를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가지마다 파아란 하늘을

바뜰었다.

파릇한 새순이 꽃보다 고웁다.

 

청송(靑松)이래도 가을 되면,

홀 홀 낙엽(落葉) 진다 하느니,

 

봄마다 새로 젊은

자랑이 사랑웁다

 

낮에 햇볕 입고

밤에 별이 소올솔 내리는

이슬 마시고,

 

파릇한 새 순이

여름으로 자란다.

 

-박두진, 「낙엽송(落葉松)」


시의 처음은 가지마다 매달린 파릇한 새순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화자는 파릇한 새순을 파아란 하늘에 비유하며 가지바다 받들여있는 그 새순이 꽃보다 곱다고 말합니다. 특히 파릇한 새순을 꽃보다 곱다고하며 생명력을 강조합니다.

 

2연에서는 시상이 급변합니다. 이러한 청송이라도 소멸의 시간인 가을이 오면 낙엽이 되어 홀 홀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소멸을 말하는 건 사실 소멸을 말하려는 것이 아닌데요.

 

3연을 보면 다시 봄이 되서 나무에 새로 젊은 자랑이 돋아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낙엽송을 보고 느낀 시인의 인식. 즉, 소멸 이후에 생성이 이어진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소멸이 있지만 다시 생성하는 생명력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연에서 이 생명은 햇볕과 이슬을 마시며 5연의 여름으로 왕성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자연의 질서에 따라 죽음, 탄생, 성장을 반복하는 생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가을-봄-여름의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시간의 흐름에 따른 대상의 변화를 보여줌으로서 더욱 인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내용을 이해했으면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쓰인 표현법을 참고하며 시를 다시 감상한 후 학습을 마무리해 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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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사향(思鄕)입니다.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고향을 생각하는데요. 화자가 어디서부터 고향을 생각하는지(생각할 '사(思)' 시골 '향(鄕)')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고향에 대해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한 후에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눈을 가만 감으면 굽이 잦은 풀밭 길이

개울물 돌돌돌 길섶으로 흘러가고

백양 숲 사립을 가린 초집들도 보이구요.

송아지 몰고 오며 바라보던 진달래도

저녁노을처럼 산을 둘러 퍼질 것을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어질고 고운 그들 멧남새도 캐어 오리

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

감았던 그 눈을 뜨면 마음 도로 애젓하오.

-김상옥, 「사향(思鄕)」


어디서 부터 회상이 시작되는지 찾았나요? 맞습니다. 가장 처음부터 회상이 시작됩니다.

 

화자는 '눈을 감는'행위를 통해 회상을 시작하며 이후 선명한 시각적 심상과 함께 청각적 심상으로 고향에 모습을 제시합니다. 굽지 잦은 풀발 길, 흐르는 개울물, 바양 숲 사립을 가진 초가집 등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이 시각적 심상과 청각적 심상을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어떠한 시어를 읽고 그 대상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면 시각적 심상이 쓰인 것으로 보면 됩니다)

2연에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어머니의 이미지와 연관됩니다. 진달래를 저녁노을에 비유하며(직유법) 이를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인 꽃지짐까지 연결시킴니다. 이렇게해서 자연스럽게 색채 이미지가 연결되며 꽃지짐은 어머니(어마씨)를 떠올리게 하는 매게물로 역할을 하게 됩니다.

 

3연에서는 이제 마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며 멧남새(산나물)을 통해 봄을 씹는 마을의 풍경을 생각하면서 눈을 뜨먼서 회상을 끝내며 애절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이렇게 화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다양한 감각적 심상과 사투리를 사용한 토속적 정취로 표현합니다.

또한 시의 흐름을 볼 때 처음에 현재에서 시작해 과거 고향을 생각하고 현재로 돌아오는 '현재-과거-현재'의 역순행적 구성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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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에 다룰 작품은 신석정 시인의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입니다. 제목에서 드러나 듯 이 시는 '그 먼 나라'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요. 시인이 묻는 '그 먼 나라'는 어떤 공간이지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대(森林帶)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야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 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세요.

그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 까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오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똑 따지 않으시렵니까?

 

-신석정,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시는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로 시작되며 이 연은 5, 8연에서도 반복되며 시적 분위기를 강조합니다.(그리고 이 질문을 기점으로 시가 세 부분으로 나뉘는 구조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자에게 그 먼나라가 어떤 나라인 궁금증을 자아내게 합니다.(읽는 이를 집중시키는 효과)

 

1~3연에서 묘사되는 그 먼 나라는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야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놓고 뛰어다니는" 고요하고 아름다우며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계입니다. 이런 세계를 묘사함으로써 화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향에 대한 갈명을 드러내는 데요. 이러한 먼 나라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곳'으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때타지 않은 순수한 공간임을 알 수 있습니다.

