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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시인의 '느티나무로부터'는 자연물인 느티나무의 모습을 통해 삶의 깊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시인은 느티나무의 외형적 특징과 그 안에 담긴 생명력을 관찰하며, 인간의 삶이 가진 상처와 아픔의 의미를 새롭게 성찰하는데요. 이를 참고해서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푸른 수액을 빨며 매미 울음꽃 피우는 한낮이면

꿈에 젖은 듯 반쯤은 졸고 있는 느티나무

울퉁불퉁 뿌리, 나무의 발등

혹은 발가락이 땅 위로 불거져 나왔다

군데군데 굳은살에 옹이가 박혔다

먼 길 걸어왔단 뜻이리라

화급히 바빠야 할 일은 없어서 나도

그 위에 앉아 신발을 벗는다

그렇게 너와 나와는

참 멀리 왔구나 어디서 왔느냐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느냐

어디로 가는 길이냐 물으며 하늘을 보는데

무엇이 그리 무거웠을까 부러진 가지

껍질 그 안 쪽으로

속살이 썩어 몸통이 비어 가는데

그 속에 뿌리를 묻고 풀 몇 포기가 꽃을 피워

잠시 느티나무의 내생을 보여 준다

돌아보면

삶은 커다란 상처 혹은 구멍인데

그것은 또 그 무엇의 자궁일지 알겠는가

그러니 섣불리

치유를 꿈꾸거나 덮으려 하지 않아도 좋겠다

때 아닌 낮 모기 한 마리

내 발등에 앉아 배에 피꽃을 피운다

잡지 않는다

남은 길이 조금은 덜 외로우리라

다시 신발끈을 맨다

-복효근, 「느티나무로부터」


느티나무에게서 발견한 동질감

시는 여름 한낮, 푸른 느티나무 아래 앉아 있는 화자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화자는 느티나무의 '울퉁불퉁 뿌리', '굳은살', '옹이' 등 오랜 세월의 흔적을 발견하고, 이를 '먼 길 걸어왔단 뜻'이라 해석하며 느티나무와 자신 사이에 동질감을 느낍니다. "너와 나와는 / 참 멀리 왔구나"라는 구절에서 이러한 정서적 교감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화자는 느티나무를 의인화하며 친밀감을 표현하고, 그 위에 앉아 신발을 벗는 행위를 통해 느티나무와 온전히 하나가 되려는 마음을 보여줍니다.

상처가 곧 생명의 자궁이 되는 역설

화자의 시선은 느티나무의 몸통으로 옮겨갑니다. '부러진 가지'와 '속살이 썩어 몸통이 비어 가는' 모습은 삶의 상처와 아픔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화자는 놀랍게도 그 썩어가는 구멍 속에 '풀 몇 포기'가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 것을 발견합니다.

이러한 발견은 화자에게 충격적인 깨달음을 선사합니다. 삶의 '상처 혹은 구멍'이 단순히 아픔의 흔적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그 무엇의 자궁'**이 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진리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이 깨달음을 통해 화자는 삶의 아픔을 억지로 '치유를 꿈꾸거나 덮으려 하지 않아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상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달관의 태도를 가지게 됩니다.

깨달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삶의 태도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화자는 자신의 발등에 앉아 피를 빨아먹는 모기를 잡지 않습니다. "남은 길이 조금은 덜 외로우리라"는 말은 이 작은 생명에게 피를 나누어주는 행위가 곧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삶의 외로움을 덜어내는 행위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느티나무에게서 얻은 깨달음, 즉 상처와 희생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타인과 나누려는 성숙한 삶의 태도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느티나무로부터'는 느티나무의 모습을 통해 삶의 상처가 새로운 생명과 의미를 낳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깊은 통찰을 담아낸 시입니다.

 

이 내용을 참고하여 아래 전문해석을 통해 시에서 쓰인 표현법에 대해 학습하며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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