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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룰 시는 시대를 앞서간 천재 '이상'의 '가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싶이 이상이라는 시인은 불우한 환경으로 유명한데요. 그로인해 그의 작품에서는 가족에 대한 물음, 불안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 다룰 시 '가정'에서도 그렇고요.

가정의 주제는 '가정과의 단절을 극복하고 싶다는 소망과 소망이 이루어지기 힘든 현실입니다'. 일단 본문을 읽은 후 내용을 이해하고 전문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문(門)을암만잡아당겨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조른다.``나는우리집내문패(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減)해간다.``식구(食口)야봉(封)한창호(窓戶)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收入)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鍼)처럼월광(月光)이묻었다.``우리집이앓나보다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수명(壽命)을헐어서전당(典當)잡히나보다.``나는그냥문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문을열려고안열리는문을열려고.

 

 

- 이상, 「가정」


화자는 집에 드러가려고 하고 있지만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사실 실제로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화자와 가족은 정신적으로 단절되어 있기에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신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지요. 화자는 가장(문패를 내 문패라고 하는 것은 문패의 이름이 화자의 것임)이지만 가족에서 자신이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경제적 문제, 정신적 문제) 책임을 느끼고 부담을 느끼지만 화자는 창문(시에서 '창호')으로라도 들어가려고 합니다. 이는 가족 구성원과 섞이고 싶어하는 마음이지요. 그러나 화자는 들어가지 못하고 문고리에 쇠사슬 늘어지듯 매달려버립니다. 화자의 소망이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을 암시하는 부분이지요.

이상의 시는 띄어쓰기가 되어있지 않아 이해하기 힘들지만 내용에 대한 이해가 되어있다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표현법보다는 화자의 내면의식에 촛점을 맞추어 작품을 감상하면 좋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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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본질'은 시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할 만한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다룰 시 '노래와 이야기'에서는 이러한 시의 본질에 대해서 '시'가 '노래'의 성격을 되찾아야 할 뿐만 아니라, 감정의 과잉으로 상처가 오히려 깊어지기도 하는 노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야기'가 요구됨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최두석'이라는 시인이 생각하는 시의 본질일 것입니다.(때문에 최두석 시인의 시는 유독 이야기가 있는 시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노래'와 '이야기'의 속성을 말하며 시작하는 이 시는 '처용'이 부른 '노래'와 '처용'에 대한 '이야기'의 성격을 비교하여 주제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시에 노래가 필요하지만 노래만으론 감정적인 면에 치우치기 쉬우니 이야기도 필요하다는 화자의 소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주제를 알고 보면 굉장히 명쾌한 시가 바로 '노래와 이야기'라고 할 수 습니다:)

그럼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노래는 심장에, 이야기는 뇌수에 박힌다

처용이 밤늦게 돌아와, 노래로써

아내를 범한 귀신을 꿇어 엎드리게 했다지만

막상 목청을 떼어 내고 남은 가사는

베개에 떨어뜨린 머리카락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하지만 처용의 이야기는 살아남아

새로운 노래와 풍속을 짓고 유전해 가리라

정간보가 오선지로 바뀌고

이제 아무도 시집에 악보를 그리지 않는다

노래하고 싶은 시인은 말 속에

은밀히 심장의 박동을 골라 넣는다

그러나 내 격정의 상처는 노래에 쉬이 덧나

다스리는 처방은 이야기일 뿐

이야기로 하필 시를 쓰며

뇌수와 심장이 가장 긴밀히 결합되길 바란다.

 

- 최두석, 「노래와 이야기」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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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가는 '한 문중에서 맏이로만 이어온 집안'으로 유교사회에서 집안의 모든 결정을 내리며 강력한 권력을 지녔었습니다. 유교사회에서 종가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고 힘있는 집 안은 그 지역 자체를 지배하며 마치 봉건 영주와 같은 생활을 했죠. 이번에 다룰 시 '종가'에서는 이러한 종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냅니다.

시의 내용은 '종가’의 의미를 바탕으로 유교적 권위의 폐해와 혈연 집단의 허위의식을 집약적으로 보여 줍니다. 폐쇄적이고 어두운 종갓집에 대한 묘사는 주제 의식을 부각하는 바탕이 되고 있으며, 종가의 권위를 상징하는 소재를 통해 종가의 위계와 권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요. 종가의 권위에 억압당하던 주변인들의 모습과 부당했던 종가의 행위에 대한 묘사를 통해 봉건적 지배 질서의 불합리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무능력하면서도 생계유지에만 급급해하는 모습을 통해 종가에 담긴 허위적인 면을 풍자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가의 가장 어른인 종갓집 영감님이 소작인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을 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유교적 봉건질서가 무너졌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시인은 '피폐해진 종가의 모습을 통해 바라본 무너진 봉건 질서'라는 주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종가의 특징으로는

1. 과거와 현재 상황을 대비적으로 드러내어 시적 상황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2. 종가 구성원들의 행동을 현재 시제(-ㄴ다)로 생동감 있게 표현함으로써 종가의 이야기와 현실이 연관되도록 서술하고 있습니다.