 

5~7연에서는 먼 나라의 목가적 풍경이 제시되며 순수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어린 양을 통해 화자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세계에 대한 소망을 드러냅니다. 그러면서도 '먼 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온다고'하며 이러한 이상향에 가지 못하는 화자의 슬픔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8~10연에서는 평화로운 세계의 모습을 묘사하며 풍요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먼 나라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어머니에게 그 곳에서 함께 생활하자는 부탁을 통해 풍요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화자는 이상세계에 대한 소망과 그리움을 드러내며 '이상 세계에 대한 소망과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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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살얼음 아래 같은데2-생가(生家)'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물가의 살얼음 아래에 있는 물고기 떼를 본 화자가 자신의 유년 시절의 생가(生家)를 회상하며 그 때의 감정을 나타내는 데요. 화자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겨울 아침 언 길을 걸어

물가에 이르렀다

나와 물고기 사이

창이 하나 생겼다

물고기네 지붕을 튼 살얼음의 창

투명한 창 아래

물고기네 방이 한눈에 훤했다

나의 생가 같았다

창으로 나를 보고

생가의 식구들이

나를 못 알아보고

사방 쪽방으로 흩어졌다

젖을 갓 뗀 어린것들은

찬 마루서 그냥저냥 그네끼리 놀고

어미들은

물속 쌓인 돌과 돌 그 틈새로

그걸 깊은 데라고

그걸 가장 깊은 속이라고 떼로 들어가

나를 못 알아보고

무슨 급한 궁리를 하느라

그 비좁은 구석방에 빼곡히 서서

마음아, 너도 아직 이 생가에 살고 있는가

시린 물속 시린 물고기의 눈을 달고

 

-문태준, 「살얼음 아래 같은 데 2-생가(生家)」


선술한 것과 같이 성년이 된 화자는 물가의 투명한 살얼음 밑으로 보이는 물고기들을 보며 '물고기네 방'으로 빗대어 표현하며 이를 유년시절의 '생가(生家)'와 같다고 여깁니다. 그리고 물고기 떼의 모습을 보며 생가에서 살던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이렇게 화자는 '물고기네 방'와 '물고기 떼'를 통해 자신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의 생가, 가족과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며 마지막에 '마음아, 너도 아직 이 생가에 살고 있는가'라며 유년 시절의 추억이 아직 화자의 마음 속에 남아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치의 표현으로 '시린 물속 시린 물고기의 눈'으로 시를 마무리해 화자의 마음을 촉각적심상과 감정이입으로 표현하면서 여운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물고기를 보며 떠올린 유년 시절의 추억과 서글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를 물고기 방과 같은 빗대는 방식을 통해 물고기 떼를 보고 생가를 떠올리는 것으로 인상깊게 표현하고 있으며, 마지막 '시린 물속 시린 물고기의 눈'으로 도치의 방법으로 마무리해 여운을 주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 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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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작품은 '속리산에서'입니다. 제목 그대로 이 작품은 '속리산'을 오르며 느낀 삶의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요. 화자가 느낀 삶의 태도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가파른 비탈만이

순결한 싸움터라고 여겨온 나에게

속리산은 순하디순한 길을 열어 보였다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

평평한 길은 가도 가도 제자리 같았다

아직 높이에 대한 선망을 가진 나에게

세속을 벗어나도

세속의 습관은 남아있는 나에게

산은 어깨를 낮추며 이렇게 속삭였다

산을 오르고 있지만

내가 넘는 건 정작 산이 아니라

산 속에 갇힌 시간일 거라고,

오히려 산 아래서 밥을 끓여 먹고 살던

그 하루하루가

더 가파른 고비였을 거라고,

속리산은

단숨에 오를 수도 있는 높이를

길게 길게 늘여서 내 앞에 펼쳐주었다.

 

-나희덕, 「속리산에서」


시의 처음에서 화자의 기존의 인식이 드러납니다. '가파른 비탈만이 순결한 싸움터라고 여기는' 그런 화자의 태도는 경쟁이 당연한 경쟁해서 앞장서서 나가는 것이 당연한 그런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나'에게 속리산은 새로운 삶의 자세를 알려줍니다. 경쟁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순하디순한 길 즉,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살아가는 자세를 말이죠. 이렇게 해서 이 시는 속리산을 의인화해서 경쟁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삶의 자세를 말해줍니다. 아직도 경쟁하는 삶의 태도를 버리지 못한 화자지만 산은 어깨를 낮추며 계속해서 속삭여줍니다.

 

"더 높이 오르는 삶보다 더 깊이 들어가는 삶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말이죠.

 

이렇게 이 시는 산을 의인화해서 "스스로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주변을 둘려보며 천천히 살아가는 자세"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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