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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화체개현'에서는 석류꽃이 피는 순간을 바라보는 화자의 심리가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석류꽃이 피어나는 순간 화자가 느끼는 감정에 주목하여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실눈을 뜨고 벽에 기대인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짧은 여름밤은 촛불 한 자루도 못다 녹인 채 사라지기 때문에 섬돌 우에 문득 석류꽃이 터진다

꽃망울 속에 새로운 우주가 열리는 파동! 아 여기 태고(太古)적 바다의 소리 없는 물보래가 꽃잎을 적신다

방안 하나 가득 석류꽃이 물들어 온다 내가 석류꽃 속으로 들어가 앉는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조지훈, 「화체개현(花體開顯)」


시는 화자가 실눈을 뜨고 벽에 기대어 있는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이때 화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이는 '살구꽃이 피어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는 것으로 그만큼 화자는 살구꽃이 피는 순간에 집중하며 하나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자는 짦은 여름밤이 사라지는 순간 섬돌 위에 석류꽃이 터지는 장면을 목격하며 이를 새로운 우주가 열리는 파동으로 생각하고 석류꽃이 피어나는 순간의 생명력에대해 생각합니다. 이를 원시적인 생명력을 지닌 태고적 바다의 소리 없는 물보래가 꽃잎을 적시는 것으로 표현하며 살구꽃이 피어나는 순간의 생명력에 대해 감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에서는 살구꽃이 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화자가 있는 방안으로 들어오며 화자는 석류꽃 속으로 들어가 생명 탄생의 신비 속에 흠뻑 빠져들며 1연에 나온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를 반복하며 석류꽃이 개화하는 순간에 느끼는 감동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생명 탄생 순간의 감동'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요 . EBS해설에 따르면 새벽 동이 트면서 햇살이 섬돌 위로 올라와 '방안'으로 물들어 오는 상황을 석류꽃의 개화를 빌려 나타낸 작품으로 해석하기도 한다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 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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