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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원지방을 여행하다

어린아이를 봤다. 나는

고생의 흔적이 있는 그 아이를

보며 측은함을 느꼈다.

 

 

시인이 말하고자하는 것은 위와 같습니다. 이 시는 특이하게 화자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버스 안에서 어린 계집아이를 관찰하며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그래서 이야기 시라고 하지요) 차가운 아침에 텅 빈 버스안에 혼자 있던 화자의 눈에 띤 '나이 어린 계집 아이' 홀로 이른 아침 버스에 오르는 그 아이는 진한 초록색의 새 저고리를 입고 있지만 손등이 터져있습니다. 창밖에서 배웅하는 주재소장같은 어른과 어린아이 둘이 있고 차에탄 나이 어린 계집아이는 흐느끼며 웁니다. 나는 그 정서에 공감하며 눈물을 닦다가 짐작합니다. 저 아이가 몇 해고 내지인 주재소장 집에서 고생했을 것이라고......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시인은

화자를 객체화한 표현을 썼습니다.

12행을 보면 화자 자신(텅빈 버스 안에 있는 것은 어린 계집 아이와 화자 밖에 없습니다)을 '어느 한 사람'이라고 표현하여 객체화시킵니다. 이를 통해 감정이 주관적으로 흘러 넘치는 것을 막음과 동시에 자신을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 만들어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주재소장 집에서 고생해야 했던 어린 계집의 삶에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그리하여 대상에 대해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이야기 구조를 가진 시를 쓴 것이죠. 이제 본문을 읽고 이를 학습해 보도록 합시다:)


차디찬 아침인데

묘향산행 승합자동차는 텅 하니 비어서

나이 어린 계집아이 하나가 오른다

옛말속같이 진진초록 새 저고리를 입고

손잔등이 밭고랑처럼 몹시도 터졌다

계집아이는 자성(慈城)으로 간다고 하는데

자성은 예서 삼백오십 리 묘향산 백오십 리

묘향산 어디메서 삼촌이 산다고 한다

새하얗게 얼은 자동차 유리창 밖에

내지인 주재소장 같은 어른과 어린아이 둘이 내임*을 낸다

계집아이는 운다 느끼며 운다

텅 비인 차 안 한구석에서 어느 한 사람도 눈을 씻는다

계집아이는 몇 해고 내지인 주재소장 집에서

밥을 짓고 걸레를 치고 아이보개를 하면서

이렇게 추운 아침에도 손이 꽁꽁 얼어서

찬물에 걸레를 쳤을 것이다

 

 

- 백석,「팔원(八院)-서행시초(西行詩抄) 3」


이제 전문해석을 읽고 학습을 마무리 해보도록 합시다:)

아. 여기서 혼동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과연 이 시에서 내지인 주재소장같은 어른과 어린아이 둘은 부정적인 대상일까요? 아닐까요?

정답은 아닙니다. 차디찬 이른 아침에 자기 집에서 살림을 하던 사람을 보내며 배웅해주는 대상이 과연 부정적인 인물일까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이나 주재소장의 어감이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시에서의 상황만 보면 우리 민족을 핍박하는 인물로 보기는 힘듭니다. 이점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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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일어설 힘을 가진 존재이다.

지금의 어려움도 결국 이겨내고

꽃을 피울 것이다.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나무를 의인화하여 시를 통해 표현화 하고 있고요.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이 시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시인의 기본을 드러내는 데 시인은 '나무'를 스스로의 힘으로 시련을 견디며 생명의 결실을 맺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련을 겪을 수 있죠.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요.(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대비 안하고 있다가 맞으면 훅가잖아요?ㅎㅎ).

나무도 처음엔 그렇습니다. 외부의 시련에 '대가리를 쳐들고 있지만' 무방비기 때문에 현실의 억압에 굴종하게 되죠.(벌받는 자세, 벌받는 몸, 벌받은 목숨) 하지만 나무는 힘을 가진 존재잖습니까?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생각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이때부터 반전이 시작되죠. 버티면서 막 밀고 올라갑니다. 막요!! 그리고 싹을 틔우기 위한 인고의 과정을 거친 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웁니다. 그래서 겨울을 견디고 봄을 맞이하는 것이죠.

