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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이번에 다룰 시는 박봉우의 '휴전선'입니다. '휴전'은 우리민족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6. 25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끔찍한 상처를 남겼지만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멈춘 것으로 지금까지도 긴장상태에 있으니까요. 이런한 휴전을 상징하는 공간인 '휴전선'을 소재로 시인은 비극적 현실에 대한 인식을 드러냅니다.

그럼 먼저 전문을 읽고 해석을 해보도록 합시다.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동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 아름다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 같은 정신도 신라 같은 이야기도 없는가. 별들이 차지한 하늘은 끝끝내 하나인데 …… 우리 무엇에 불안한 얼굴의 의미는 여기에 있었던가.

모든 유혈(流血)은 꿈같이 가고 지금도 나무 하나 안심하고 서있지 못할 광장. 아직도 정맥은 끊어진 채 휴식인가 야위어가는 이야기뿐인가.

언제 한 번은 불고야 말 독사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이여. 너도 이미 아는 모진 겨우살이를 또 한 번 겪으라는가 아무런 죄도 없이 피어난 꽃은 시방의 자리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운 길은 이뿐인가.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동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박봉우, 「휴전선」


시의 처음부터 현실 상황이 들어납니다.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즉,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죠. 시인은 이러한 상황에서 언젠가는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천동같은 화산)을 염려합니다. 그래서 이런 자시로 '꽃'이 되어야 하냐고 묻는 것이죠.

2연에서는 현실의 비극적 풍경을 드러내며 예전의 정신(고구려, 신라) 및 하나된 하늘을 염원하고 있습니다. 통일에 대한 염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3연에서는 전쟁이 지나고 피폐해진 현실을 드러내며 현실 상황(휴전의 상황)에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4연에서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언젠가의 미래에 전쟁이 일어날 것을 염려하며 이를 아름다운 길이라는 반어법을 통해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연에서 수미상관의 기법으로 1연의 내용을 반복하며 강조하며 시를 마칩니다.

시를 읽다보면 이 시는 뭔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느낌인데요, 실제로 수미상관적 구성, 남과 북의 대치 상황에 대한 반복적 제시, 설의적 표현의 반복 사용 등으로 역사적 현실에 대해 의문을 꾸준히 제기하며 독자들에게 공감을 유도합니다.

또한, 상징적 사물(꽃, 화산, 독사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을 통해 민족이 당면한 위기 상황을 강조합니다. 이렇게 하여 시인은 '민족분단의 비극과 그에 대한 극복의지'를 드러내는 것이죠.

그럼 전문해석을 읽고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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