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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은 텃밭에 무언가를 심은 후 싹이 트길 기다린 적이 있나요?

이번에 다룰 시 '해바라기 씨'는 해바라기 씨를 심고 나서 해바라기가 피기를 기다리는 순수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마음을 느끼며 시를 감한 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퉁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 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슬이 내려와 같이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햇빛이 입 맞추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 시악시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 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소리를 깩! 지르고 간 놈이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구리 고놈이다.

 

-정지용, 「해바라기 씨」


1연에서 '해바라기 씨를 심자'는 행이 반복됩니다. 이는 '해바라기 씨'를 심는 행위를 의미있게 생각하는 인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제부터 많은 대상들이 해바라기 씨가 발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2연에서는 누나가 그리고 바둑이와 고양이가 해바라기 씨가 심어진 땅을 다져주고 3연과 4연에서는 각각 이슬과 햇빛이 해바라기가 필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4연에서는 해바라기씨를 첫 새악시에 비유하며 부끄러워서 안나온다고 생각하는 순수함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5연에서 화자 외에도 해바라기에서 관심있는 대상이 있음을 보여주며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하여 '해바라기가 피기를 기다리는 순수한 마음'을 이 시에서는 부여줍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와 표현법을 학습하며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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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연1'은 어릴 적 연을 날리던 기억을 말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연을 날리는 기억을 하면 즐거운 기억일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에서 화자는 그렇지 않는데요. 시에서 쓰인 부사들의 의미를 생각하며 시를 읽고 화자의 어린시절은 어땟을지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내 어린 날!

아슬한 하늘에 뜬 연같이

바람에 깜박이는 연실같이

내 어린 날! 아슴풀하다*

 

하늘은 파랗고 끝없고

편편한 연실은 조매롭고*

오! 흰 연 그새에 높이

아실아실* 떠 놀다 내 어린 날!

 

바람 일어 끊어지던 날

엄마 아빠 부르고 울다

희끗희끗한 실낱이 서러워

아침저녁 나무 밑에 울다

 

오! 내 어린 날 하얀 옷 입고

외로이 자랐다 하얀 넋 담고

조마조마 길가에 붉은 발자국

자욱마다 눈물이 고이었었다

 

-김영랑, 「연1」

 

*아슴풀하다:‘아슴푸레하다’의 방언. 빛이 약하거나 멀어서 조금 어둑하고 희미하다.

*조매롭고:’조마롭다’의 방언. 보기에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다.

*아실아실:‘아슬아슬’의 방언


이 시에서 쓰이는 아슴풀하다, 조매롭고, 아실아실, 조마조마는 모두 밝고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어둡고 창백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시에서 이런 표현들을 썼다는 것은 화자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에서도 나오듯이 화자의 어린시절은 자욱마다 눈물이 고인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되었을 까요. 이는 2연과 3연에서 나와있습니다.

 

어린 날 연을 띄우지면 연실은 보기에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한 상태이며 연은 높이 떠 있지만 아슬아슬하게 떠있습니다. 이런 연은 3연에 와서 바람이 일어 연실이 끊어져 버리게 되어 화자의 슬픔을 유발합니다.

 

이때 바람 일어 끊어지던 날을

표면 그대로 연이 끊어지던 날로 해석하면 연이 끊어져서 엄마 아빠에게 연을 찾아달라고 부르며 우는 것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으로 해석하면 돌아가신 부모님을 부르며 우는 것(4연의 하얀 옷 입고 외로이 자란 어린 날의 기억으로 볼 때 이 쪽이 조금 더 타당한 것 같습니다)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이렇게 어린 화자는 슬픔을 느끼게 되며 조마조마 길가에 붉은 발자욱자욱마다 눈물이 고이게 되는 것으로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외롭고 슬펐던 어린시절'을 연을 날리던 기억과 연관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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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나무의 옷'은 초록이 가득한 산에 취한 경험을 통해 인간 세상의 고뇌와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에 귀의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낸 시입니다. 시를 읽으며 인간세상과 다른 자연의 모습이 어떤지를 생각하고 마지막에 화자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를 생각한 후에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상수리는 일흔 번 제 씨앗을 땅으로 보내고도

아직 청년으로 살아 있다

신발에 물소리가 감기는 파계천(把溪川)에서는

물소리와 쓰르라미 소리가 구별되지 않는다

눈앞에 펼쳐진 수해(樹海) 속의 잎들은 모두 쾌청이어서

여기 오면 고뇌란 오직 인간의 몫임을 불전(佛典) 없이도 안다

 