이를 당시 시대사항과 연관시켜보면

군사독재를 이겨내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에 나오는 4월은 4.19혁명과 연관하여 생각할 수 있는거죠:) 시를 볼 때는 <보기>가 없다면 그냥 시 그 자체로 보길 바랍니다:) 문제에서 <보기>를 주고 70~80년대 독재 상황과 연관시키면 이렇게 해석하세요:)

이런 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1. 나무를 의인화하여 표현하였습니다.

: 나무가 겨울을 견디고 꽃을 피우는 모습을 의인화하여 표현해 주체적인 존재로 표현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몰입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독자가 나무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2. 유사한 시구의 반복과 변주로 운율을 형성했습니다.

: 반복은 시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의미강조'와 '운율형성'을 해주기 때문이죠. 시인은 유사한 시구의 반복과 변주로 부정적인 상황을 강조하기도 시련을 이겨내는 힘을 강조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참고해서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 해보도록 합시다:)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13도

영하 20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 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받은 몸으로, 벌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5도 영상 13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 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 피는 나무이다

 

 

- 황지우,「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다 읽었으면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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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고통과 시련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우리는 이를 받아들이면서

삶의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상한 영혼을 위하여'에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위의 말과 같습니다.

누구나 삶에서 고통을 겪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힘이 있으니 이를 고통으로 여기지말고 이겨내서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자. 라는 말이죠. 시인은 이를 위해서 상한 영혼이라는 관념적(눈에 보이지 않은 정신적인 것)인 대상'상한 갈대'와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로 형상화하여 시상을 전개합니다.

밑둥이 잘리더라도 새순은 돋고, 뿌리가 없어도 물이 고이면 꽃은 핀다며, 이 세상 어디에든 희망은 있고 이 세상 어디에든 영원한 고통은 없으니 이를 이겨내자고 말입니다. 그렇게 고통과 설움의 땅을 넘어 뿌리깊은 벌판에 서자고요.

이러한 시인의 생각을 강조하기 위해서 시인은

1. 형상화의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형상화란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위에서 언급한 갈대와 부평초가 이에 해당합니다. 형상화의 기법은 주로 상징과 비유, 시각적 이미지를 사용해서 이루어집니다.

2. 대구법을 통해 유사한 시구를 반복함으로써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대구법은 유사한 문장구조를 가진 문장을 병치하여 의미를 강조하고 운율을 형성하는 기법입니다. 시인은 대구법을 많이 활용함으로써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를 강조하고 운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아래 전문해석에 표시된 부분 참조)

3. 청유형 어미('-자')로 문장을 끝맺는 것을 반복하여 자신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어의 종결어미 중 청유형 어미는 '다른 사람이 말하는 사람과 함께 행동하는 것을 요구'하는 종결법입니다.( 예. 우리 청소하자 - 듣는 사람이 함께 청소할 것을 요구) 화자는 이러한 청유형 어미로 문장을 끝내는 것을 반복함으로써 독자도 화자의 가치에 맞추어 함께 할 것을 요구하며 공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반복되니 운율도 형성하고 있죠.

그럼 위의 내용을 참고로 전문을 읽어본 후 전문해석을 통해 잘 읽었는지 확인하도록 합시다 :)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잘 읽어보셨나요?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확인해보도록 합시다 :)

그럼 오늘 학습은 여기까지입니다 :) 긴글 읽어주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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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언제나 은총의 돌층계 어디쯤이다. 사랑도 매양 섭리의 자갈밭의 어디쯤이다."라는 구절로 유명한 설일을 쓴 작가 김남조 시인의 시 설목입니다. 대상에 대한 굳건한 사랑을 노래한 점이 바로 이 시인의 특징인데요. 김남조 작가의 시 설목 지금부터 해설을 읽고 학습해 봅시다:)


화자는 이미 이별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대를 위한 사랑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누구도 모르는 산등성에 한 그루 설목). 그대와 이별한 그 가을 나는 그대가 나를 미워하더라도 내 옆에 있어주기를 소망합니다. 이별보다는 나를 미워하더라도 내 곁에 있기를 바라는 것이죠.(화자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되고 나의 마음도 두터운 철문 같은 고요로 가득한 적막 속에 있지만 내 마음 속 설목(그대를 향한 사랑)은 고드름에도 지지 않고 손을 위로 설악에 뻗고 있습니다.(그대를 향한 사랑을 포기 하지 않음). 나는 외로운 겨울밤에 있다면 당신이라는 불씨가 있다면 이를 머금고 죽어도 좋습니다.(그만큼 그대를 향한 사랑이 굳건하다는 뜻)

이별한 상황에서도 사랑을 놓지 않고 끝가지 가슴 속에서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시네요:) 대상에 대한 굳건한 믿음 예전부터 김남조 작가의 특징이였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을 읽은 후 전문 해석을 들어보도록 합시다.


