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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하는 임과의 재회에 대한 희망"

한용운의 시를 대표할 수 있는 대표적인 내용이 아닐까합니다. 이번에 다룰 시 '수(繡)의 비밀'에서도 시인은 '임이 부재하는 현실에서 부재하는 임과의 재회에 대한 희망'을 노래합니다. 시의 제목인 '수(繡)'와 연관하여 옷을 만드는 행위가 시인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에 집중하여 시를 읽은 후 해석을 참고하도록 합시다.


나는 당신의 옷을 다 지어 놓았습니다.

심의(深衣)*도 짓고, 도포도 짓고, 자리옷도 지었습니다.

짓지 아니한 것은 작은 주머니에 수놓는 것뿐입니다.

그 주머니는 나의 손때가 많이 묻었습니다.

짓다가 놓아두고 짓다가 놓아두고 한 까닭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바느질 솜씨가 없는 줄로 알지마는, 그러한 비밀은 나밖에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나는 마음이 아프고 쓰린 때에 주머니에 수를 놓으려면, 나의 마음은 수놓는 금실을 따라서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고, 주머니 속에서 맑은 노래가 나와서 나의 마음이 됩니다.

그리고 아직 이 세상에는 그 주머니에 넣을 만한 무슨 보물이 없습니다.

이 작은 주머니는 짓기 싫어서 짓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짓고 싶어서 다 짓지 않는 것입니다.

-한용운, 「수(繡)의 비밀」

*심의: 신분이 높은 선비들이 입던 웃옷.


시를 읽어보면 1연에서 화자는 옷을 '다' 지어놓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옷은 '임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는 대상인데요'. 계속 읽어보면 사실 이 옷에는 아직 완성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주머니에 '자수'를 놓지 않고 있는 것이죠.

2연에서 화자는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솜씨가 없는 줄 알지만 사실 나는 일부러 수를 놓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유는 2가지입니다. 먼저, 수를 놓으려는 마음만으로도 주머니 속에서 맑은 노래가 나와 나의 마음이 되어 임이 없는 상황을 견딜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리도 두 번째는 수를 놓아서 주머니를 완성시켜봤자 그 멋진 주머니에 넣을 만한 보물(임)이 지금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화자는 역설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이 작은 주머니는 짓기 싫어서 짓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짓고 싶어서짓지 않는 것입니다."

짓고 싶어서 짓지 않는다. 주머니를 짓고 싶다는 것은 그만큼 부재하는 님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짓지 않는 것은 님이 부재하는 슬픔에 주머니를 완성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화자는 부재하는 임이 돌아오는 그 때, 부정적 현실이 긍정으로 바뀔 때 주머니를 완성시키겠다는 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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