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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나비와 철조망'입니다. 많은 우리시에서 '철조망'이 언급되면 분단을 상징하는 38선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나비와 철조망'에서도 '철조망'은 분단을 상징하는 38선을 나타냅니다. 나비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으며 이는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며 해설을 통해 학습해 보도록 합시다.


지금 저기 보이는 시푸런 강과 또 산을 넘어야 진종일을 별일 없이 보낸 것이 된다. 서녘 하늘은 장밋빛 무늬로 타는 큰 눈의 창을 열어…… 지친 날개를 바라보며 서로 가슴 타는 그러한 거리(距離)에 숨이 흐르고.

 

모진 바람이 분다.

그런 속에서 피비린내 나게 싸우는 나비 한 마리의 생채기. 첫 고향의 꽃밭에 마즈막까지 의지하려는 강렬한 바라움의 향기였다.

 

앞으로도 저 강을 건너 산을 넘으려면 몇 ‘마일’은 더 날아야 한다. 이미 날개는 피에 젖을 대로 젖고 시린 바람이 자꾸 불어 간다 목이 빠삭 말라 버리고 숨결이 가쁜 여기는 아직도 싸늘한 적지.

 

벽, 벽…… 처음으로 나비는 벽이 무엇인가를 알며 피로 적신 날개를 가지고도 날아야만 했다. 바람은 다시 분다 얼마쯤 날으면 아방(我方)*의 따시하고 슬픈 철조망 속에 안길,

 

이런 마즈막 ‘꽃밭’을 그리며 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설픈 표시의 벽. 기(旗)여……

 

-박봉우, 「나비와 철조망」

 

*아방: 우리 쪽.


1연에서는 나비의 시점에서의 내용이 드러납니다. 지금 저기 보이는 시푸런 강과 또 산을 넘어야 진종일을 별일 없이 보낸 것이 된다. 이는 독자가 나비의 입장에서 당시 상황을 보고 느끼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나비는 하루종일 시푸런 강과 또 산이라는 장애물을 넘어가야합니다. 하지만 이미 노을(장미빛 무늬)이 지고 원하는 공간에 도달하지 못하고 하루가 저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비는 시쳤고 서로 가슴타는 등 현실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2연에서는 모진 바람이 부는데요. 이는 나비가 나는 것을 방해하는 대상으로 그런 방해 속에서도 나비는 피비린내 나게 싸우고 있습니다. 몸에 상처(생채기)가 있지만 싸우는 나비는 분단의 상처를 입은 채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첫 고향의 꽃밭 즉 분단되지 않은 조국을 그리워하는 나비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3연에서는 적지를 날라가고 있는 나비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날개가 피에 젖을 대로 젖고 시린 바람이 자꾸 불어가고 목이 빠삭 말라버리고 숨결이 가쁘지만 적지를 넘으려면 아직도 몇 마일이나 남아있는 나비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드러나있습니다.

 

4연에서 나비는 벽을 느낍니다. 이는 분단과 대치로 인하 답답한 현실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나비는 처음으로 벽이 무엇인지를 알고 현실을 인식하며 피로 적신 날개를 가지고도 날아갑니다. 이는 나비가 현실을 이겨내려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비의 비행을 방해하는 바람은 다시 불고 나비는 얼마쯤 날으면 아군이 있는 따시하고 슬픈 철조망에 알길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이때 철조망을 따시하고도 슬프다고 역설적으로 표현한 이유는 아군의 품이기에 따뜻하지만 철조망쳐진 분단의 현실이 지속되기에 슬픈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5연에서는 꽃발, 즉 통일된 조국을 꿈꾸며 나는 나미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나비의 숨은 끝나지 않았고 나비는 벽을 어설픈 표시의 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굳은 의지를 지니면 얼마든지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대립되는 성격의 시어들을 바탕으로 나비의 이동(비행)을 통해 시상을 전개하며 다양한 감각적 심상을 통해 상황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민족 분단의 아픔과 통일에 대한 열망'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죠.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 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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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는 '귤동리 일박'입니다. 제목 그대로 귤동리에서 1박을 하면서 근처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떠올리며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인데요. 시인은 귤동리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아흐레 강진장 지나

