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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들은 고려말기 조선초기의 왕조 교체기에 쓰여진 시조들로 고려왕조의 쇠퇴에 대한 마음을 노래하고 있는 시조들입니다. 각각의 시조에서 고려의 쇠락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생각하고 작품을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먼저 이색의 시조에서는 '기울어 가는 고려 왕조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고려왕조의 충신을 상징하는 백설,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조선을 건국하려는 구름을 통해 고려왕조의 신하들이 쇠퇴하고 조선을 건국하려는 사람들이 새롭게 나타나는 것을 보며 이 상황을 타계해줄 '매화'를 찾지만 어디에 피었는지 알 수 없어 석양(고려왕조의 쇠퇴)에 홀로 서서 막막한 심정을 느끼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시조에서는 주의할 점은 '백설'이 추위로 대표되는 시련, 부정적 의미가 아닌 하얀 색체어로 고려 왕조의 충신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 속지 말고 포인트로 알고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원천석의 시조인데요. 이 시조에서는 폐허가 되어 버린 왕궁 터를 돌아보면서 고려왕조를 회고하며 무상감과 맥수지탄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미 가울풀만 우거져 있는 버려진 고려왕조의 궁터(만월대)를 보며 오백년 왕업이 목동의 피리 뿐이라는 인생무상함을 청각적이미지를 통해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종장에서 화자 자신을 객으로 표현하여 주관적 정서를 객관화하며 '망국의 슬픔과 무상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길재의 시조에서는 고려의 옛 수도를 한필의 말을 타고 돌아보며 자연은 변함이 없으나 고려에서 활동하던 신하들은 다 사라진 현실을 슬퍼하며 무상감을 느끼고 있는데요. 화자 역시 한필의 말을 탄고 홀로다니는 외로운 처지임을 봤을 때 고려 왕조의 신하들이 망국을 슬퍼하며 '망국의 한과 무상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도전의 시조인데요. 고려의 옛 도음지에 물소리만 남아있는 것을 보며 무상감을 느끼지만 앞의 세 시조와는 다르게 고국흥망을 물어서 무엇하겠냐는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태도를 보이며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조선 건국의 일등공신인 정도전이 지은 시조이니 만큼 앞의 세 시조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어의 의미와 표현법을 다시 보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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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것은 납으로 된 옷을

입는 것과 같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은교'의 대사인데요. 이렇듯 늙는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면이 있습니다. 이번에 다룰 작품에서도 이 '늙음'을 다루고 있는데요. 주로 '탄로가'라고 불리는 우탁의 2개의 시조를 보며 '늙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이 작품은 봄 산에 쌓은 눈을 녹인 바람이 잘깐 불고 간 곳 없구나 라고 시작하는데요. 여기서 봄산은 젊음을 은유하는 말로 이 눈을 녹인 바람이 잠깐 불고 사라졌다고 표현하여 봄(젊음)의 짧음을 탄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장과 종장에서는 잠깐동안이라도 바람을 빌려다가 머리 위해 불게 하여 하얀 백발을 녹임으로써 젊음을 되찾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만 늙음은 한탄하긴하지만 소망을 이야기하는 여유있는 자세를 드러낸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한손에 맥대 잡고 한손에 가시를 잡으면서 늙음을 막으려는 모습이 드러나는데요. 노화라는 추상적인 대상을 늙는 길이라는 구체적인 대상으로 비유하여 표현하여 구체화하며 이렇게 노력했더니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라며 해학적으로 노래한느데요 이는 흐르는 세월을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을 해학적으로 노래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해학을 통해서 늙음의 서글픔을 여유있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죠.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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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이영도 시인의 '아지랑이'입니다. '아지랑이'는 주로 봄날 햇빛이 강하게 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이른거리는 현상인데요. 화자는 이 아지랑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는지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어루만지듯

당신

숨결

이마에 다사하면

 

내 사랑은 아지랑이

춘삼월 아지랑이

 

장다리

노오란 텃밭에

 

나비

나 비

나비

나 비

 

-이영도, 「아지랑이」


이 시는 현대시조로 시조의 기본 율격(4음보)을 따르면서도 자유롭게 표기한게 특징인데요.

