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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다룰 이시영 시인의 '공사장 끝에'는 한국의 산업화도시 개발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잃고 소외된 도시 빈민층의 비극적인 현실을 담담하지만 깊이 있게 그려낸 수작입니다. 특히, 무허가 주택인 루핑 집에서 철거의 위협에 놓인 한 여인의 모습을 통해 당시의 암울한 사회상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시의 배경이 되는 1960~70년대 산업화 시기의 도시 상황을 먼저 떠올려야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 중 집을 구하지 못한 이들은 도시 변두리의 공터에 판자나 천막 등으로 임시 거처를 만들고 살았는데, 이것이 바로 무허가 주택입니다. 이러한 삶의 터전은 도시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쉽게 철거 대상이 되었고,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비참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지금 부숴 버릴까.”

“안 돼, 오늘 밤은 자게 하고 내일 아침에…….”

“안 돼, 오늘 밤은 오늘 밤은이 벌써 며칠째야? 소장이 알면…….”

“그래도 안 돼…….”

두런두런 인부들 목소리 꿈결처럼 섞이어 들려오는

루핑 집 안 단칸 벽에 기대어 그 여자

작은 발이 빠져나온 어린것들을

불빛인 듯 덮어 주고는

가만히 일어나 앉아

칠흑처럼 깜깜한 밖을 내다본다

-이시영, 「공사장 끝에」


1. 극적인 대화 구조: 긴장감과 인간적 갈등

 

이 시는 공사장 인부들의 대화로 시작하며 긴장감현장감을 조성합니다.

  • "지금 부숴 버릴까." / "안 돼, 오늘 밤은 자게 하고 내일 아침에…….": 철거를 재촉하는 목소리와 그들을 연민하며 철거를 하루 유예하려는 목소리가 충돌합니다. 이는 폭력적인 현대 사회의 개발 논리인간적인 동정심 사이의 갈등을 나타냅니다.
  • "안 돼, 오늘 밤은 오늘 밤은이 벌써 며칠째야? 소장이 알면…….": '소장'은 철거 작업의 책임자로, 철거민의 삶을 고려하지 않는 비정한 권력, 개발 우선주의의 상징입니다. 인부들은 소장의 명령과 양심 사이에서 고뇌하는, 역시나 소외된 하층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 이들의 "두런두런" 목소리가 집 안에 "꿈결처럼 섞이어 들려오는" 것은, 여인에게 이 대화가 현실이 아닌 악몽처럼 느껴질 만큼 불안하고 절박한 상황임을 암시합니다.

2. 루핑 집 안 여인의 절망과 모성애

 대화 후에 이어지는 루핑 집(무허가 주택) 안 여인의 모습은 절망적인 철거민의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 "루핑 집 안 단칸 벽에 기대어 그 여자": '루핑 집'과 '단칸 벽'은 도시 빈민의 궁핍하고 불안정한 삶의 터전을 상징하며, '그 여자'는 비극적 현실에 놓인 철거민들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 "작은 발이 빠져나온 어린 것들을 / 불빛인 듯 덮어 주고는": '어린것들'은 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순수하고 연약한 존재로, 비극성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 '불빛인 듯 덮어 주고'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됩니다. 하나는 잠든 아이들의 발을 덮어주는 절절한 모성애이며, 다른 하나는 발의 **희미한 빛(흰 빛)**조차 밖으로 새어 나가 인부들에게 들키지 않도록(집 안에 사람이 있음을 알리지 않도록) 가리는 초조하고 불안한 심리의 표현입니다.
  • "가만히 일어나 앉아 / 칠흑처럼 깜깜한 밖을 내다본다": 여인이 취하는 '가만히'라는 행동은 체념과 절제를 보여주지만, 언제 닥칠지 모를 철거의 위협 앞에서 무력하게 긴장하고 있는 상태를 드러냅니다.
    • '칠흑처럼 깜깜한 밖'은 단순히 밤의 풍경이 아니라, 여인과 가족이 처한 암담하고 절망적인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배경 묘사로도 볼 수 있습니다.

