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김광규 시인의 '뺄셈'은 제목에서부터 시 전체의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이 시는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욕심과 미련을 비워내는 삶의 태도를 '덧셈'과 '뺄셈'이라는 대비를 통해 깊이 있게 성찰하는데요. 지금부터 본문을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덧셈은 끝났다
밥과 잠을 줄이고
뺄셈을 시작해야 한다
남은 것이라곤
때 묻은 문패와 해어진 옷가지
이것이 나의 모든 재산일까
돋보기안경을 코에 걸치고
아직도 옛날 서류를 뒤적거리고
낡은 사전을 들추어 보는 것은
품위 없는 짓
찾았다가 잃어버리고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 또한
부질없는 일
이제는 정물처럼 창가에 앉아
바깥의 저녁을 바라보면서
뺄셈을 한다
혹시 모자라지 않을까
그래도 무엇인가 남을까
-김광규, 「뺄셈」
다 읽었으면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덧셈과 뺄셈: 삶의 태도를 대변하는 두 개념
시는 '덧셈은 끝났다 / 뺄셈을 시작해야 한다'라는 구절로 시작합니다. 이는 인생의 젊은 시절, 무언가를 끊임없이 더하고 채우려 했던 삶(덧셈)을 멈추고, 이제는 비우고 정리하는 삶(뺄셈)을 살겠다는 화자의 다짐을 보여줍니다. '밥과 잠을 줄이고'라는 구체적인 행위는 이러한 삶의 전환을 위한 실천을 의미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삶의 본질을 깨닫다
화자는 '때 묻은 문패와 해어진 옷가지'를 보며 자신이 가진 전부를 돌아봅니다. 이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삶의 흔적이 묻어 있는 자신의 삶을 상징합니다. 그러면서 과거의 것에 집착하는 행위, 즉 '낡은 서류를 뒤적거리고', '낡은 사전을 들추어 보는 것'은 이제 '품위 없는 짓'이라고 단정합니다. 이는 더 이상 과거의 명성이나 지식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향해 나아가려는 화자의 성숙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또한 '찾았다가 잃어버리고 /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이 '부질없는 일'이라고 말하며, 만남과 이별에 대한 초연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이는 삶의 모든 경험과 감정을 내려놓고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성찰의 자세입니다.
정물처럼 고요히, 삶을 관조하는 태도
시의 후반부에서 화자는 '정물처럼 창가에 앉아 / 바깥의 저녁을 바라보면서 / 뺄셈을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정물'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 상태를 상징하며, 과거의 역동적인 삶('낡은 서류를 뒤적거리는' 행위)과 대비됩니다. 화자는 남은 삶을 욕심 없이 조용히 관조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마지막 구절인 '혹시 모자라지 않을까 / 그래도 무엇인가 남을까'에서는 뺄셈의 삶에 대한 약간의 불안감과 동시에, 모든 것을 비워내더라도 남는 삶의 본질이 무엇일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집니다. 이는 덧셈과 뺄셈의 과정을 거치며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화자의 모습입니다.
'뺄셈' 시의 주요 특징
- 덧셈 vs 뺄셈: 삶의 방향을 대조하여 주제를 강조하는 효과적인 장치.
- 움직임의 대조: '낡은 서류를 뒤적거리는' 동적인 모습과 '정물처럼 앉아있는' 정적인 모습을 대비하여 화자의 태도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줌.
- 성찰적 태도: 인생의 황혼기에 지난 삶을 돌아보고, 욕심을 버리며 본질을 추구하는 깨달음을 담담하게 표현함.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표현법을 확인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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