초장에서는 직유법을 통해 부드럽게 숨결이 이마에 맞닿는 모습을 표현하며 숨결로 이마가 조금 따뜻해질 정도로 가까운 두사람의 거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당신과 화자의 거리는 가까우며 그만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중장에서는 사랑을 아지랑이에 비유하는데요. 봄날 햇빛이 강하게 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아른아른 움직이는 것같이 따뜻하게 피어오르는 자신의 사랑을 시각화해서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춘삼월 아지랑이라며 반복 변주하며 이를 강조하고 있죠.

종장에서는 아지랑이의 이미지를 노오란 텃밭에서 나는 나비에 연결하여 강조하고 있는데요. 자신의 사랑을 텃밭을 나는 나비에 비유하고 이를 좌우로 배치해 나비가 날아가는 듯한 형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피어나는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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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명월음(明月吟)'입니다. 이 작품은 임진왜란으로 인해 임금이 피란길에 오른 참담한 현실을 달이 구름에 가려진 상황에 비유하여 임금에 대한 그리움과 선정에 대한 소망을 그리고 있는데요. 달과 구름의 의미와 화자의 태도를 살피며 작품을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청천(淸天)에 떠 있는 달아.

얼굴은 언제 나며 밝기는 뉘 삼기뇨.

서산에 해 숨고 긴 밤이 침침한 때

청렴을 열어 놓고 보경(寶鏡)을 닦아 내니

일편광휘(一片光輝)에 팔방(八方)이 다 밝았다.

하룻밤 찬바람에 눈이 온가 서리 온가.

어이 한 천하가 백옥경이 되었는고.

동방이 채 밝거늘 수정렴을 걸어 놓고

거문고를 비껴 안아 봉황곡을 타 짚으니

소리마다 맑고 널리 퍼져 태공(太空)에 들어가니

달나라 계수나무 밑에 옥토끼도 돌아본다.

유리 호박주를 가득 부어 권하고자 하니

유정한 상아도 잔 밑에 빛난다.

청광(淸光)을 머금으니 폐부에 흘러들어

호호(浩浩)한 흉중(胸中)이 아니 비친 구멍 없다.

옷가슴 헤쳐 내어 광한전에 돌아앉아

마음에 먹은 뜻을 다 사뢰려 하였더니

마음 나쁜 부운(浮雲)이 어디서 와 가리었는고.

천지가 캄캄하여 온갖 사물을 다 못 보니

상하 사방에 갈 길을 모르겠다.

우뚝 선 산봉우리 끝에 달빛이 비치는 듯

운간(雲間)에 나왔더니 떼구름이 미친 듯 나오니

희미한 한 빛이 점점 아득하여 온다.

중문을 닫아 놓고 뜰에 따로 서서

매화 한 가지 계수나무 그림자인가 돌아보니

처량한 암향(暗香)이 날 좇아 근심한다.

소렴(疏簾)을 걷어 놓고 동방(洞房)에 혼자 앉아

금작경 닦아 내어 벽 위에 걸어 두니

제 몸만 밝히고 남 비칠 줄 모른다.

둥근 비단 부채로 긴 바람 부쳐 내어

이 구름 다 걷고자. 기원 녹죽(綠竹)으로

일천(一千) 장(丈) 비를 매어 저 구름 다 쓸고자.

장공(長空)은 만 리오 이 몸은 진토(塵土)니

엉성한 이내 뜻이 헤아려 보니 허사로다.

가뜩 근심 많은데 긴 밤이 어떠한고.

뒤척이며 잠 못 이뤄 다시금 생각하니

영허 소장(盈虛消長)이 천지도 무궁하니

풍운이 변화한들 본색(本色)이 어디 가료.

우리도 단심(丹心)을 지켜서 명월(明月) 볼 날 기다리노라.