3. 핵심정리

구분 내용
갈래 자유시, 서정시, 현실참여시
성격 현실비판적, 애성적, 극적
주제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 빈민의 비극적인 삶과 예환
특징 1. 대화를 통해 긴장감현장감을 조성함.
2. 관찰자적 시선을 통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제시하여 비극성을 더욱 부각함.
3. 대조적 이미지('루핑 집 안' vs. '칠흑처럼 깜깜한 밖')와 상징적 시어('소장', '루핑 집', '칠흑처럼 깜깜한 밖')를 활용함.
시대적 배경 1960~70년대 산업화 및 도시 개발 시기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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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달평씨의 두 번째 죽음입니다. 이 작품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인공 '달평 씨'가 두 번의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여기서의 '죽음'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며 본문을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네 . 제목 달평 씨의 두 번째 죽음에서 '죽음'은 실제 생물학적 죽음이 아니라 자아 상실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설렁탕집 주인 달평 씨는 처음에는 아무도 모르게 선행을 베풀던 순수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선행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는 대중의 관심에 중독됩니다. '설렁탕집 주인'이라는 본래의 소박한 자아는 사라지고 대중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가짜 자아로 변해버리죠. '본래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는 첫 번째 죽음'은 바로 이러한 자아 상실을 의미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달평씨는 두 번의 '폭탄선언'을 합니다. 첫 번째는 자신의 과거 악행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식들이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라고 밝히는 것입니다. 이 '폭탄선언'들은 모두 대중의 관심을 다시 끌어모으기 위한 거짓말로 그의 행위는 더 이상 순수한 선행이 아니라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연극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는 그가 얼마나 타인의 시선에 종속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런 달평씨를 보며 아내와 자식들은 안타까워하며 그를 걱정합니다. 특히 자식들은 "아버지,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라고 외치며 아버지의 행위를 멈추려 하죠. 이들은 달평 씨의 본래 모습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존재들입니다. 그들은 달평 씨가 대중의 욕망과 명예욕에 사로잡혀 '두 번째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을 막으려 노력합니다. 특히 마지막에 아내가 외치는 "여보, 이젠 당신 자식들까지 팔아먹을 작정이에요?"라는 외침은 그의 행동이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한 아내가 이를 막기 위해 내뱉은 진정한 외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작품은 매스컴과 대중의 시선에 의해 변질되어 가는 한 개인의 자아 상실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순수한 선행을 베풀던 달평 씨는 대중의 관심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립니다. 그는 자신의 명예와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거짓된 모습까지 만들어내며 결국에는 자신의 가족까지도 희생시키려 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정체성이 어떻게 외부의 시선과 평가에 의해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본래의 순수함을 잃지 않고 진정한 자아를 지켜내는 것의 중요성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달평 씨의 두 번째 죽음'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해설을 읽은 후 다시 한 번 본문에 정리된 내용을 읽으며 학습을 마무리해봅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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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시인의 '향문'은 깨진 질그릇 조각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감정을 노래합니다. 단순히 옛것에 대한 그리움을 넘어, 그 속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향문'이 품고 있는 진정한 의미를 시를 읽고 함께 탐색해 봅시다.


성터 거닐다 줏어온 깨진 질그릇 하나

닦고 고이 닦아 열오른 두볼에 대어 보다.

아무렇지도 않은 곳에 무르녹는 옛향기라

질항아리에 곱게 그린 구름무늬가

금시라도 하늘로 피어날듯 아른하다.

눈 감고 나래 펴는 향그로운 마음에

머언 그 옛날 할아버지 흰수염이

아주까리 등불에 비최어 자애롭다.

꽃밭에 놓고 이슬 받아 책상에 올리면

그밤 내 벼개 머리에 옛날을 보리니

옛날을 봐도 내사 울지 않으련다.

- 조지훈 , 「향문」


 


깨진 질그릇, 과거로 가는 통로

이 시의 화자는 우연히 주운 '깨진 질그릇 하나'에서 과거로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성터 거닐다 줏어온 깨진 질그릇 하나 닦고 고이 닦아 열오른 두볼에 대어 보다.

무심했던 사물에 정성을 쏟자, 화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곳에 무르녹는 옛향기'**를 느낍니다. 이 향기는 단순히 냄새를 넘어, 과거의 아름다움과 추억을 환기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따뜻한 추억의 발견과 감각적 심상

'깨진 질그릇'의 구름무늬는 화자에게 **'머언 그 옛날 할아버지 흰수염'**이라는 구체적이고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주까리 등불' 아래 할아버지의 자애로운 모습은 시각적 심상을 활용하여 애틋한 감정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시인은 이러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감각적 심상을 사용했습니다.