장검 같은 도암만 걸어갈 때

겨울 바람은 차고

옷깃을 세운 마음은 더욱 춥다

황건 두른 의적 천만이 진을 친 듯

바다갈대의 두런거림은 끝이 없고

후두둑 바다오리들이 날아가는 하늘에서

그날의 창검 부딪는 소리 들린다

적폐의 땅 풍찬노숙의 길을

그 역시 맨발로 살 찢기며 걸어왔을까

스러져 가는 국운, 해소 기침을 쿨럭이며

바라본 산천에 찍힌 소금 빛깔의

허름한 불빛 부릅뜬 눈 초근목피

어느덧 귤동 삼거리 주막에 이르면

얼굴 탄 주모는 생굴 안주에 막걸리를 내오고

그래 한잔 들게나 다산

혼자 중얼거리다 문득 바라본

벽 위에 빛 바랜 지명수배자 전단 하나

가까이 보면 낯익은 얼굴 몇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하나 더듬어 가는데

누군가 거기 맨 나중에

덧붙여 적은 뜨거운 인적사항 하나

 

  정다산(丁茶山) 1762년 경기 광주산

  깡마른 얼굴 날카로운 눈빛을 지님

  전직 암행어사 목민관

  기민시 애절양 등의 애민을 빙자한

  유언비어 날포로 민심을 흉흉케 한

  자생적 공산주의자 및 천주학 수괴

 

바람은 차고 바람 새에

톱날 같은 눈발 섞여 치는데

일박 사천 원 뜨겁게 군불이 지펴진

주막 방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사람을 사랑하고 시대를 사랑하고

스스로의 양심과 지식을 사랑하여

끝내는 쇠사슬에 묶이고 찢긴

누군가의 신음 소리가 문풍지에 부딪쳤다.

 

-곽재구, 「귤동리 일박」


화자는 간진장, 도암만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부정적인 지뱅층에 항거한 의적들의 창검소리가 들리는 듯한 느낌(황건 두른 의적천~)을 받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을 걸었던 역사적 인물을 떠올리며(적폐의 땅 풍찬노숙의 길~) 그가 겪을 고통에 대해 상상하며 주막을 향해 걸어갑니다.

 

화자가 떠올린 과거의 현실은 결코 좋지 않습니다. '스러져 가는 국운, 해소 기침을 쿨럭이며 바라본 산천에 찍힌 소금빛깔의 허름한 붗빛 부릅뜬 눈 초근목피'를 볼때 불안한 현실에 가난한 백성들의 삶과 그러한 사회에 대한 분노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주막에 도착해 막걸리를 들며 '그래 한잔 들게나 다산'이라는 혼잣말로 역사적 대상에게 말을 건네며 힘든 삶을 살아온 인물에 대해 위로하려는 마음을 가집니다. 그리고 벽위에 지명 수배자 전단을 보고 낯익은 얼굴이 있을까 봐볼 대 맨 나중에 적은 메모를 하나 보게됩니다.

 

그 메모에는 다산에 대해 지배세력의 입장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메모를 본 화자는 따뜻한 주막 방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습니다. 시대에 대한 인식을 하는 것이죠. 양심적인 지식인이 탄압을 받는 부정적 현실에 잠이 오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신음소리가 문풍지에 부딫쳤다고 느끼며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는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부정한 권력자로 인해 고통받는 신음소리가 현재 화자에게 들리는 것으로 표현하여 현재 살고 있는 현실이 예전의 부정적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는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다산의 삶을 통해 바라본 부정적 현실 인식"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를 다양한 감각적이미지와 함께 과거의 일들을 현재의 상황에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무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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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성탄제'에서는 산속에서벌어지는 살육의 현장을 보여줍니다. 시가 쓰인 시대를 고려하지 말고 시를 읽고 내용을 파악한 후 해석을 통해 시대를 적용하며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산 밑까지 내려온 어두운 숲에

몰이꾼의 날카로운 소리는 들려오고,

쫓기는 사슴이

눈 위에 흘린 따뜻한 핏방울.

 

골짜기와 비탈을 따라 내리며

넓은 언덕에

밤 이슥히 횃불은 꺼지지 않는다.

 

뭇짐승들의 등 뒤를 쫓아

며칠씩 산속에 잠자는 포수와 사냥개,

나어린 사슴은 보았다

오늘도 몰이꾼이 메고 오는

표범과 늑대.

