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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나비와 철조망'입니다. 많은 우리시에서 '철조망'이 언급되면 분단을 상징하는 38선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나비와 철조망'에서도 '철조망'은 분단을 상징하는 38선을 나타냅니다. 나비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으며 이는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며 해설을 통해 학습해 보도록 합시다.


지금 저기 보이는 시푸런 강과 또 산을 넘어야 진종일을 별일 없이 보낸 것이 된다. 서녘 하늘은 장밋빛 무늬로 타는 큰 눈의 창을 열어…… 지친 날개를 바라보며 서로 가슴 타는 그러한 거리(距離)에 숨이 흐르고.

 

모진 바람이 분다.

그런 속에서 피비린내 나게 싸우는 나비 한 마리의 생채기. 첫 고향의 꽃밭에 마즈막까지 의지하려는 강렬한 바라움의 향기였다.

 

앞으로도 저 강을 건너 산을 넘으려면 몇 ‘마일’은 더 날아야 한다. 이미 날개는 피에 젖을 대로 젖고 시린 바람이 자꾸 불어 간다 목이 빠삭 말라 버리고 숨결이 가쁜 여기는 아직도 싸늘한 적지.

 

벽, 벽…… 처음으로 나비는 벽이 무엇인가를 알며 피로 적신 날개를 가지고도 날아야만 했다. 바람은 다시 분다 얼마쯤 날으면 아방(我方)*의 따시하고 슬픈 철조망 속에 안길,

 

이런 마즈막 ‘꽃밭’을 그리며 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설픈 표시의 벽. 기(旗)여……

 

-박봉우, 「나비와 철조망」

 

*아방: 우리 쪽.


1연에서는 나비의 시점에서의 내용이 드러납니다. 지금 저기 보이는 시푸런 강과 또 산을 넘어야 진종일을 별일 없이 보낸 것이 된다. 이는 독자가 나비의 입장에서 당시 상황을 보고 느끼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나비는 하루종일 시푸런 강과 또 산이라는 장애물을 넘어가야합니다. 하지만 이미 노을(장미빛 무늬)이 지고 원하는 공간에 도달하지 못하고 하루가 저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비는 시쳤고 서로 가슴타는 등 현실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2연에서는 모진 바람이 부는데요. 이는 나비가 나는 것을 방해하는 대상으로 그런 방해 속에서도 나비는 피비린내 나게 싸우고 있습니다. 몸에 상처(생채기)가 있지만 싸우는 나비는 분단의 상처를 입은 채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첫 고향의 꽃밭 즉 분단되지 않은 조국을 그리워하는 나비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3연에서는 적지를 날라가고 있는 나비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날개가 피에 젖을 대로 젖고 시린 바람이 자꾸 불어가고 목이 빠삭 말라버리고 숨결이 가쁘지만 적지를 넘으려면 아직도 몇 마일이나 남아있는 나비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드러나있습니다.

 

4연에서 나비는 벽을 느낍니다. 이는 분단과 대치로 인하 답답한 현실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나비는 처음으로 벽이 무엇인지를 알고 현실을 인식하며 피로 적신 날개를 가지고도 날아갑니다. 이는 나비가 현실을 이겨내려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비의 비행을 방해하는 바람은 다시 불고 나비는 얼마쯤 날으면 아군이 있는 따시하고 슬픈 철조망에 알길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이때 철조망을 따시하고도 슬프다고 역설적으로 표현한 이유는 아군의 품이기에 따뜻하지만 철조망쳐진 분단의 현실이 지속되기에 슬픈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5연에서는 꽃발, 즉 통일된 조국을 꿈꾸며 나는 나미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나비의 숨은 끝나지 않았고 나비는 벽을 어설픈 표시의 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굳은 의지를 지니면 얼마든지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대립되는 성격의 시어들을 바탕으로 나비의 이동(비행)을 통해 시상을 전개하며 다양한 감각적 심상을 통해 상황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민족 분단의 아픔과 통일에 대한 열망'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죠.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 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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