  • 촉각적 심상: '열오른 두볼에 대어 보다'
  • 후각적 심상: '무르녹는 옛향기'
  • 시각적 심상: '구름무늬', '할아버지 흰수염', '아주까리 등불'

이처럼 여러 감각을 동원하여 깨진 질그릇을 통해 느끼는 옛것의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옛것을 대하는 성숙한 자세

화자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질그릇을 '꽃밭에 놓고 이슬 받아 책상에 올리면' 꿈속에서라도 과거를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구절에서 다음과 같이 다짐하며 시는 마무리됩니다.

옛날을 봐도 내사 울지 않으련다.

이는 단순히 옛 추억에 잠기는 것을 넘어, 과거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화자의 성숙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한이나 슬픔 대신,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며 삶을 긍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조지훈 시인의 '향문'은 과거의 유물에서 현재의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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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시인의 '두꺼비'는 제목부터 독특한데요, 과연 시 속의 '두꺼비'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 시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우리 아버지들의 삶을 깊이 있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함께 시를 감상하고 그 숨겨진 의미를 파헤쳐 봅시다.


아버지는 두 마리의 두꺼비를 키우셨다

해가 말끔하게 떨어진 후에야 퇴근하셨던 아버지는 두꺼비부터 씻겨주고 늦은 식사를 했다 동물 애호가도 아닌 아버지가 녀석에게만 관심을 갖는 것 같아 나는 녀석을 시샘했었다 한번은 아버지가 녀석을 껴안고 주무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기회는 이때다 싶어 살짝 만져 보았다 그런데 녀석이 독을 뿜어대는 통에 내 양 눈이 한동안 충혈되어야 했다 아버지, 저는 두꺼비가 싫어요

아버지는 이윽고 식구들에게 두꺼비를 보여주는 것조차 꺼리셨다 칠순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날이 새기 전에 막일판으로 나가셨는데 그때마다 잠들어 있던 녀석을 깨워 자전거 손잡이에 올려놓고 페달을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아버지는 지난 겨울, 두꺼비집을 지으셨다 두꺼비와 아버지는 그 집에서 긴 겨울잠에 들어갔다 봄이 지났으나 잔디만 깨어났다

내 아버지 양 손엔 우툴두툴한 두꺼비가 살았었다

-박성우, 「두꺼비」


 

'두꺼비'가 뜻하는 것: 아버지의 거친 손

많은 분들이 짐작했듯이, 이 시에서 '두꺼비'는 가족을 위해 평생 고단하고 힘든 노동을 해온 아버지의 거칠고 투박한 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아버지는 두 마리의 두꺼비를 키우셨다

이 구절은 아버지가 고된 노동자의 삶을 살며 우툴두툴한 손을 가지게 되었음을 뜻합니다. 해가 진 후에야 퇴근하고 새벽에 다시 일터로 나가야 했던 아버지. 그 거친 삶을 살아야 했기에, 자식에게 충분한 관심을 주기 어려웠을 겁니다. 어린 화자는 그런 아버지의 손에 질투를 느끼기도 합니다.

화자는 잠든 아버지의 손, 즉 '두꺼비'를 만져봅니다. 그 손의 거칠고 투박함에서 느낀 안타까움과 서러움에 눈이 충혈되고, 아버지의 고단한 삶을 비로소 이해하게 됩니다. 그 이후 아버지는 자신의 거친 손을 가족에게 보여주는 것조차 꺼리셨고, 칠순이 넘어서까지 힘든 막일을 놓지 못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소망과 희생

이 시에서 아버지의 소망은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동요 구절에 담겨 있습니다. 이 구절은 단순히 집을 짓는 것을 넘어, 자식들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하고자 했던 아버지의 간절한 바람을 보여줍니다. 결국 아버지는 그 소망을 이루고, '두꺼비'와 함께 긴 겨울잠에 들어갑니다.

성장한 화자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내 아버지 양 손엔 우툴두툴한 두꺼비가 살았었다"라고 회상합니다. 이는 아버지의 희생에 대한 깊은 이해와 그리움, 그리고 사랑을 드러내는 마지막 구절입니다.