 

어미의 상처를 입에 대고 핥으며

어린 사슴이 생각하는 것

그는

어두운 골짝에 밤에도 잠들 줄 모르며 솟는 샘과

깊은 골을 넘어 눈 속에 하얀 꽃 피는 약초.

 

아슬한 참으로 아슬한 곳에서 쇠북 소리 울린다.

죽은 이로 하여금

죽는 이를 묻게 하라.

길이 돌아가는 사슴의

두 뺨에는

맑은 이슬이 내리고

눈 위엔 아직도 따뜻한 핏방울……

 

-오장환, 「성탄제」


이슨 산속에서 벌어지는 살육의 현장을 보여줍니다. 먼저 1연에서 피를 흘리는 사슴의 모습이 나타나는데요. 배경부터가 어두운 숲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공간의 어두움을 보여줍니다. 그 공간에서 하얀 눈에 빨간 피를 흘리는 색깔의 대비는 비극적 분위기를 더욱 강하게 보여줍니다.

 

2연에서는 사슴을 쫓는 인간의 집요한 추적이 나타납니다. 밤 이슥히 꺼지지 않는 횃불은 몰이꾼의 추적이 그만큼 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3연에서는 사냥꾼에게 희생되는 동물들을 어린 사슴이 목격하는 데요. 사슴과 같은 초식동물 뿐 아니라 표범과 늑대와 같은 힘있는 동물들도 사냥하는 포수의 강력한 힘과 살상력을 보여줍니다.

 

4연에서는 어미를 살리고 싶어하는 어린 사슴의 마음을 어두운 골짝 밤에서도 잠들 줄 모르며 솟는 샘과 깊은 골을 넘어 눈 속에 하얀 꽃 피는 약초를 통해 드러냅니다.

 

5연에서는 아슬한 곳에서 들리는 쇠북소리에 대해 말하는데요. 이 ‘쇠북 소리’는 사냥꾼이 사냥할 때 내는 종소리 또는 성탄을 알리는 종소리로 해석할 수 있는데, 후자의 경우 ‘쇠북 소리’는 순결한 생명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죽인 이로 하여금 죽은 이를 묻게 하라'는 어미 사슴의 말은 어미 사슴은 이미 죽음의 세계에 있음으로 어린 사슴만이라도 생명의 길을 찾게 하려는 어미 사슴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마지막 6연에서 죽어 가는 어미 사슴이 흘리는 눈물과 피를 통해 사라져가는 생명의 온기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이 시는 '폭력적 세상에서 순결한 존재가 희생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를 이 시가 쓰였던 일제강점기에 적용하면 일제의 위력에 희생당하는 당대 우리 나라 사람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작품을 다시 읽으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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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 배울 시의 제목은 '무등을 보며'입니다. 이 시는 실제로 서정주 시인이 6.25전쟁의 상처가 아불기도 전인 1954년 광주에서 생활하고 있을 때 가난하고 어려운 어느 여름날, 따가운 햇볕을 그대로 받고서도 의연히 서 있는 푸르른 무등산을 보고 쓴 시입니다. 시인은 무등산을 보며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에 집중하여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산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청산이 그 무릎 아래 지란(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엔 없다.

목숨이 가다 가다 농울쳐 휘어드는

오후의 때가 오거든

내외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

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

어느 가시덤풀 쑥굴헝에 놓일지라도

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청태(靑苔)*라도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서정주, 「무등을 보며」

 

* 갈매빛 : 짙은 초록색

* 청태 : 푸른 이끼


이시는 무등산을 보며 비유와 상징,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시인이 추구하는 삶의 자세를 말하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날 고고하게 서있는 무등산의 모습에서 힘든 상황에서도 견디는 삶의 자세를 말하고 있는 것이죠.

