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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시 제목 처럼 이 시는 '껍데기'로 상징되는 허위와 겉치레는 사라지고, 순수한 마음과 순결함, 즉 '알맹이'만이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명령형을 통해 단호한 의지로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를 '껍데기는 가라'라는 동일한 시어의 반복을 통해 강조하고 있으며 껍데기와 대조되는 시인이 바라는 순수한 사물들을 나열하며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때 시인은 어떠한 좋은 사건이라도 그것의 본질적인 순수한 의지만을 추구하며 일체의 다른 행위를 용납하지 않은 절제된 태도를 보여줍니다.(4월도 알맹이만 남고-4.19혁명의 순수한 의지만 남고 /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동학 농민운동의 농민들의 의미만 남고)

그리고 이념간의 대립을 경계하며 민족의 화합을 저해하는 일체의 것들(쇠붙이)이 사라지길 바라며 화합된 조국을 꿈꿉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 볼때 이 시의 주제는 "진정하고 순수한 민족의 삶 추구와 민주사회의 열망"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더 잘 드러내기 위해 시인은

1. 직설적 표현으로 부정적 인식을 표현했습니다.

2. 반복적 표현과 대조적인 시어의 사용을 통해 주제를 강조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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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면 어릴적 커보였던 것이 어느새 작아보일 때가 있습니다. 자신이 커서 어릴적 느꼈던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지금 성장한 자신이 보는 세상이 전부일 것처럼 보이는 것이죠. 그러다 나이가 들면 다시 세상을 보는 깊은 눈이 생기고 젊고 생기가 넘쳤을 때 오히려 보지 못했던 가치를 보기도 합니다.

오늘 다룰 시 '다시 느티나무가'에서는 화자가 나이가 들어 다시 온 느티나무를 보고 느끼는 성찰을 다루고 있는 시인데요. 먼저 전문을 읽은 후 해석을 보도록 합시다:)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그때까지는 보이거나 들리는 것들이

문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잠시 의아해하기는 했으나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 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하지 않았다

 

다시 느티나무 그 커진 눈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 신경림, 「다시 느티나무가」


1연에서 화자는 성장하면서 어릴 적 커보였던 느티나무가 작아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세상의 이치로 생각합니다. 자신의 세상이 확장되면서 어릴 적 순수했던 마음으로 인식하던 것들이 작아보이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죠.

2연에서 화자는 어느새 나이를 먹어 노년이 되었고 고향에 돌아갔습니다. 젊은 시절 그렇게 작아보였던 느티나무가 유년시절처럼 작아져 있습니다. 화자는 작았던 유년시절처럼 자신이 늙고 병들어 작아졌다고 느꼈지만 서러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겉 모습으로 가치를 인식하며 판단하지 않고 내면의 가치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3연에서는 이렇게 나이가 먹아가며 얻은 노년기의 시각에 대해 기뻐하며 자신을 성찰하는 모습으로 시를 마무리 합니다.

이렇게 시간의 변화에 따른 화자의 인식변화와 자신에 대한 성찰을 나타낸 시가 바로 '다시 느티나무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화자의 인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시인은

1.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의 인식에서 노년기의 인식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인식변화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2. 독백적 어조를 이용하여 화자의 성찰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보며 해석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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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위해 노력하다보면 어느새 자기 자신을 잃은 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이고 있나에 신경쓸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나'를 돌아보기보다는 '남'의 시선에 의해 움직게되고 진정 자신이 원하는 바 행동을 하지 못할 때가 있게 되죠.

이번 시간에 다룰 기형도의 '질투는 나의 힘'은 위에서처럼 스스로를 보기보다는 남을 부러워만하고 남의 시선에 신경쓰며 살았던 자신의 삶에 대한 화자의 성찰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럼 본문을 읽은 후 내용을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 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시의 처음에서 화자는 미래의 시점을 가정합니다.(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그때의 화자는 과거의 기록에 연연하지 않은 상태로 화자의 젋은 날이 기록된 종이를 떨어트립니다. 여기서 '힘없는 책갈피'는 과거처럼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상태로 '힘을 뺀 상태'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 종이에는 과거 '그때'의 기록이 남아있어 화자는 이에 대해 성찰합니다. 마음에 너무 많은 공장을 세웠고 어리석게 그토록 많이 기록했다고 말이죠. 이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갈등했고 실제적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머뭇거리면서 기록만 한 자신에 대한 성찰이 드러납니다. 이후 계속해서 자신의 젊은 날에 대해 성찰하며 타인은 자신을 신경쓰지도 않는 데 자신만이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며 질투해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남을 부러워하기만 하고(남을 신경쓰고) 자신을 진정 사랑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성찰인 것이죠.