반짝이는 잎새들의 민감한 흡입력으로

햇살은 남김없이 푸름 속으로 빨려 들어

산 하나가 온통 초록의 대관식에 취해 있다

앞서간 바람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서간 사람들만 마을의 안부가 궁금해 뒤를 돌아본다

 

소나무 잣나무들은 둥치마다 태고를 닮은 껍질의 옷을 입고 있다

옷 한 벌이면 넉넉히 일생을 견디는 나무들 곁에서

사람들만 아침저녁 옷 벗고 옷 갈아입는다

산에 든 자 삭발하고 베옷 입음은

절록(絶綠)을 뜻함이 아니라 뼈를 갈아 끼우지 못하는 육신을

냉혹으로 다스리기 위함이다

 

길 위에 발자국 남기지 않은 선승(禪僧)들은

가랑잎을 밟고 경전의 침묵 속으로 사라지고

길 끝에 달린 시장에는 푸른 오전부터

상품과 선거 포스터로 들끓는다

맨발로 서면 다람쥐 족제비들도 맘에 닿는 이 산속에서

나는 왜 옷과 신발을 벗어 전나무 가지에 던질 수 없나

 

-이기철, 「나무의 옷」


1연에서는 상수리의 모습을 통해 자연의 생명령 넘치는 모습을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를 통해 드러내면서 인간과는 다르게 고뇌가 존재하지 않는 자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2연에는 햇살이 비치는 산의 모습을 초록의 시각적이미지로 드러내며 자연의 생명력을 말함과 동시에 지나간 사실에 집착하지 않는 자연의 모습을 인과 대비하여 보여줍니다.

 

3연에서는 나무의 껍질을 통해 인간과 비교하여 물적 욕망에 집착하지 않는 자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4연에서는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선승들의 조용한 모습과 욕망이 넘치는 시장의 모습을 대비해 인간세상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5연에서는 자연에 와 있지만 자연에 귀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자신의 심정을 노래합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자연에 대한 동경과 자연으로 귀의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냅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자연에 귀의하고자 하지만 귀의하지 못하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럼 이제 전문 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와 표현법을 알아보며 학습을 마무리하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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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란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민족은 오랜 시간 고난의 역사, 부정적 현실을 겪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삶을 이어갔습니다. 이번에 다룰 시 '절망을 위하여'는 이런 우리 민족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절망과 희망을 상징하는 시어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바람은 자도 마음은 자지 않는다

철들어 사랑이며 추억이 무엇인지 알기 전에

싸움은 동산 위의 뜨거운 해처럼 우리들의 속살을 태우고

마음의 배고픔이 출렁이는 강기슭에 앉아

종이배를 띄우며 우리들은 절망의 노래를 불렀다

정이 들어 이제는 한 발자국도 떠날 수 없는 이 땅에서

우리들은 우리들의 머리 위를 짓밟고 간

많고 많은 이방의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아무도 이웃에게 눈인사를 하지 않았고

누구도 이웃을 위하여 마음을 불태우지 않았다

어둠이 내린 거리에서 두려움에 떠는

눈짓으로 술집을 떠나는 사내들과

두부 몇 모를 사고 몇 번씩 뒤돌아보며

골목을 들어서는 계집들의 모습이

이제는 우리들의 낯선 슬픔이 되지 않았다

사랑은 가고 누구도 거슬러 오르지 않는

절망의 강기슭에 배를 띄우며

우리들은 이 땅의 어둠 위에 닻을 내린

많고 많은 풀포기와 이슬이고자 했다

 

-곽재구, 「절망을 위하여」


시는 '바람은 자도 마음은 자지 않는다'라는 의미심장한 문구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마음'은 '희망을 잃지 않는 마음'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화자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이후 화자가 처한 상황이 드러나는데요. 화자가 속한 공동체(우리)는 싸움으로 인해 속살이 탈정도로 상처를 입어 사랑과 추억이 결핍된 상태(마음의 배고픔)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화자는 강기슭에 앉아 종이배를 띄우며 희망을 생각합니다. 그래도 현실은 절망의 노래를 부를 수 밖에 없지만 화자는 희망을 띄워보냅니다.

 

이후 억압, 수탈로 인해 고통받은 지난 날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묘사됩니다. 이방의 발자국 소리에 짓밟히며 아무도 이웃에게 눈인사를 하지 않고 마음을 불태우지 않으며 두려움과 공포, 불안에 떠는 모습이 일상화되어 익숙해진 모습이 제시됩니다.