 

1연에서 화자의 태도가 바로 들어납니다.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말로 가난한 것은 그저 겉모습일 뿐이다.며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 가릴 수 있으랴'라고 말하며 내면. 즉, 의연한 삶의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2연에서 화자는 청산(무등산)의 모습을 통해 가난한 상황속에서도 의연히 살아가는 태도와 가족끼리 믿음과 사랑으로 상황을 헤쳐나가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3연에서도 반복되며 마지막 4연에서는 가시덤풀 쑥굴헝과 옥돌, 청태의 비유를 통해서도 힘든 삶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힘든 삶을 견디는 의연한 삶의 태도'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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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 다룰 시의 제목은 '모닥불'입니다. '모닥불'은 잎나무나 검불 따위를 모아 놓고 피우는 불을 뜻하는데요.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추운 밤에 이 모닥불 근처에서 몸을 녹이며 온기를 느끼고 추위를 이겨나갔습니다. 시인은 이런 모닥불의 속성을 통해 자신이 말하려는 바를 형상화하는데요. 모닥불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 보도록 합시다.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백석, 「모닥불」

 

*새끼오리 : 새끼줄.

*갖신창 : 가죽신 바닥에 댄 창.

*개니빠디 : 개의 이빨.

*너울쪽 : 널빤지.

*갓사둔 : 새 사돈.


1연에서는 모닥불을 이루는 사물들을 나열하여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모여 세상에 온기를 전하는 모닥불이 되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상에 쓸모 없는 것들은 없다 정도의 인식으로 대상에 대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2연에서는 그런 모닥불 곁에서 온기를 느끼는 사람들을 나열, 열거하고 모닥불의 온기 아래 모두가 평등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때 1연에서부터 2연까지 나열하는 것들에 모두 보조사 '도'를 사용하여 '모닥불'을 이루는 여러 가지를 보다 긴밀한 관계로 묶어줍니다.

 

3연에서는 지금까지 내용과 이질적인 내용으로 여운을 남기는데요. 3연에서 모닥불은 할아버지처럼 부모의 보호 없이 공동체에서 소외되어 자랐던 개인의 슬픔을 떠올리는 매게체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지금까지 말했던 공동체의 다뜻함과 대비되는 내용을 전달함으로써 여운을 주며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 떄 할아머지 개인의 슬픔은 민족으로 확대하면 일제 강점기에 우리민족의 슬픔, 슬픈 역사도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슬픔 역사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모닥불이 주는 조화와 평등 그리고 공동체에서 소외된 개인의 슬픈 역사'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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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보리피리'는 나병으로 고통받았던 시인의 비극적 삶을 바탕으로 창작된 민요풍의 시입니다. 보리피리를 매개로 화자가 그리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靑山)

어린 때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人寰)*의 거리

인간사(人間事)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피-ㄹ 닐리리.

 

 

-한하운, 「보리 피리」

 

*인환: 인간의 세계.


시에서 화자는 보리피리를 불면서 고향, 어린 시절, 인간사에 대해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먼저 1연에서 고향은 봄 언덕의 따뜻함이 환기되는 따뜻한 공간이지만 나병에 걸린 화자는 그 곳에 돌아갈 수 없기에 돌아가도 건강했던 자신이 존재했던 고향과는 다른 의미일 것이기에 돌아가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워만 하고 있습니다.

 

2연 에서는 꽃 청산 어린 때를 그리워하는데 어린 시절은 병에 걸리기 전의 건강하던 시절로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런 시간이기에 화자에게는 더욱 그리운 시간입니다.

 

3연에서는 인간사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세계 인간사를 그리워하는 것은 평범한 삶에 대한 동경으로 나병 환자가 되어 이제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없게된 화자가 그리워하는 대상입니다.

 

마지막 4연에서는 이러한 그리움 속에서도 방황하며 한과 슬픔을 노래하는 화자의 모습으로 마무리되며 '삶에서 느끼는 그리움과 방랑하는 삶의 정한'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보리피리불며~그리워'와 같은 유사한 문장구조의 반복을 통해 의미를 강조하고 '피-ㄹ 닐리리'라는 보리피리 소리를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하며, 음성상징어를 통해 청각적 심상을 환기시켜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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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산길에서'는 '산길'을 오르며 얻는 깨달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화자가 얻은 깨달음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이 길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를 나는 안다

이렇게 길을 따라 나를 걷게 하는 그이들이

지금 조릿대밭 눕히며 소리치는 바람이거나

이름 모를 풀꽃들 문득 나를 쳐다보는 수줍음으로 와서

내 가슴 벅차게 하는 까닭을 나는 안다

그러기에 짐승처럼 그이들 옛 내음이라도 맡고 싶어

나는 자꾸 집을 떠나고

그때마다 서울을 버리는 일에 신명 나지 않았더냐

무엇에 쫓기듯 살아가는 이들도

힘을 다하여 비칠거리는 발걸음들도

무엇 하나씩 저마다 다져 놓고 사라진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나는 배웠다

그것이 부질없는 되풀이라 하더라도

그 부질없음 쌓이고 쌓여져서 마침내 길을 만들고

길 따라 그이들을 따라 오르는 일

이리 힘들고 어려워도

왜 내가 지금 주저앉아서는 안 되는지를 나는 안다

 