 

-최현, 「명월음(明月吟)」


작품의 처음은 달에 대한 예찬으로 시작합니다. '달'은 밤에 떠서 세상을 비치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조나 가사에서는 '임금'을 상징하는 존재로 많이 쓰이는데요. 이 작품에서도 달은 임금(선조)를 상징하는 상징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 서사는 온 세상을 비추는 달에 대한 예찬으로 시작합니다. '서산에 해 숨고 긴 밤이 침침한' 부정적 상황이지만 달은 떠서 온 세상을 비추어 주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배경에서 달과 교감하며 본사가 시작됩니다. 화자는 거문고를 타며 달빛과 교감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상황이 부정적이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청광을 머금으니 폐부에 흘러들어 호호한 흉중이 아니 비친 구멍없다는 것을 봐서 달빛이 화자 내부까지 비치는 상황, 즉 임금과 교감이 잘 되고 있는 상황을 뜻합니다.

(여기서 백옥경, 광한전 등 궁궐을 의미하는 시어가 나오면 그것은 임금이 계신곳을 뜻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달빛과 화자의 사이를 가로 박는 부운(마음나쁜 구름-왜적)이 나타난 것이죠. 구름이 달빛을 가리니 천지간은 어두워지고(전란의 상황) 달빛과 교감이 끊긴 화자는 매화에 감정을 이입하여 자신의 근심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혼자 앉아 금작경을 닦에 벽 위에 걸어두지만 제 몸만 밝힐 뿐 세상을 비치지는 못합니다.(이는 서사의 '보경'과 대조되며 때문에 화자는 금작경을 비판적으로 인식합니다) 이렇게 구름이 몰려와 달을 가리는 것을 근심하는 것이 나타나며 이제 화자는 이에 대응합니다.

부채와 비를 만들어 구름을 걷어내고자 하는 화자. 현실을 극복하려하지만 장공은 만리와 이 몸은 진토라고 하듯 하늘은 멀리 있고 자신은 흙과같이 바닥에 있다며 거리감을 느끼며 부정적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허사라고 느끼며 소용없음을 말합니다.(부정적 인식)

이렇게 근심 많은 화자는 뒤척이며 잠을 못이루는 데요. 그러던 중 '다시금 생각하며' 생각을 전환합니다. 영허소장이 천지도 구궁하니 즉, 달이 차고 기울며 초목이 자라고 쇠하는 것이 하늘과 땅에도 무궁하다며' 자라면 쇠하는게 당한하니 풍운이 변화한들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들도 '단심'(화자의 본질)을 지켜서 명월을 볼 날을 기다리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밝은 달을 다시 볼 날을 기다리며 작품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구름이 달을 가린 상황을 보며 다시 밝은 달을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는 내용을 통해 '나라에 대한 걱정과 임금에 대한 충정'에 대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작품을 다시 감상한 후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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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는 박목월 시인의 '불국사'입니다. 이 시는 제목 그대로 불국사의 밤 풍경을 간결하게 묘사하고 있는데요 시인이 어떻게 불국사의 밤 품경을 묘사하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흰 달빛

자하문

 

달안개

물소리

 

대웅전

큰 보살

 

바람 소리

솔 소리

 

범영루

뜬 그림자

 

흐는히

젖는데

 

흰 달빛

자하문

 

바람 소리

물소리

 

-박목월, 「불국사」


매우 간결하게 명사로만 종결하여 소재를 나열하며 불국사의 고즈넉한 정취를 그려내고 있는 이 시는 1~2연에서 불국사 외부를 3~6연에서 불국사 내부를 7~8연에서는 불국사의 외부를 한편의 동양화와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달이 뜬 밤에 불국사에서 자하문과 대웅전, 범영루를 보는데요. 이를 자연친화적 소재에 연결하고 시각적이미지와 청각적이미지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간결하면서도 자연적인 느낌으로 동화화적인 느낌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죠.

 

또한 두 개의 시행이 하나의 연을 구성하는 틀을 가지고 이 틀이 반복되며 리듬감을 드러내고 있습브니다.