 

이렇게 절망적인 현실이지만 화자는 배를 띄우며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여기서 절망의 강기슭은 말 그대로 절망적인 현실이지만 시적 화자가 희망을 띄우는 공간이기에 의지를 가져보려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이땅의 풀포기와 이슬이고자 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배, 풀포기, 이슬과같은 상징물을 통한 형상화를 통해 이 시에서는 '부정적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되살리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를 파악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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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귀촉도'에서는 귀촉도 설화(중국 촉나라의 망제가 나라에서 쫗겨난 후 촉나라를 그리워하다 죽어서 새가 두견새라는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는 '한'의 정서와 연관시켜 사랑하는 임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임과 이별한 상황에서 화자가 자신의 정서를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에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 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서정주, 「귀촉도」


1연은 화자의 눈물로 시작합니다. 화자가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슬픔의 정서를 느낀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바로 제시됩니다. 바로 임이 죽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화자는 슬픔을 느끼고 임이 먼곳(저승)으로 가버린 것을 파촉(귀촉도 설화와 연관 - 중국 촉나라 지방) 삼만리로 표현하며 임과의 거리감을 느끼는 것으로 표현하며 슬픔을 노래합니다.

 

2연에서는 임이 죽은 뒤 느끼는 후회와 탄식이 드러납니다. 아무리 잘해줬어도 떠난 후엔 아쉬움이 남는 법. 먼길(저승길)을 떠나는 임이 신고갈 신도 하나 못해준 마음에 화자는 은장도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신을 엮어라도 드릴걸이라는 후회를 하며 죽은 임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려고 합니다. 여기서 육날 메투리나 은장도는 임에 대한 화자의 사랑을 보여주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연에서는 귀촉도에 감정이입을 하여 임이 죽은 것에 대한 슬픔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임에 대한 슬픔과 기다림과 슬픔을 감정이입을 통해 강조하며 시를 마무리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렇게 하여 이 시는 '임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와 표현법을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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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무화과'입니다. 이 시에서는 '무화과'라는 같은 대상에 대해 서로 다른 시선을 드러내며 시적 의미를 드러내는데요. 시에서 화자가 처한 상황에서 화자와 친구가 각각 느낀 무화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돌담 기대 친구 손 붙들고

토한 뒤 눈물 닦고 코 풀고 나서

우러른 잿빛 하늘

무화과 한 그루가 그마저 가려 섰다

 

이봐

내겐 꽃 시절이 없었어

꽃 없이 바로 열매 맺는 게

그게 무화과 아닌가

어떤가

친구는 손 뽑아 등 다스려 주며

이것 봐

열매 속에서 속 꽃 피는 게

그게 무화과 아닌가

어떤가

 

일어나 둘이서 검은 개굴창가 따라

비틀거리며 걷는다

검은 도둑괭이 하나가 날쌔게

개굴창을 가로지른다.

 

-김지하, 「무화과」


시의 처음에서 화자와 친구가 처한 상황이 보여줍니다. 화자는 슬픔과 울분을 느끼면서도 잿빛 하늘(부정적 현실)을 우러르며 직시하고자 하지만 그마저도 무화과 나무가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친구에게 말합니다.

"내겐 꽃 시절이 없었어. 꽃 없이 바로 열매 맺는 게 그게 무화과 아닌가 어떤가"

이는 무화과를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자신도 무화과처럼 꽃피는 좋은 시절 없이 시간이 흘러 버렸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죠.

 

여기서 이런 '나'에게 친구는 답합니다.

"열매 속에서 속 꽃 피는 게 그게 무화과 아닌가 어떤가"라고 말이죠. 이는 무화과가 속 꽃이 피는 것처럼 '나' 역시 성취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속에 쌓이고 있다는 친구의 위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위로를 통해 나와 친구는 다시 일어납니다. 그리고 검은 개굴창가(부정적현실)을 비틀거리면서 걸어갑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현실에 나와 친구는 순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틸거리면서 걷고 있고 이런 현실에 순응한 검은 도둑고양이는 제빠르게 개굴창가를 가로질거가는 모습을 대비적으로 보여주며 시는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나와 친구의 대화형식, 대비되는 사물을 통한 강조를 통해 '부정적 현실에 대한 극복의지와 함께 여전히 부정적인 현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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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면면함에 대하여'입니다. 여기서 '면면함'이란 단어에 눈길이 가는대요. '면면함'은 '끊어지지 않고 쭉 잇따라 있다'라는 뜻입니다. 시에서 이러한 '면면함'을 어떻게 이야기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너 들어 보았니

저 동구 밖 느티나무의

푸르른 울음소리

 

날이면 날마다 삭풍 되게는 치고

우듬지 끝에 별 하나 매달지 못하던

지난겨울

온몸 상처투성이인 저 나무

제 상처마다에서 뽑아내던

푸르른 울음소리

 

너 들어 보았니

다 청산하고 떠나 버리는 마을에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그래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소리 죽여 흐느끼던 소리