'두꺼비'에 담긴 문학적 표현

박성우 시인은 아버지의 헌신과 그리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표현법을 사용했습니다.

  • 은유법: '아버지의 손'을 '두꺼비'로 비유하여 아버지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 반복법: '두꺼비'라는 시어를 반복하여 시의 주제를 강조하고 운율감을 형성합니다.
  • 인용법: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익숙한 동요를 인용해 독자에게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시는 아버지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그에 대한 화자의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그럼 이제 전무해석을 통해 다시 시를 보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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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이수익 시인의 '달빛 체질'입니다.
제목만 보면 단순히 ‘달을 좋아하는 시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는 시적 화자가 달을 통해 삶의 태도와 본성을 성찰하는 작품입니다.


 

내 조상은 뜨겁고 부신

태양 체질이 아니었다. 내 조상은

뒤안처럼 아늑하고

조용한

달의 숭배자였다.

 

그는 달빛 그림자를 밟고 놀았으며

밝은 달빛 머리에 받아 글을 읽고

자라서는, 먼 장터에서

달빛과 더불어 집으로 돌아왔다.

 

낮은

이 포근한 그리움

이 크나큰 기쁨과 만나는

힘겨운 과정일 뿐이었다.

 

일생이 달의 자장(磁場) 속에

갇히기를 원했던 내 조상의 달빛 체질은

지금 내 몸 안에 피가 되어 돌고 있다.

 

밤하늘 떠오르는 달만 보면

왠지 가슴이 멍해져서

끝없이 야행(夜行)의 길을 더듬고 싶은 나는

 

아, 그것은 모체의 태반처럼 멀리서도

나를 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보이지 않는 인력(引力)이 바닷물을 끌듯이.

 

-이수익, 「달빛 체질」

 


1. 시의 전개와 해석

(1) 조상의 체질과 태양–달의 대조

  • 1연에서 화자는 조상이 태양 체질이 아닌 달빛 체질이었다고 말합니다.
  • 태양 = 뜨겁고 부신, 활동적이고 현실적인 삶
  • 달 = 아늑하고 고요한, 사색적이고 평화로운 삶
    이 대조적 표현을 통해 시인의 세계관을 드러냅니다.

(2) 달빛 속 삶의 모습

  • 2연에서는 달빛과 더불어 생활하는 조상의 모습을 시각적 이미지로 묘사합니다.
  • 3연에서는 낮을 “힘겨운 과정”이라 표현하며, 일반적 의미(희망, 활기)와 다르게 바쁜 일상과 고단한 삶으로 개성 있게 인식합니다.

(3) 조상과 화자의 연결

  • 4연에서 조상의 달빛 체질이 화자의 피 속에 흐르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 화자 역시 달빛을 보면 알 수 없는 그리움과 동경을 느끼며, 달빛이 이끄는 대로 걷고 싶어 합니다.

(4) 비유적 표현과 정서

  • 6연에서는 달빛에 대한 끌림을 **‘모체의 태반’, ‘보이지 않는 인력’**에 비유합니다.
  • 이는 달빛이 주는 숙명적 힘과 화자의 깊은 정서를 강조합니다.

4. 표현법 정리

  • 대조 : 태양 체질 ↔ 달빛 체질
  • 비유 : 모체의 태반, 바닷물을 끌어당기는 인력
  • 이미지화 : “달빛 그림자를 밟고 놀았다”, “달빛 머리에 받아 글을 읽었다”

5. 주제

조상으로부터 이어받은 달빛 같은 본성과 삶의 태도를 성찰하며,일상의 무게를 넘어 달빛이 이끄는 삶을 동경하는 마음을 표현함.


