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작품은 복효근 시인의 '대숲에서 뉘우치다'입니다. 시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화자는 '대나무 숲'에서 뭔가를 뉘우치고 있는데요. 화자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 어떤 자세로 뉘우치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바람 부는 대숲에 가서
대나무에 귀를 대보라
둘째딸 인혜는 그 소리를 대나무 속으로 흐르는 물소리라 했다
언젠가 청진기를 대고 들었더니 정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우긴다
나는 저 위 댓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나는 소리가
대나무 텅 빈 속을 울려 물소리처럼 들리는 거라고 설명했다
그 뒤로 아이는 대나무에 귀를 대지 않는다
내가 대숲에 흐르는 수천 개의 작은 강물들을
아이에게서 빼앗아버렸다
저 지하 깊은 곳에서 하늘 푸른 곳으로 다시
아이의 작은 실핏줄에까지 이어져 흐르는
세상에 다시없는 가장 길고 맑은 실개천을 빼앗아버린 것이다
바람 부는 대숲에 가서
대나무에 귀를 대고 들어보라
그 푸른 물소리에 귀를 씻고 입을 헹구고
푸른 댓가지가 후려치는 회초리도 몇 대 아프게 맞으며
-복효근, 「대숲에서 뉘우치다」
시는 '바람부는 대숲에 가서 대나무 숲에 귀를 대보라'로 시작하는데요. 이 이유는 바로 다음 연에 제시됩니다. 바로 화자가 실수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 실수는 바로 '대나무 속에 흐르는 물소리라고 생각하고 청진기를 대고 들었더니 정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하는 딸아이의 말을 굉장히 과학적으로 설명으로 정정해준 것을 말합니다.(당시 화자는 '정말'을 행간걸침해서 의도적으로 연을 구분하고, 우긴다라고 서술하며 딸아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 딸을 대나무에 귀를 대지 않는데 이는 동심을 잃어버린 아이의 모습으로 화자는 그제서야 깨닫습니다. 자신이 아이의 순수함 그리고 그 순수함으로 느낄 수 있는 생명력을 빼앗아버린 것을 말이죠. 그래서 화자는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그리고 이제 반성하며 잃어버린 순수함을 회복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푸른 물소리에 귀를 씻고 입을 행구며 순수함을 회복하려 노력하며, 스스로의 실수를 '회초리도 몇 대 아프게 맞으며'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대숲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 공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며 행간걸침을 통해 내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https://blog.kakaocdn.net/dn/cLtVNl/btsKf6WzLoD/MXpC6DnzqAyKQoP2tHzyRK/img.jpg)
![](https://blog.kakaocdn.net/dn/biYp2l/btsKgCAHWE0/dzS9KP6u044qAVN8HbaXA0/img.jpg)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시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국사 - 박목월,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0) | 2024.11.01 |
---|---|
구부정 소나무 - 리진,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0) | 2024.10.25 |
달나라의 장난 - 김수영,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0) | 2024.10.22 |
그리운 곳으로 돌아보라 - 정일근,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1) | 2024.10.16 |
목련나무 옆에서 - 김광균,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0) | 2024.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