3. 종가에 얽힌 경험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4. ‘종가’라는 하나의 공간을 대상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5. 이를 비유적표현(거미 알 터지듯), 희화화, 음성 상징어(쩡쩡-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도가 있죠:)

그럼 전문을 읽고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돌담으로 튼튼히 가려 놓은 집 안엔 검은 기와집 종가가 살고 있었다. 충충한 울 속에서 거미 알 터지듯 흩어져 나가는 이 집의 지손(支孫)*들. 모두 다 싸우고 찢고 헤어져 나가도 오래인 동안 이 집의 광영(光榮)을 지키어 주는 신주(神主)*들은 대머리에 곰팡이가 나도록 알리어지지는 않아도 종가에서는 무기처럼 아끼며 제삿날이면 갑자기 높아 제상(祭床) 위에 날름히 올라앉는다. 큰집에는 큰아들의 식구만 살고 있어도 제삿날이면 제사를 지내러 오는 사람들 오조 할머니와 아들 며느리 손자 손주며느리 칠촌도 팔촌도 한데 얼리어 닝닝거린다. 시집갔다 쫓겨 온 작은딸 과부가 되어 온 큰고모 손꾸락을 빨며 구경하는 이종 언니 이종 오빠. 한참 쩡쩡 울리던 옛날에는 오조 할머니 집에서 동원 뒷밥*을 먹어왔다고 오조 할머니 시아버니도 남편도 동네 백성들을 곧-잘 잡아들여다 모말굴림*도 시키고 주릿대를 앵기었다고. 지금도 종가 뒤란에는 중복사 나무 밑에서 대구리가 빤들빤들한 달걀귀신이 융융거린다는 마을의 풍설. 종가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 일을 안 해도 지내 왔었고 대대 손손이 아-무런 재주도 물리어받지는 못하여 종갓집 영감님은 근시 안경을 쓰고 눈을 찝찝거리며 먹을 궁리를 한다고 작인(作人)들에게 고리대금을 하여 살아 나간다

 

- 오장환, 「 종가 」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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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변화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특히 봄이 되면 사람들은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무언가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시에서 '봄'은 희망의 상징으로 많이 쓰이죠. 하지만 이런 '봄'이 온다고 해서 모두가 변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삶에 비관하고 무기력한 상황에 머무르는 경우도 있죠. 이번에 다룰 시 '다시 봄이 왔다'에서는 봄이 왔지만 무기력하고 생기없는 모습으로 변화하지 않는 화자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봄이 왔습니다. 화자는 봄의 생명력을 보이는 푸른 풀과 싹을 보며 생명력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뿐 화자는 '기다리던 것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며 단정적으로 비관적 인식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나른하고 무기력한 자신의 인식을 드러냅니다. 스스로 물어도 등은 굽었고 혀는 비계처럼 씹힐 뿐 생명력이 없어 먼지 낀 풍경과 같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화자도 이러한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활기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욕망은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욕망을 드러내는 것도 잠시 '그런일은 없었다(=변화하는 일은 없었다)'며 단정적인 진술로 자신의 인식을 강조하며 그러한 욕망이 가슴 속에 윤기나는석탄층이 되어 굳어버린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시에서 시인은 단정적인 진술을 활용하여 주제의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적 화자는 단정적 진술로 비관적 인식을 강조합니다. 자유롭고 활기 있는 삶을 잘고자하는 욕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으니 단정적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표현하며, 이를 밖으로 표출하지 않고 마음 속에 쌓아둬버립니다.