6. 학습 포인트

  • 태양 = 현실적 삶 / 달 = 사색적 삶
  • 화자의 정체성 → 달빛 체질, 즉 달을 닮은 삶
  • 표현법대조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 핵심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이수익의 「달빛 체질」은 단순히 달을 노래한 시가 아니라, 삶의 태도와 정체성을 성찰하는 현대시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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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연의 '산중잡곡'은 작가가 고향인 안동에 은거하며 자연 속에서 보낸 삶의 모습과 그에 대한 다양한 감정을 노래한 연시조입니다. 2025년 수능완성 모의고사에 수록된 이 작품은 자연에 대한 예찬, 늙음에 대한 감회, 그리고 현실에 대한 달관의 태도를 담고 있는데요. 먼저 작품을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와룡산(臥龍山) 내린 아래 반무당(半畝塘)*새로 여니

티 없는 거울에 산영(山影)이 잠겼구나

이 내의 경영(經營)하는 뜻은 그를 보려 하노라

<제1수>

솔 아래 길을 내고 못 위에 대를 쌓으니

풍월(風月) 연하(煙霞)는 좌우로 오는고야

이 사이 한가히 앉아 늙는 줄을 모르리라

<제3수>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녹음(綠陰)이 난다

금수(錦繡)추산(秋山)*에 밝은 달이 더욱 좋다

하물며 백설(白雪)창송(蒼松)*이야 일러 무엇하리오

<제8수>

도원(桃園)이 있다 하여도 예 듣고 못 봤더니

홍하(紅霞)*가 만동(滿洞)하니 이 진짓 거기로다

이 몸이 또 어떠하뇨 무릉인(武陵人)인가 하노라

<제14수>

육십 년(六十年)을 다 지낸 후에 또 두 해를 지냈더니

오늘날 봄을 보니 또 한 해 또 오도다

매일에 또 한 해 또 한 해 하면 천백 년(千百年)에 이르리로다

<제26수>

젊은 벗님네야 늙은이 웃지 마라

젊기는 잠깐 사이요 늙기사 더 쉬우니

너희도 나 같으면 또 웃을 이 있어라

<제38수>

칠십 년(七十年)을 다 지낸 후에 또 팔 년(八年)에 다다르니

한가한 이 몸이 수역 중(壽域中)*에 늙어 간다

오늘날 또 봄을 만나 격양가(擊壤歌)*를 하노라

<제39수>

늙기는 다 서럽거니와 오래 살기 어려우니

진실로 오래 살면 늙을수록 더 놀리라

우리는 낙이망우(樂而忘優)하야* 늙는 줄을 모르리라

<제44수>

-김득연, 「산중잡곡」

*반무당 : 조그만 연못, *금수 추산 : 비단같이 아름다운 가을 산

*백설 창송 : 눈 속에 푸른 소나무, *홍하 : 붉은 노을, *수역 중에 : 오래 살았다고 할 만한 나이로

•격양가 : 삶에 만족하여 부르는 노래, *낙이망우하야 : 삶을 즐기며 근심을 잊어


자연 속 은둔의 삶에 대한 만족

'산중잡곡'의 첫 부분은 화자가 자연 속에 자신만의 공간을 조성하는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 제1수: 와룡산 아래 작은 연못 '반무당'을 만들고, 그 맑은 수면에 비친 산 그림자를 보며 자연을 즐기려는 의지를 드러냅니다. 맑은 연못을 거울에 비유하는 것은 고전 시가에서 흔히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 제3수: 소나무 아래 길을 내고 연못 위에 정자를 쌓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생활 공간을 만듭니다. '풍월 연하(바람, 달, 안개, 노을)'가 좌우로 오는 모습은 자연과 하나 된 삶의 즐거움을 보여줍니다.

  • 제8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압축적으로 표현합니다. '금수추산(비단 같은 가을 산)', '백설창송(눈 속 푸른 소나무)'과 같은 시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전달하며, 자연을 즐기는 화자의 흥취를 강조합니다.

  • 제14수: 화자는 자신이 사는 곳을 전설 속 이상향인 '도원(桃園)'에 비유하며, 스스로를 '무릉인'이라 칭합니다. 이는 현실의 공간이 이상향만큼이나 아름답다는 만족감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  

늙음과 인생에 대한 성찰

'산중잡곡'은 자연에 대한 예찬뿐만 아니라, 나이 들어가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 또한 담고 있습니다.

  • 제26수: 화자의 나이가 62세라는 것을 밝히며, 또 한 해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장수하고 싶은 욕망을 드러냅니다. 이는 세월의 흐름을 인식하면서도 삶을 계속 즐기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 제38수: 젊은이들에게 **'젊음은 잠깐이요, 늙기는 더 쉽다'**며 훈계합니다. 이는 젊음이 유한하다는 점을 경계하고, 늙음을 조롱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내용입니다. 삶의 순리를 깨달은 노년의 지혜가 엿보입니다.