가지 팽팽히 후리던 소리

 

오늘은 그 푸르른 울음

모두 이파리 이파리에 내주어

저렇게 생생한 초록의 광휘를

저렇게 생생히 내뿜는데

 

앞들에서 모를 내다

허리 펴는 사람들

왜 저 나무 한참씩이나 쳐다보겠니

어디선가 북소리는

왜 둥둥둥둥 울려 나겠니

 

-고재종, 「면면함에 대하여」


시는 '너'라는 청자에게 하는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바로 동구 밖 느티나무의 푸르른 울음소리에 대해 들어봤냐는 것이죠. 이 푸르른 울음소리는 이 시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시어로 2연과 4연에서 쓰이지만 각각 다른 의미로 쓰입니다.

 

이 시의 1~3연은 지난 겨울 과거의 일을 먼저 보여줍니다. 지난 겨울은 날이면 날마다 삭풍이 되게 치고 우듬지 끝에 별 하나 매달지 못할 정도로 매서운 겨울이었습니다. 당연히 나무는 고통받고 상처마다 푸르른 울음소리(공감각적 심상으로 나무가 겪는 고통을 형상화함)를 뽑아냈습니다.

 

이런 나무가 받는 고통은 3연의 사람들의 모습과 이어집니다. 다 청산하고 떠나는 마을 그래도 그 마을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소리 죽여 흐느끼고 가지 팽팽히 후리던 소리가 나무의 푸르른 울음소리와 연결되어 나무도 사람도 고통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러한 고통의 순간은 4연에서부터 반전됩니다. 4연은 '오늘은'으로 시작하여 시점을 현재로 바꿈으로서 시상을 전환하는데 이 때 나무는 푸르른 울음을 모두 이파리에 내주어 생생한 광휘를 내뿜게됩니다. 이 때의 푸르른 울음은 2연의 고통과 다르게 나무가 가진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그러한 나무는 앞들에서 모내기를 하며 농사를 짖고 마을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가끔 허리를 필 때 쳐다보는 존재로 그 생명력으로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농촌의 마을에 북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이렇게 고통의 시간이 있지만 그 자리에서 버티는 존재들은 새로운 힘을 내며 그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시는 이러한 모습을 통해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고 현실을 지켜가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와 표현법을 파악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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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사랑의 측량'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의 양을 측량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화자가 말하는 사랑의 양이 일반적인 생각과 어떻게 다른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즐겁고 아름다운 일은 양이 많을수록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의 사랑은 양이 적을수록 좋은가 봐요.

당신의 사랑은 당신과 나와 두 사람 사이에 있는 것입니다.

사랑의 양을 알려면 당신과 나의 거리를 측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나의 거리가 멀면 사랑의 양이 많고 거리가 가까우면 사랑의 양이 적을 것입니다.

그런데 적은 사랑은 나를 웃기더니 많은 사랑은 나를 울립니다.

 

뉘라서 사람이 멀어지면 사랑도 멀어진다고 하여요.

당신이 가신 뒤로 사랑이 멀어졌으면 날마다 날마다 나를 울리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어요.

 

-한용운, 「사랑의 측량」


시는 일반적인 통념으로 시작됩니다. 보통 즐겁고 아름다운 일은 양이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화자는 다른 생각을 합니다. 당신의 사랑은 양이 적을 수록 좋다고 보는 것이죠.

 

이는 화자가 가진 사랑의 양의 측량법에 의한 것이네요. 화자는 거리를 측량해 사랑의 양을 구합니다.

그래서 당신과 나의 거리가 멀면 사랑의 양이 많고 거리가 가까우면 사랑이 양이 적게되는 것이죠.

 

이는 사랑의 양이라는 눈에 안보이는 대상을 거리라는 개념으로 측량하는 것으로 형상화의 방법이 쓰였으며 거리가 멀수록 사랑이 양이 많아지는 것은 역설적 사고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이는 사랑이 서로 간의 거리를 좁히고, 더 많이 알고자 하면서 서로 유사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가정을 통해 익숙해지고, 이 익숙함이 처음에 서로에게 가졌던 사랑의 숭고함을 소실시키면서 사랑이 적어지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어느정도 이해가 갈 것입니다.. 그래서 시 속에서 ‘나’는 임과 멀어지는 슬픔을 느끼면서도 익숙함이 아닌 숭고함을 위해 거리가 멀어지는 슬픔을 받아들이며 변치 않는 사랑을 노래하고자 합니다. 즉 사랑하는 사람과의 거리를 역설적으로 표현하며 임을 향한 사랑의 숭고성을 노래한 것입이다.

 

이렇게 역설적인 사고를 통해 이 시는 '임을 향한 숭고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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