그리고 이런 답답함과 무기력함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적이미지(색채어 및 구체화된 사물들)와 청각적이미지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비탈진 공터 언덕 위 푸른 풀이 덮이고 그 아래 웅덩이 옆 미루나무 세 그루 갈라진 밑동에도 푸른 싹이 돋았다 때로 늙은 나무도 젊고 싶은가 보다

기다리던 것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누가 누구를 사랑하고 누가 누구의 목을 껴안 듯이 비틀었는가 나도 안다 돼지 목 따는 동네의 더디고 나른한 세월

때로 우리는 묻는다 우리의 굽은 등에 푸른 싹이 돋을까 묻고 또 묻지만 비계처럼 씹히는 달착지근한 혀, 항시 우리들 삶은 낡은 유리창에 흔들리는 먼지 낀 풍경 같은 것이었다

흔들리며 보채며 얼핏 잠들기도 하고 그 잠에서 깨일땐 솟아오르고 싶었다 세차장 고무호스의 길길이 날뛰는 물줄기처럼 갈기갈기 찢어지며 아우성치며 울고불고 머리칼 쥐어뜯고 몸부림치면서……

그런 일은 없었다 돼지 목 따는 동네의 더디고 나른한 세월, 풀잎 아래 엎드려 숨죽이면 가슴엔 윤기나는 석탄층이 깊었다

 

- 이성복, 「다시 봄이 왔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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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다른 사람들에게 참견하는 것을 오지랖이라고 부르며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함께하는 것보다 개인을 존중해주게 되었고 서로 간섭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좋은 영향도 많았지만 좋지 않은 영향도 있었습니다. 바로 서로에게 무관심하게 되고 자기 자리만을 지키려는 성향이 강해진 것이죠. 그래서 '현대사회의 차가움, 다른 사람을 향한 무관심, 이기주의'를 많은 시에서 주제로 다루며 경각심을 가질 것을 말합니다. 이번 시간에 다룰 '벽'에서도 소외된 이웃에게 무관심한 사람들의 모습을 '벽'이라는 구체적 사물로 표현하며 현대사회의 차가움을 말하고 있습니다.

시의 배경은 사람으로 가득찬 '만원 전동차'입니다. 작은 할머니는 전동차에서 내리려고 문쪽으로 향하려하지만 사람이 가득찬 전동차 안에서 할머니에게 길을 터주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오히려 문쪽으로 향하려고 계속해서 애쓰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지도 못한 듯 벽처럼 막아서고 무신경하게 있습니다. 할머니는 필사적으로 꿈틀거리며 애쓰지만 사람들은 더 굳건한 벽이 되어 할머니를 어렵게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시인은

1. 시적 화자가 단정적으로 진술하며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감정적이지 않은 객관적이고 단정적인 진술로 상황만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사회의 차가움을 더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2. 작은 할머니의 모습...점점더 작아지는 할머니의 모습과 점점 더 굳건해지는 벽(사람들)의 모습을 대조해서 소외된 이웃의 모습과 차가운 주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3. '꿈틀거린다'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소외된 이웃이 더욱 소외되는 모습을 강조하며 운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제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으로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옆구리에서 아까부터

무언가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내려다보니 작은 할머니였다.

만원 전동차에서 내리려고

혼자 헛되이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승객들은 빈틈없이 할머니를 에워싸고

높고 튼튼한 벽이 되어 있었다.

할머니가 아무리 중얼거리며 떠밀어도

벽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있는 힘을 다하였으나

태아의 발가락처럼 꿈틀거릴 뿐이었다.

전동차가 멈추고 문이 열리고 닫혔지만

벽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할머니가 필사적으로 꿈틀거리는 동안

꿈틀거릴수록 점점 작아지는 동안

승객들은 빈틈을 더 세게 조이며

더욱 견고한 벽이 되고 있었다.

 

 

- 김기택, 「 벽 」

*내용상 포인트 : 사람들은 할머니를 일부러 소외시키고 있지는 않습니다. 주변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할머니라는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무관심이 차가운 사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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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도시화가 진행된 이후 도시에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물질적 가치'만을 추구하며 정신적인 가치의 중요성이 잊혀지기 시작한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시인(김광규)은 반어적인 표현을 통해 물질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는 사람을 지적하며 역사가와 시인이 해야하는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여기서 '반어'란 '말을 반대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떠한 상황을 반대로 표현하는 것'역시 포함합니다.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가지를 이해하고 가야 하는 데요.

1. '물질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며 '정신적 가치'를 도외시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살다가 묘비명(위대한 사람을 기리며 남기는 것)까지 세워진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는 점.

2. 글을 쓰는 문인이 '1'과 같은 삶을 산 사람을 위해 '묘비명'을 써주는 것은 '문인(정신적 가치를 추구해야하는 사람)'이 자신의 신념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점임을.

3. '묘비'과 같은 곳에 '묘비명'이 세워지면 물질적인 근거로 하나의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점. 을 알고 가면 좋습니다.

바로 이 시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1~3이 지켜지지 않은 사회를 반어적으로 비꼬고 있으니까요.