  • 제39수: 화자의 나이가 78세에 이르렀음을 밝히며, 장수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표현합니다. '격양가(태평성대를 노래하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노년의 삶에 대한 여유와 평온함을 보여줍니다. 이는 62세의 나이에 보였던 장수에 대한 욕망보다 훨씬 달관한 태도입니다.

  • 제44수: '낙이망우(樂而忘憂)', 즉 '즐기며 근심을 잊는다'는 태도를 드러냅니다. 늙음은 서러운 일이지만 오래 살기 어렵기에, 오래 살수록 더욱 즐기며 살겠다는 삶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는 늙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현재의 삶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산중잡곡'은 이처럼 자연 속에서의 삶의 흥취와 늙음에 대한 감회를 진솔하게 노래하며, 노년의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 화자의 낙천적이고 달관적인 태도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제 해설을 토대로 다시 한번 작품을 감상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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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시인의 '느티나무로부터'는 자연물인 느티나무의 모습을 통해 삶의 깊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시인은 느티나무의 외형적 특징과 그 안에 담긴 생명력을 관찰하며, 인간의 삶이 가진 상처와 아픔의 의미를 새롭게 성찰하는데요. 이를 참고해서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푸른 수액을 빨며 매미 울음꽃 피우는 한낮이면

꿈에 젖은 듯 반쯤은 졸고 있는 느티나무

울퉁불퉁 뿌리, 나무의 발등

혹은 발가락이 땅 위로 불거져 나왔다

군데군데 굳은살에 옹이가 박혔다

먼 길 걸어왔단 뜻이리라

화급히 바빠야 할 일은 없어서 나도

그 위에 앉아 신발을 벗는다

그렇게 너와 나와는

참 멀리 왔구나 어디서 왔느냐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느냐

어디로 가는 길이냐 물으며 하늘을 보는데

무엇이 그리 무거웠을까 부러진 가지

껍질 그 안 쪽으로

속살이 썩어 몸통이 비어 가는데

그 속에 뿌리를 묻고 풀 몇 포기가 꽃을 피워

잠시 느티나무의 내생을 보여 준다

돌아보면

삶은 커다란 상처 혹은 구멍인데

그것은 또 그 무엇의 자궁일지 알겠는가

그러니 섣불리

치유를 꿈꾸거나 덮으려 하지 않아도 좋겠다

때 아닌 낮 모기 한 마리

내 발등에 앉아 배에 피꽃을 피운다

잡지 않는다

남은 길이 조금은 덜 외로우리라

다시 신발끈을 맨다

-복효근, 「느티나무로부터」


느티나무에게서 발견한 동질감

시는 여름 한낮, 푸른 느티나무 아래 앉아 있는 화자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화자는 느티나무의 '울퉁불퉁 뿌리', '굳은살', '옹이' 등 오랜 세월의 흔적을 발견하고, 이를 '먼 길 걸어왔단 뜻'이라 해석하며 느티나무와 자신 사이에 동질감을 느낍니다. "너와 나와는 / 참 멀리 왔구나"라는 구절에서 이러한 정서적 교감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화자는 느티나무를 의인화하며 친밀감을 표현하고, 그 위에 앉아 신발을 벗는 행위를 통해 느티나무와 온전히 하나가 되려는 마음을 보여줍니다.

상처가 곧 생명의 자궁이 되는 역설

화자의 시선은 느티나무의 몸통으로 옮겨갑니다. '부러진 가지'와 '속살이 썩어 몸통이 비어 가는' 모습은 삶의 상처와 아픔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화자는 놀랍게도 그 썩어가는 구멍 속에 '풀 몇 포기'가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 것을 발견합니다.

이러한 발견은 화자에게 충격적인 깨달음을 선사합니다. 삶의 '상처 혹은 구멍'이 단순히 아픔의 흔적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그 무엇의 자궁'**이 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진리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이 깨달음을 통해 화자는 삶의 아픔을 억지로 '치유를 꿈꾸거나 덮으려 하지 않아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상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달관의 태도를 가지게 됩니다.