나의 마음 속

누구도 모르는 산등성에

한 그루 설목을 가꾸어 왔습니다

 

나뭇잎 지고

시냇물마저 여위는 가을을

최후의 계절이라 믿었던 어느 그 날,

사랑하노라 사랑하노라던 사람

떠나고 없음이여

미워하면서 나를 미워하면서

내 옆에 남아줌이 더욱 백 배는

고맙고 복되었을 것을

 

물방울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두터운 철문 같은 고요 속에

나뭇가지 사철 고드름 달고

소스라쳐 위로 설악(雪岳)에 뻗는

백엽보다도 희고 손 시린 이 나무는

역력히 이 나무를 닮고

역력히 이 마음을 닮은

내 사랑의 표지입니다

붉은 날인과 같은 회상입니다

 

당신이여

불씨 한 줌 머금고 죽어도 좋을

이 외로운 겨울밤 겨울밤

 

 

- 김남조, 「설목(雪木) 」


포인트 쏙쏙은 해설본에 써놨으시 참고하시고요:) 위 시에서 자주 쓰인 표현법에 대해 알아보고 학습을 마무리 하도록 합시다:)

1. 형상화 :

형상화는 보이지 않는 대상을 보이는 대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주로 관념적인 대상을 구체적인 사물로 빗대어 표현하거나, 상징을 사용하거나,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하죠. 이 시의 제목인 '설목' 자체가 님을 향한 마음을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말로 시각화, 구체화가 있습니다:)

2. 공감각적 심상과 복합 심상의 구분:

공감각적 심상은 한 이미지가 다른 이미지로 전이되는 것을 말합니다. (감각의 전이)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에서 '푸른 종소리'가 공감각적 심상인데 청각(종소리)이 시각(푸른)으로 옮겨지는 것을 볼 수 있죠. 전이의 범위는 "물 소리에 이가 시리다"처럼 청각(물 소리)이 원인이 되어 촉각(시리다)이 생겼을 때까지도 인정됩니다.(수능기출) 이러한 공감각적 심상은 두 심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복합심상은 연관없는 두 감각이 나열되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위 시에서 '백엽보다도 희고(시각) 손 시린(촉각) 나무는'같은 경우는 '백엽보다도 흰 나무'는 혹은 '손 시린 나무는'이라고 표현해도 어색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단순히 두 개 이상의 감각이 나열되어있을 때 복합감각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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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가장 유명한 시 중 하나인 김춘수의 '꽃'입니다. 존재의 본질에 대한 물음으로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죠. 중고등학생이 이해하긴 좀 어려울 수 있지만 사물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그 대상의 본질을 더 잘 끌어다 준다는 이야기고 그 대상과 더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쉬운예를 들자면 제가 좋아하는 만화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에서 주인공 '리무르'가 다른 몬스터들에게 '이름'을 주어 이름없던 몬스터들이 개성을 가지게 되고 그의 수하로써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성장해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도 내용 설명을 듣고 전문해석을 보며 공부해보도록 합시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을 때 그는 의미없는 존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이름을 부른 후 그는 나에게 '꽃(의미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나는 내가 했던 것과 같이 나의 본질을 알고 이름을 불러줄 사람을 원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 의미있는 관계를 맺고 싶어합니다. 이것은 비단 나만의 바램이 아닌 우리의 바램입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싶어합니다.

