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작품은 '사시가'입니다. 이 작품은 황희가 나이 들어 벼슬에서 물러나 전원에서 생활하며 지은 시조입니다. 작품을 읽으며 화자는 전원생활에서 어떤 정서를 느끼며 살아가는지를 생각하고 해설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강호에 봄이 드니 이 몸이 일이 많다
나는 그물 깁고 아이는 밭을 가니
뒷 뫼에 엄기는 약을 언제 캐려 하나니 <제1수>
삿갓에 도롱이 입고 세우(細雨) 중에 호미 메고
산전을 흩매다가 녹음에 누웠으니
목동이 우양을 몰아다가 잠든 나를 깨와다 <제2수>
대추 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떨어지며
벼 벤 그루에 게는 어이 내리는고
술 익자 체 장수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제3수>
뫼에는 새 다 긏고 들에는 갈 이 없다
외로운 배에 삿갓 쓴 저 늙은이
낚대에 맛이 깊도다 눈 깊은 줄 아는가 <제4수>
-황희, 「사시가」
전체적으로 보면 이 작품은 연시조의 형식으로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화자의 자연친화적인 삶의 흥취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제1수에서는 봄을 배경으로 그물을 손질하고 밭을 가는 분주한 일상이 나타나는데요. 초장에 일이 많다고 한 것을 중장과 종장에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제2수에서는 여름날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비옷을 입고 밭을 갈다 녹음이 우거진 곳에 누워 잠드는 한가로운 모습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를 초장의 대구법을 통해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며 중장까지는 인물의 행위가 순차적으로 나열되며 시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제3수에서는 붉게 물든 골짜기에 대추와 밤이 익어가는 풍경과 추수를 끝낸 논에 게가 기어다니는 모습과 함께 술을 걸러 먹으리라는 화자의 흥취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가을의 이미지를 대추를 의인화하여 대추의 볼이 붉다고해 과일이 익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화자의 흥취를 설의법을 통해 강조한 점이 특징입니다.
제4수에서는 새도 사람도 하나 없는 적막한 눈 덮인 겨울 풍경 속에 홀로 낚싯대를 드리운 노인의 풍류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적막한 겨울 풍경을 대구법을 통해 나타내고 있으며 배에 감정이입을 하며 자연속에 홀로인 상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다만 여기서 정서를 실제로 외롭다기보다는 홀로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시가'에서는 '사계절 자연의 모습과 그 속에서의 풍류'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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