 

그리고 행을 모두 명사로 끝내서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이 시는 '불국사의 고즈넉한 정취'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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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리진 시인의 '구부정 소나무'입니다. 시인은 '구부정한 모양의 소나무'를 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데요. 시인이 무엇은 생각하고 거기에서 어떤 느낌을 받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숲의 먼 끝에 한 그루 외따로

구부정 소나무가 서 있다

로씨야 땅에서 보기 드문

구부정 소나무가 서 있다

 

그 곁을 지날 때면 언제나

가만히 눈물을 머금는다

저도 몰래 주먹을 쥔다

가슴이 소리 없이 외친다

 

멀리서 아끼는 사랑이

얼마나 애틋한지 아느냐

길 떠난 아들을 잊지 마라

구부정 소나무의 내 나라

 

- 리진, 「구부정 소나무」


시의 처음에서 숲의 먼 끝에서 한 그루 외따로 서 있는 구부정 소나무가 제시됩니다.

로씨야 땅(러시아 땅)에서 보기 드문 구부정 소나무. 그 소나무를 보면서 화자는 동질감과 함께 고향을 떠올립니다. 화자가 동질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 소나무도 한 그루 외따로 있기 때문이고 고향을 떠올리는 이유는 러시아 땅에서 보기 힘든 그 구부정 소나무는 고향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이기 때문입니다.(시인은 북한 출신으로 러시아 유학 중 망명한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 소나무를 보면 떠나온 고향이 생각나는 것이죠.

그래서 화자는 그 소나무 곁을 지날 때 언제나 눈물을 머금습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면서 슬퍼지는 것이죠(북...북한 주민들의 사정을 보면 그럴만도 하죠?). 그리고 분노를 느낍니다.(북한 사정을 보면 화날만도 하죠?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화자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그리고 답답함을 표현합니다(역설법을 통해 강조)

그리고 떠나 온 조국에 대한 애틋함을 강조하며 구부정 소나무를 통해 조국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자연물을 통해 '타향에서 느끼는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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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복효근 시인의 '대숲에서 뉘우치다'입니다. 시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화자는 '대나무 숲'에서 뭔가를 뉘우치고 있는데요. 화자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 어떤 자세로 뉘우치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바람 부는 대숲에 가서

대나무에 귀를 대보라

 

둘째딸 인혜는 그 소리를 대나무 속으로 흐르는 물소리라 했다

언젠가 청진기를 대고 들었더니 정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우긴다

 

나는 저 위 댓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나는 소리가

대나무 텅 빈 속을 울려 물소리처럼 들리는 거라고 설명했다

그 뒤로 아이는 대나무에 귀를 대지 않는다

 

내가 대숲에 흐르는 수천 개의 작은 강물들을

아이에게서 빼앗아버렸다

저 지하 깊은 곳에서 하늘 푸른 곳으로 다시

아이의 작은 실핏줄에까지 이어져 흐르는

세상에 다시없는 가장 길고 맑은 실개천을 빼앗아버린 것이다

바람 부는 대숲에 가서

대나무에 귀를 대고 들어보라

 

그 푸른 물소리에 귀를 씻고 입을 헹구고

푸른 댓가지가 후려치는 회초리도 몇 대 아프게 맞으며

 

-복효근, 「대숲에서 뉘우치다」


시는 '바람부는 대숲에 가서 대나무 숲에 귀를 대보라'로 시작하는데요. 이 이유는 바로 다음 연에 제시됩니다. 바로 화자가 실수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 실수는 바로 '대나무 속에 흐르는 물소리라고 생각하고 청진기를 대고 들었더니 정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하는 딸아이의 말을 굉장히 과학적으로 설명으로 정정해준 것을 말합니다.(당시 화자는 '정말'을 행간걸침해서 의도적으로 연을 구분하고, 우긴다라고 서술하며 딸아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 딸을 대나무에 귀를 대지 않는데 이는 동심을 잃어버린 아이의 모습으로 화자는 그제서야 깨닫습니다. 자신이 아이의 순수함 그리고 그 순수함으로 느낄 수 있는 생명력을 빼앗아버린 것을 말이죠. 그래서 화자는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그리고 이제 반성하며 잃어버린 순수함을 회복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푸른 물소리에 귀를 씻고 입을 행구며 순수함을 회복하려 노력하며, 스스로의 실수를 '회초리도 몇 대 아프게 맞으며'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대숲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 공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며 행간걸침을 통해 내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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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김수영 시인의 '달나라의 장난'입니다. 이 시에서 화자는 돌아가는 팽이를 보면서 무언가를 느끼는데요. 화자가 느끼는 감정에 집중하여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팽이가 돈다