사실 이 시는 내용을 풀어서 해석할 게 없이 그냥 전문을 읽고 이해하면 되긴합니다^^;;;

전문을 읽은 후 그럼 전문해석을 보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꽃」

아, 제가 좋아하는 두 구절은 캘리그래피로 표현해봤습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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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과정을 주제로 한 나희덕 시인의 시 푸른밤입니다. 먼저 내용 설명을 듣고 본문을 읽은 후 본문해석을 보길 바랍니다 :)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과의 사랑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없이 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결국 그 길의 끝은 사랑하는 '너'에게 향해 있습니다. 헤어져서 홀로 있을 때에도 결국 내 눈 빛에 날라간 별은 '너'의 머리위에 있고, 내 입김에 흔들리는 꽃들도 '너'에게 기울려서 흔들립니다.(흔들리는 꽃들 속에서~잉?) 사랑은 순탄치 않아서 사랑에서 치욕으로 변하고 다시 사랑으로 변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을 표현하지만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었죠. 이러한 과정에서 쉬운 길은 없었지만 화자는 깨닫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모든 어려운 과정이 '너'와의 사랑을 위한 에움길(돌아가는 길)이라는 것을 말이죠 :)

그럼 이런 마음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어떠한 표현법이 쓰였는지 봐볼까요?

1. 역설법 : 표면상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표현을 통해 의미를 강조하는 기법. 1연에서 역설법을 통해 '너'와의 사랑이 운명적인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역설법의 예시

-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한용운, 님의침묵

-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조지훈, 승무

- 소리없는 아우성 -유치환, 깃발

-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 -정호승, 슬픔이 기쁨에게

-강철로 된 무지개 -이육사, 절정

2. 대구법 : 비슷한 구조를 가지는 구, 절, 문장을 병치하여 짝을 지어 표현하는 기법. 2연에서는 대구법을 통해 님을 향한 마음을 강조하고 운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3. 비유, 상징 : 이 시에서는 님을 향한 마음을 다양한 비유와 상징을 통해 형상화하여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형상화 : 눈에 보이지않는 것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표현하는 방법. 보통 관념적인 것을 다른 물체에 빗대어 표현한다.

그럼 전문을 읽으면서 내용을 다시 한번 파악하고 본문 해석을 봐보도록 합시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 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나희덕, 「푸른밤」

 

*에움길 : 굽은 길, 또는 에워서 돌아가는 길


오늘은 이 시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이기에 캘리그라피로 남겨봤습니다 :) 감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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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하는 임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그린 김소월의 시 초혼입니다.

초혼이라는 제목 자체가 부를 초, 넋 혼으로 부재하는 임을 부른다는 뜻을 가지고 있죠.

제목으로 볼 때 시의 상황은 '임의 부재상황' 때문에 시인의 정서도 결국 '슬픔'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럼 내용설명을 통해 시의 내용을 알아볼까요.


처음부터 시인은 자신의 격정적 감정을 표현합니다. 임을 부르다 부서지고 헤어지고 불러도 주인없고 그러다 자신이 죽을 님의 그 이름을 부릅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 남아있는 말을 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느끼죠. 이러한 화자의 심리에 호응하 듯 붉은 해도 지고 사슴의 무리들도 슬피 웁니다. 화자는 임을 계속해서 서럽게 부르지만 부르는 소리가 비껴가서 님에게 닿지 못합니다. 화자는 하늘과 땅 사이의 거리로 님과 자신의 거리를 구체화하여 아쉬워합니다.

그래도 화자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죽더라도 선 채로 이 자리에서 돌이 되어도(망부석 설화와 연관) 계속해서 님의 이름을 부릅니다.

이를 일제강점기와 연관한다면 광복이 멀어보여도 자신은 계속 "광복을 외치겠다"정도가 되겠죠? 시를 읽을 때는 시에서 나온 내용만으로 읽고 <보기>가 제시되면 이를 통해 해석할 수 있도록 합시다:)

그럼 전문을 읽은 후 이러한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시인이 어떠한 표현법을 썼는지 알아봅시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김소월, 「초혼(招魂)」


1. 영탄법 : 슬픔이나 기뿜, 감동 등의 벅찬 ‘감정’을 ‘강조’하여 표현하는 수법. 감탄사(아!, 오!), 감탄형 어미(-구나,-라, -도다, -ㄹ샤), 그리고 의문형 어미를 사용하여 표현됨. 즉, 앞에서 말한 설의적 표현을 통해서도 화자의 고조된 감정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와 같이 계속해서 격정적인 어조로 님을 부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반복법 : 비슷하거나 같은 표현을 거듭 되풀이하는 수법. 반복법은 의미강조와 운율형성의 효과가 있습니다. 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때 반복의 단위는 '음운-음절-시어-시구-시행'이고, 유사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반복되기도 하는 데 이를 통해 시험선지를 출제하기도 합니다.