깨달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삶의 태도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화자는 자신의 발등에 앉아 피를 빨아먹는 모기를 잡지 않습니다. "남은 길이 조금은 덜 외로우리라"는 말은 이 작은 생명에게 피를 나누어주는 행위가 곧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삶의 외로움을 덜어내는 행위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느티나무에게서 얻은 깨달음, 즉 상처와 희생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타인과 나누려는 성숙한 삶의 태도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느티나무로부터'는 느티나무의 모습을 통해 삶의 상처가 새로운 생명과 의미를 낳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깊은 통찰을 담아낸 시입니다.

 

이 내용을 참고하여 아래 전문해석을 통해 시에서 쓰인 표현법에 대해 학습하며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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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김광규 시인의 '뺄셈'은 제목에서부터 시 전체의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이 시는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욕심과 미련을 비워내는 삶의 태도를 '덧셈'과 '뺄셈'이라는 대비를 통해 깊이 있게 성찰하는데요. 지금부터 본문을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덧셈은 끝났다

밥과 잠을 줄이고

뺄셈을 시작해야 한다

남은 것이라곤

때 묻은 문패와 해어진 옷가지

이것이 나의 모든 재산일까

돋보기안경을 코에 걸치고

아직도 옛날 서류를 뒤적거리고

낡은 사전을 들추어 보는 것은

품위 없는 짓

찾았다가 잃어버리고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 또한

부질없는 일

이제는 정물처럼 창가에 앉아

바깥의 저녁을 바라보면서

뺄셈을 한다

혹시 모자라지 않을까

그래도 무엇인가 남을까

-김광규, 「뺄셈」


다 읽었으면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덧셈과 뺄셈: 삶의 태도를 대변하는 두 개념

시는 '덧셈은 끝났다 / 뺄셈을 시작해야 한다'라는 구절로 시작합니다. 이는 인생의 젊은 시절, 무언가를 끊임없이 더하고 채우려 했던 삶(덧셈)을 멈추고, 이제는 비우고 정리하는 삶(뺄셈)을 살겠다는 화자의 다짐을 보여줍니다. '밥과 잠을 줄이고'라는 구체적인 행위는 이러한 삶의 전환을 위한 실천을 의미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삶의 본질을 깨닫다

화자는 '때 묻은 문패와 해어진 옷가지'를 보며 자신이 가진 전부를 돌아봅니다. 이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삶의 흔적이 묻어 있는 자신의 삶을 상징합니다. 그러면서 과거의 것에 집착하는 행위, 즉 '낡은 서류를 뒤적거리고', '낡은 사전을 들추어 보는 것'은 이제 '품위 없는 짓'이라고 단정합니다. 이는 더 이상 과거의 명성이나 지식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향해 나아가려는 화자의 성숙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또한 '찾았다가 잃어버리고 /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이 '부질없는 일'이라고 말하며, 만남과 이별에 대한 초연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이는 삶의 모든 경험과 감정을 내려놓고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성찰의 자세입니다.

정물처럼 고요히, 삶을 관조하는 태도

시의 후반부에서 화자는 '정물처럼 창가에 앉아 / 바깥의 저녁을 바라보면서 / 뺄셈을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정물'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 상태를 상징하며, 과거의 역동적인 삶('낡은 서류를 뒤적거리는' 행위)과 대비됩니다. 화자는 남은 삶을 욕심 없이 조용히 관조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마지막 구절인 '혹시 모자라지 않을까 / 그래도 무엇인가 남을까'에서는 뺄셈의 삶에 대한 약간의 불안감과 동시에, 모든 것을 비워내더라도 남는 삶의 본질이 무엇일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집니다. 이는 덧셈과 뺄셈의 과정을 거치며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화자의 모습입니다.

 

'뺄셈' 시의 주요 특징

  • 덧셈 vs 뺄셈: 삶의 방향을 대조하여 주제를 강조하는 효과적인 장치.
  • 움직임의 대조: '낡은 서류를 뒤적거리는' 동적인 모습과 '정물처럼 앉아있는' 정적인 모습을 대비하여 화자의 태도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줌.
  • 성찰적 태도: 인생의 황혼기에 지난 삶을 돌아보고, 욕심을 버리며 본질을 추구하는 깨달음을 담담하게 표현함.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표현법을 확인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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