어린아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온 나는 이 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

또 한번 팽이를 돌려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

도회 안에서 쫓겨다니는 듯이 사는 나의 일이며

어느 소설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생활이며

모두 다 내던지고

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를 생각하면서

정말 속임 없는 눈으로

지금 팽이가 도는 것을 본다

그러면 팽이가 까맣게 변하여 서서 있는 것이다

누구 집을 가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는 여유가 있고

바쁘지도 않으니

마치 별세계(別世界)같이 보인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팽이 밑바닥에 끈을 돌려 매이니 이상하고

손가락 사이에 끈을 한끝 잡고 방바닥에 내어던지니

소리없이 회색빛으로 도는 것이

오래 보지 못한 달나라의 장난 같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돌면서 나를 울린다

제트기 벽화 밑의 나보다 더 뚱뚱한 주인 앞에서

나는 결코 울어야 할 사람은 아니며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가야 할 운명과 사명에 놓여 있는 이 밤에

나는 한사코 방심조차 하여서는 아니 될 터인데

팽이는 나를 비웃는 듯이 돌고 있다

비행기 프로펠러보다는 팽이가 기억이 멀고

강한 것보다는 약한 것이 더 많은 나의 착한 마음이기에

팽이는 지금 수천 년 전의 성인(聖人)과 같이

내 앞에서 돈다

생각하면 서러운 것인데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 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김수영, 「달나라의 장난」


다소 난해한 이시를 요약해보면 이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① 팽이가 도는 걸 본다

② 과거의 순수했던 시절(본질적 가치를 쫓던 시절)을 떠올린다

③ 자신이 팽이를 돌려본다

④ 세속적가치에 잡혀 본질적 가치를 쫓지 못한 자기 자신을 성찰한다.

먼저 처음은 팽이가 도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원래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화자, 다만 자신의 눈을 너무 큰 눈이라고 표현한 것에서('너무'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미 어른의 가치관 세속의 가치관을 가지고 관찰하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화자 앞에서 아이가 팽이를 돌립니다. 화자는 집주인과 이야기하는 것도 잊어버린 채 이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다시 한번 팽이를 돌려주기를 원합니다. 돌아가는 팽이의 모습에서 뭔가를 느낀 것이죠.

화자는 이제 현실의 삶을 벗어던지고 현실의 중압감을 느끼면서도 정말 순수한 눈으로 정말 속임없는 눈으로 팽이가 도는 것을 봅니다.

그러자 팽이 안에서 새로운 것이 보냅니다. '누구 집을 가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 여유가 있고 바쁘지 않은'그런 별세계같은 곳이 보입니다. 삶의 고단한 삶을 벗어던져진 그런 곳이 보인 것이죠.(혹은 다른 집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삶의 고단함을 나타낸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화자는 스스로 팽이를 돌려봅니다. 오랜만에 팽이를 잡으니 어색하지만 팽이를 돌려보니 오랬동안 달나라의 장난같이 보입니다. (이 때 달나라의 장난은 세속적 가치에서 벗어난 순수한 삶의 자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자는 팽이가 도는 것을 보면서 자신에 대해 성찰합니다. 자신은 세속적 가치에 굴복할 사람이 아니며 스스로 원하는 가치를 위해 나아가야할 사람인데 그러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죠.

 

그러면서 화자는 팽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에 대해 깨닫고 느낍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을 다잡습니다. 그리고 '팽이가 돈다'를 반복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그렇게 이 시는 돌아가는 팽이를 보며 '자신에 대한 성찰과 세속적 가치에서 벗어난 순수한 삶의 자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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