이러한 내용을 이 시는 아래와 같은 내용구조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한 줄의 시는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꿋꿋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귀중한 사료(史料)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 김광규, 「묘비명」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물질적 가치도 좋지만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 또한 인정받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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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부정적이면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합니다.

때문에 시에서 화자가 어디론가 가고 싶어하고 어딘가를 갈망한다면 현실이 부정적이다라고 생각하면 되죠. 그리고 화자가 가고자하는 곳은 이상적인 공간으로 보면 됩니다.

이번 시간에 다룰 시 '추운 산'에서도 화자는 부정적인 현실을 떠나 '추운 산(이상적인 공간)'으로 가려고 합니다. 화자는 현실의 부정적인 모습과 이상의 모습을 대조하며 '눈사람'이 되기 위해 '깊은 산'에 가기를 소망합니다.

시에서 화자는 '소유와 욕망'으로 가득찬 세상에 있습니다. 화자는 부정적인 상태에 있는 것이죠. 그러한 상황에서 화자의 정서는 좋을 수 없겠죠? 화자는 현실을 벗어나 순수한 공간으로 가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반성하며 이전과 다른 삶을 살 것을 결심하고 있죠.

이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시인은

1. 의문형 문장을 사용하여 화자의 고민을 이야기하며 독자들을 몰입시키고 있습니다.

2. 화자가 생각하는 이상적 공간의 속성을 가진 사물들을 나열함으로서 화자가 바라는 세계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욕망으로 가득 찬 현실을 떠나 이상적 공간(깊은 산)으로 가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그럼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읽고 포인트를 참고하도록 합시다:)

 


춥다. 눈사람이 되려면 얼마나 걸어야 할까? 잡념과 머리카락이 희어지도록 걷고 밤의 끝에서 또 얼마를 걸어야 될까? 너무 넓은 밤, 사람들은 밤보다 더 넓다.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

이름을 붙여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

이름으로 말하고 이름으로 듣는 사람들

이름을 두세 개씩 갖고 이름에 매여 사는 사람들

 

깊은 산(山)에 가고 싶다. 사람들은 산(山)을 다 어디에 두고 다닐까? 혹은 산(山)을 깎아 대체 무엇을 메웠을까? 생각을 돌리자, 눈발이 날린다.

 

눈꽃, 은방울꽃, 안개꽃, 메밀꽃, 배꽃, 찔레꽃, 박꽃

 

나는 하루를 하루종일 돌았어도

분침 하나 약자의 침묵 하나 움직이지 못했다.

들어가자, 추위 속으로.

 

때까치, 바람새, 까투리, 오소리, 너구리, 도토리, 다람쥐, 물

 

 

- 신대철, 「추운산」

전문해석을 읽은 후 참고해야할 내용입니다.

1. 화자는 현실 세계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드러내긴 합니다. 이를 피해 깊은 산으로 들어가려 하는 것은 가치있는 삶을 지향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깊은 산'은 화자가 추위 속을 한참 걸어 도달해야 할 공간으로 아직은 이르지 못한 곳입니다. 때문에 화자는 아직 현실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있습니다. 그 속에서 현실을 벗어나려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죠.

3. 화자는 ‘분침 하나 약자의 침묵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의 한계 역시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실을 비판하는 것 뿐 아니라 자기 반성 역시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럼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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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는 '자신이 범한 죄나 과오를 깨닫고 뉘우치는 일'이라는 듯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시간에 다룰 시 '참회록'은 '자신이 범한 죄나 과오를 깨닫고 누우친 것의 기록'이 되겠지요. 시인 '윤동주'의 성향이 잘 들어나는 이 시에서는 일제강점기라는 어려운 시대를 살았던 시인의 삶의 자세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시간에 흐름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는 이 시에서 시인은 '1연(과거)-2연(현재)-3연(미래)'이어지는 자신의 삶을 차례로 참회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후 앞서(1연~3연)했던 치열한 자아성찰을 바탕으로 자신이 잘못되더라도 잘못된 현실과 맞서겠다는 자기 희생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의 내용을 나타내기 위해 시인은

1.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했습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1연(과거)-2연(현재)-3연(미래)'로 시상을 전개하며 과거 뿐 아니라 현재의 성찰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까지 미래의 자신을 통해 성찰하며 치열하게 자아를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2. '거울'이라는 도구를 닦는 행위를 통해 자아성찰이라는 보이지 않는 관념적인 행위를 구체화하여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독자들에게 자아성찰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이죠.

그럼 시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 윤동주, 「참회록」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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