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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초록이 세상을 덮는다'에서는 제목 그대로 세상을 덮는 '초록'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화자가 초록을 본 후 이 초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주목하여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잠깐 초록을 본 마음이 돌아가지 않는다.

초록에 붙잡힌 마음이

초록에 붙어 바람에 세차게 흔들리는 마음이

종일 떨어지지 않는다

여리고 연하지만 불길처럼 이글이글 휘어지는 초록

땅에 박힌 심지에서 끝없이 솟구치는 초록

나무들이 온몸의 진액을 다 쏟아내는 초록

지금 저 초록 아래에서는

얼마나 많은 잔뿌리들이 발끝에 힘주고 있을까

초록은 수많은 수직선 사이에 있다

수직선들을 조금씩 지우며 번져가고 있다

직선과 사각에 밀려 꺼졌다가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흙이란 흙은 도로와 건물로 모조리 딱딱하게 덮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초록이 갑자기 일어날 줄은 몰랐다

아무렇게나 버려지고 잘리고 갇힌 것들이

자투리땅에서 이렇게 크게 세상을 덮을 줄은 몰랐다

콘크리트 갈라진 틈에서도 솟아나고 있는

저 저돌적인 고요

단단하고 건조한 것들에게 옮겨 붙고 있는

저 촉촉한 불길

 

-김기택, 「초록이 세상을 덮는다」


시는 잠깐 본 초록에 마음이 계속 쓰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잠깐 본 초록이지만 화자의 마음 속에 남게 되고 화자는 연약하보이지만 강한 생명력을 가진 초록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됩니다.(땅에 박힌 심지에서 끝없이 솟구치는 초록, 나무들이 온몸의 진액을 다 쏟아내는 초록) 그리고 초록 아래 더 숨겨진 에너지를 상상합니다. 지금 초록은 수직선 사이에 있는데 수직선은 자연스럽지 않은 인위적인 선으로 문명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초록은 이러한 문명(직각과 사각)에 밀려 꺼져 있다가 다시 살아나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존재로 도로와 건물로 모조리 덮인 줄 알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일어나서 크게 세상을 덮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화자는 마지막에 유사한 문장을 반복하여 초록의 이러한 에너지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역설적인 표현과 감각적 이미지를 더해(저돌적인고요 - 역설, 촉촉한 불길 - 역설, 공감각적 심상) 초록의 생명력에 대해 강조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도시 문명 속에서 발견한 초록의 생명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와 쓰인 표현법에 대해 알아보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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