예) 초혼의 1연은 유사한 시구의 반복인데 이를 '동일한 시구'의 반복이라고 하면 X

3. 감정이입 : 시인이 느끼는 감정이 다른 대상에게 이입되었을 때 감정이입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감정을 느끼는 지 알 수 없는 대상인데 화자가 감정을 가지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입이 될려면 대상과 화자의 감정이 같아야합니다 :)

예)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에서 실제로 사슴이 슬프지는 않겠죠? 화자가 슬프기 때문에 사슴의 울음소리가 슬퍼보이는 것입니다.

이때 객관적 상관물과 감정이입이 관계도 알면 좋은데요. 감정이입이면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객관적 상관물 자체가 화자의 감정을 강조하기 위해 쓰이는 모든사물(감정이 같던지 대조되던지)이기 때문에 감정이입의 대상은 객관적 상관물로 볼 수 있습니다.

4. 3음보의 민요적 율격의 사용 : 전통의 3음보를 통해 우리 민족의 한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 산산이 / 부서진 / 이름이여!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학습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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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현실을 살아가는 자신에 대한 성찰을 드러낸 윤동주의 시 자화상입니다. 먼저 내용설명을 읽은 후 전문을 보고 첨부된 전문해석을 읽으면 되겠습니다.


화자는 산모퉁이를 돌아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 들여다 봅니다. 외딴 우물까지 홀로 찾아간 것은 화자가 살고 있는 현재의 세계가 부정적이며 그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우물 속에는 이상적 세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우물 안에 한 사나이가 보입니다. 우물 속의 이상적인 세계와는 부조하를 이루는 뭔가 어두워보이는 사나이. 바로 우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죠.(우물 속 세계와 우물에 비친 자아가 합일되지 못하는 모습으로 이상적 세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현실의 부정적인 자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화자는 그 사나이에게 미움을 느낍니다. 부정적 현실임에도 무기력하게 안주하는 현실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거죠. 그리고 돌아가다 생각하니 현실에 안주할 수 밖에 없는 자신에 대해 연민을 가지고 다시 우물을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아직은 우물 속 세계와 구분) 또 다시 미워져 돌아가다 다시 그리워집니다. 사나이에게 애증을 느낍니다. 자신에 대해 내적으로 부끄러움과 연민이 교차하며 내적갈등을 하는 것을 행동을 통해 형상화한 것이죠. 그리고 그리워 진 후 우물을 보니 우물속에 이상적인 세계와 함께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앞부분의 내용이 반복 변주되는데 앞부분에서는 2연과 3연에서 각각 우물 속 이상적 세계의 모습과 사나이의 모습이 따로 제시되어 구분되어 있던 것에 비해 6연에서는 우물 속 세계 속에 사나이도 함께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화자의 내적갈등이 끝나고 순수했던 자아를 찾은 체 우물 속 세계처럼 이상적인 세계를 추구하려는 화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럼 전문을 읽으며 내용을 다시 한번 되내여 봅시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윤동주, 「자화상」

 


이제 전문 해석을 통해 학습해 봅시다.

포인트 쏙쏙!입니다.

1. 이 시는 화자가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채 독백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화자가 표면에 드러나려면 '나, 우리' 등 1인칭 대명사가 쓰여야합니다.

2. 2연부터 나오는 '사나이'와 6연의 '사나이'는 당연히 의미가 다룹니다. 내신에서는 물어보기 쉬운 내용입니다.

3. 2연의 내용이 반복 변주되면서 사나이와 우물 속 세계의 조화를 이룬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운율 역시 형성합니다. 단, 수미상관, 수미상응은 아닙니다.

4. 2연의 '파아란'은 시적허용이긴 하지만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 외에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시적허용 : 일부러 문법적 오류가 있는 단어나 문장을 씀으로써 시인의 의도를 강조하는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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