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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숲으로 된 성벽'입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성벽은 인위적으로 자른 돌로 만드는 것이지만 제목을 보면 '숲'으로 성벽을 만들었는데요. '숲'으로 만든 성벽이 지니는 속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저녁 노을이 지면

신들의 상점엔 하나둘 불이 켜지고

농부들은 작은 당나귀들과 함께

성 안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성벽은 울창한 숲으로 된 것이어서

누구나 사원을 통과하는 구름 혹은

조용한 공기들이 되지 않으면

한걸음도 들어갈 수 없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그 성

 

어느 골동품 상인이 그 숲을 찾아와

몇 개 큰 나무들을 잘라내고 들어왔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본 것은

쓰러진 나무들뿐, 잠시 후

그는 그 공터를 떠났다

 

농부들은 아직도 그 평화로운 성에 살고 있다

물론 그 작은 당나귀들 역시

 

-기형도, 「숲으로 된 성벽」


시는 저녁 노을이 지고 어둠이 깔리는 어두운 저녁을 배경으로 합니다. 어두운 저녁이지만 화자가 이를 '신들의 상점엔 하나둘 불이 켜지고'이라고 비유하며 저녁하늘에 뜬 별들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아 이 저녁은 휴식의 시간, 긍정적인 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저녁이 되면 농부들은 작은 당나귀들과 함께 성 안으로 사라지는 데 이 성은 특이하게 울창한 숲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성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구름 혹은, 조용한 공기들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데 농부와 작은 당나귀들은 이 성에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보아 '구름 혹은 조용한 공기'와 같은 속성을 지닌 사람들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농부들과 작은 당나귀들이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을 지닌 사람드링며 그런 사람들만이 들어가는 성 안은 순수한 세계, 유토피아로 볼 수 있습니다.

 

2연에서는 골동품 상인이 등장하는데 골동품 상인은 이익을 계산하는 세속적인 존재로 농부와 당나귀와 대조되는 존재입니다. 상인은 숲을 숲으로만보지않고 나무를 베어버리기에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숲은 상인에게 순수한 세계를 보여주지않고 공터로만 느껴지게 합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상인은 그 숲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나무를 벤 상인은 떠났지만 농부와 작은 당나귀들은 여전히 살고있는 것으로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순수한 세계와 그 세계에 들어갈 수있는 사람들'에 대해보여주고있습니다. 얼핏 우화적인 요소도 가지고 있어 순수함을 잃고 본질적인 것을 놓치는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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