-이성부, 「산길에서」


시는 '이 길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를 나는 안다'라며 시작됩니다. 이런 '나는 안다'라는 유사한 문장구조가 시에서 반복되며 이 시는 전개되는데요.

 

화자가 얻은 깨달음은 '산에 오르는 체험의 과정에서 자신이 이전에 누군가 만든 길을 따라 걷고 있다는 것입니다.'(실제로 예전에 산길은 사람들이 다닌 흔적들이 누적되어 형성된 것이였죠) 그렇게 길이 먼저 간 사람들의 흔적이자 성과이며, 또 앞으로 지속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누적되며 다른 사람에게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도 힘들고 어렵지만 주저앉으면 안된다는 화자의 다짐을 드러냅니다.

 

이를 해석에 따라 역사의 은유로 봐서 길을 이 땅의 선인들이 꾸준히 쌇아온 것으로 보고 이러한 역사로 인해 현재 우리가 이땅에 있으며 화자는 이런 깨달음으로 자신이 주저앉아서는 안되는 이유,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이유를 자각했다고 볼 수 있도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산길을 오르며 느낀 감동과 깨달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 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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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배울 시 '새옷 입는 법'에서 화자는 자연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이를 현실에서 실현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화자가 어떤 상황이며 어떻게 행동하려 하는지 생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새로 핀 꽃에서 어머니를 만나네

나에게는 어린아이가 많다네

꽃들이 옷 입는 법을

새로 가르쳐 주면

새 옷 입고 사운사운 시를 쓰겠네

 

이 도시가 악어들의 이빨로 가득해도

이만하면 살 만하다네

우리는 모두 고향을 버리고 온 새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네

아침이 또 찾아왔잖아

새 길이 내 앞에 누워 있잖아

고통과 쓸쓸함이 따라다니지만

부드러운 비가 어깨를 감싸 주는 날도 있지

새로 또 꽃은 피어

눈부시게 옷 입는 법을 가르쳐 주고

새들은 풀잎 같은 혀로 시 짓는 법을 들려주네

나무들은 몸으로 춤을 보여 주네

 

아무래도 나는 사랑을 앓고 있는 것 같네

악어들이 검은 입을 벌린 이 도시

왜 자꾸 새 옷을 차려입고 싶은지

왜 자꾸 사운사운 시를 짓고 싶은지

 

-문정희, 「새 옷 입는 법」


네. 시적화자는 현재 도시에 있습니다. 2연에서 '이 도시'라는 말을 통해 알 수 있죠. 화자는 원래 도시사람은 아닙니다. 2연의 '우리는 모두 고향을 버리고 온 새'라는 말에서 알 수 있 듯 화자는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온 존재'입니다.

 

이 도시는 악어들의 이빨로 가득하고(2연), 악어들이 검은 입을 벌리고(3연), 고통과 쓸쓸함이 따라다니지만(2연)화자는 이만하면 살만하다는 낙관적 인식을 보여줍니다. 왜 화자는 이런 인식을 가지게 된 걸까요? 바로 자연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연에서 화자는 새로 핀 꽃에서 어머니를 만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연을 모성을 지닌 존재 혹은 자연에게서 어머니를 떠올리는 것이고 아직 험난한 도시에 물들지 않은 화자(1연-나에게는 어린아이가 많다네, 3연 나는 사랑을 앓고 있는 것 같네)는 이러한 자연의 모습을 보며 자연에게 배우고 이를 실천하려고 합니다. 그렇기에 화자는 부정적안 상황이지만 낙관적인 자세로 자연으로부터 배운 삶의 방식을 험난한 현실에서 실현하기를 희망하는 것이죠.

 

이렇게 해서 이 시는 '험난한 현실세계에서 이상을 실천하려는 자세'에 대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에 쓰인 표현법과 시구의 의미를 파악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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