 

그 후 화자는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구나'라며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과거에 대한 반성을 기록합니다. 스스로를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 시에서 시인은 이러한 젊은 날 자신에 대한 성찰을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상징을 사용하면서도, 영탄적 어조를 반복하여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이해하였다면 전문해석을 통해 시에서 쓰인 표현법과 내용을 다시 학습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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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이든 바윗덩어리든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

 

위의 말은 이우진의 명대사이자 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대사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말입니다. 슬픔의 크기 그리고 개개인의 마음은 각각 다르기에 누구에게는 가벼운 슬픔이라고 느껴질 일도 누구에게는 정말 무거운 슬픔이라고 생각되는 일일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나이가 먹어가며 다른 사람의 일을 멋대로 평가하며 판단하지 않고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간에 다룰 시 정지용의 '유리창1'의 내용은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너무나 큰 슬픔을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자식을 잃은 슬픔'이지요. 내 자식을 잃은 슬픔 그만큼 큰 슬픔이 어디있을까요. 그리고 내가 잃어버린 그 자식이 얼마나 그리울까요. 그러한 마음을 노래한 시. 일단 본문을 읽고 내용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린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寶石)처럼 백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흔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山)ㅅ새처럼 날아갔구나!

 

 

- 정지용, 「유리창Ⅰ」


시의 처음에서 화자는 유리창을 향해 입김을 불어 봅니다. 유리창에 서리는 입김자국은 마치 날개를 파닥이는 작고 병든 새를 연상시키고 그 속에서 화자는 죽은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연상합니다.

하지만 그도 잠시 입김자국이 사라지자 아이의 영상도 날라가버리고 오직 캄캄한 어둠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 때 밤은 '허탈감과 상실감'그리고 '저승세계'를 의미합니다. 화자는 어둠 저편에 보이는 별을 통해 죽은 아이를 연상하며 눈물짓습니다. 이 이부분에서 유리창을 닦는 행동은 그만큼 선명하게 아이의 연상을 보기 위해 하는 행동으로 죽은 아이를 보고 싶어하는 간절한 그리움을 나타냅니다.

화자는 이러한 행동을(밤에 유리를 닦는 것)을 '외로운 황홀한'이라는 역설적 표현을 통해 드러냅니다. 자식의 죽음에서 오는 '외로움' 이 있지만 유리창을 통해 입김이나 별을 통해 아이를 느낄 수 있기에 '황홀하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죠.

여기서 '유리창'은 안과 밖을 가로막는 '단절'의 의미와 함께 아이의 영상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는 '만남'의 매개체가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아이가 죽은 이유에 대해 언급하며 지금까지 절제했던 감정을 탄식(아아-)을 통해 드러내며 죽은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렇듯 이 시는 '죽은 아이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을 노래한 시죠.

시인은 이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1. 선명하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죽은 아이를 연상시키는 시각적 심상들을 통해 죽은 아이에 대한 그리움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2. 감정을 절제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 전까지 감정을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는 행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내면서 감정을 절제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3. 역설법을 사용해 함축적있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시의 제목 자체인 유리창부터 사실은 역설적인 의미로 '만남'과 '단절'의 의미를 가지고 있죠. 또한, '외로운 황홀한'이라는 표현을 통해 '아이를 잃은 부모의 그리움'을 함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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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의미로 기억됩니다. 어릴적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공간으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죠. 하지만, 시간은 야속한 것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도 예전에 내가 알던 고향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시간에 다룰 시 '고향 앞에서'는 이렇게 그리워하던 고향 앞 왔지만 그리워하던 고향의 모습을 볼 수 없는 현실에서 느끼는 정신적 상실감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시를 읽은 후 내용을 분석해보도록 합시다:)


흙이 풀리는 내음새

강바람은

산짐승의 우는 소릴 불러

다 녹지 않은 얼음장 울멍울멍 떠내려간다.

 

진종일

나룻가에 서성거리다

행인의 손을 쥐면 따뜻하리라.

 

고향 가까운 주막에 들러

누구와 함께 지난날의 꿈을 이야기하랴.

양구비 끓여다 놓고

주인집 늙은이는 공연히 눈물지운다.

 

간간이 잔나비* 우는 산기슭에는

아직도 무덤 속에 조상이 잠자고

설레는 바람이 가랑잎을 휩쓸어간다.

 

예 제*로 떠도는 장꾼들이여!

상고(商賈)*하며 오가는 길에

혹여나 보셨나이까.

 

전나무 우거진 마을

집집마다 누룩을 디디는 소리, 누룩이 뜨는 내음새……

 

 

- 오장환, 「고향 앞에서」

*잔나비: 원숭이.

*예 제: 여기저기.

*상고: 장사.


이 시의 내용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 작품은 화자가 고향 가까이 왔지만 자신이 그리워했던 고향의 모습을 볼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느끼는 정신적 상실감을 노래하고 있는데요. 그리워하던 고향에 가지 못하고 떠돌이 장꾼들에게서 고향의 정취만이라도 확인하려는 화자의 모습에서 비애와 향수감이 느껴집니다.

이런 내용 서술로 주제인 "잃어버린 고향 앞에서 느끼는 비애와 향수"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죠.

이런 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시인은

1. 다양한 감각적 심상을 이용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1연과 6연에서는 해빙기 무렵 봄의 정경을 후각적, 청각적으로 표현했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누룩' 내음새로 후각화해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2. 현재형 시제를 사용해서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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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연민의 정을 가지는 것. 주변을 둘려보며 사람들의 삶의 상처을 어루만져주고 연민을 가지는 것.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정말로 사람들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행동들입니다.

이번 시간에 다룰 시 '당신'에서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은 '힘겨운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정'을 노래하고 있는데요. 시 분석에 들어가기 전 전문을 먼저 읽어보도록 합시다.


이른 아침 차를 타고 나가 보니 아낙네들은 얼어붙은 땅을 파고 무씨를 갈고 있었습니다 그네들의 등에 업힌 아이들은 고개를 떨군 채 잠들어 있었습니다 남정네들은 어디 갔는지보이지 않았습니다 논두렁에 불이 타고 흰 연기가 천지를 둘렀습니다

 

진흙길을 따라가다 당신을 만났습니다 무릎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당신은 아직 물이 마르지 않은 뻘밭에서 흙투성이 연뿌리를 캐고 있었습니다

 

혹시 당신이 찾은 것은 연뿌리보다 질기고 뻣센 당신의 상처가 아니었습니까 삽에 찍힌 연뿌리의 동체에서 굵다란 물관 구멍을 통해 사라진 것은 도로(徒勞)*뿐인 한 생애가 아니었습니까 목청을 다해 불러도 한사코 당신은 삽을 찍어 얼어붙은 연뿌리를 캐고 있었습니다

 

- 이성복, 「당신」

 

*도로: 헛되이 수고함. 보람 없이 애씀.


이 시는 화자의 시선의 이동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고 있는데요. 화자는 시적 대상을 바라보며 두 대상(아낙네, 당신)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연민의 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시의 내용의 흐름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렇 내용 흐름에서 화자는 "아낙네-얼어붙은 땅"과 "당신-뻘밭"을 ‘노동’이라는 표면적 연관성과 ‘상처’라는 이면적 연관성으로 서로 연결하여, 3연에 이르러 이렇게 확충한 정서를 외치는 것으로 집약시킴으로써 대상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오지랍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가끔은 주변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삶의 상처에 신경쓰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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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하늘 가운데 떠있는 달이 참 예쁘죠?ㅎㅎ 2019년 뉴질랜드에서 찍은 달입니다. 이날은 참 달이 예쁘고 그 달 속에서 애상감을 느꼈던 밤으로 기억합니다.

이렇듯 달밤은 참 신기하게도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드는 힘이 있죠. 이번에 다룰 시 달·포도·잎사귀 역시 이런 달밤의 풍경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시는 가을밤 달빛이 뜰에 비치는 모습을 마치 한 폭의 풍경화처럼 묘사한 작품인데요. 일단 시를 읽고 해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순이 버레 우는 고풍한 뜰에

달빛이 밀물처럼 밀려왔구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아 있다.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동해 바다 물처럼

푸른

가을

 

포도는 달빛이 스며 고웁다.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순이 포도 넝쿨 밑에 어린 잎새들이

달빛에 젖어 호젓하구나.

 

 

- 장만영, 「달·포도·잎사귀」


이 시는 감정보다는 달밤의 모습을 그림처럼 표현하는데 촛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의 회화성을 강조한 1930년대의 모더니즘의 경향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지요. 시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시인은 이러한 내용을 짧게 끊어 배열함으로써 가을밤 달빛이 감싸는 뜰의 정경을 간결하면서도 선명하게 나타내고 있으며,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시각, 후각)의 활용을 통해 낭만적이고도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화체의 어투와 고요하고 담담한 어조를 통해 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주제인 '가을 달밤의 서정'을 효과적으로 연출하는 것이죠.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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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은 인간의 삶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연물을 보고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되죠. 이번 시간에 배울 '낙화'에서 시인은 꽃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삶의 무상함과 비애'를 느끼고 이에 대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럼 본문을 읽고 내용을 함께 알아가보도록 합시다.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조지훈, 「 낙화 」


먼저 이 시는 '밤-새벽-아침'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며, 시선이 '외부(꽃이 떨어지는 것을 바라봄)에서 내면(삶의 무상함)'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밤에 꽃이 지는 것을 보며 화자는 부는 바람을 탓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꽃이 지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이죠.(화무십일홍) 날이 밝아오고 귀촉도가 울며 아침 천천히 옵니다. 시인은 날이 밝아오지만 아직 촛불을 끄지 않고 꽃이 지는 순간의 아름다움과 슬픔에 젖어 있습니다. 그리고 꽃이 완전히진 아침 인생에 비애감을 느끼고 슬픔을 느낍니다.

이러한 내용을 시인은 관조적으로 이를 표현하며 은거하는 이가 꽃을 지는 것을 보며 느끼는 삶의 무상함과 비애에 대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죠. 또한, 모든 연이 2행 4음보로 이루어져 안정감과 함께 형식적인 균형감을 드러냅니다.

내용에서 주의해야할 점은 화자가 '죽음, 소멸'을 받아들이는 자세입니다. 화자는 꽃이지는 것을 슬퍼하고 삶에 비애감을 느끼지만 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꽃이지는 것, 죽음 자체를 당연한 것-자연의 섭리로 보고 있는 것이지요. 탄생이 있으면 소멸이 있는법. 화자는 이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소멸, 죽음의 순간 느끼는 비애감은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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