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은 계절에 많이 비유됩니다. 태어나서 자라나는 유년기는 '봄', 그리고 태양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젊음의 시기는 '여름' 그리고 젊음의 뒤안길에 서서 지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중년의 시기는 '가을'에 많이 비유되지요. 이번 시간에 다룰 시 '가을 집 짓기'에서도 시인은 '가을'이라는 계절을 통해 방황하고 고뇌하던 과가의 모습에서 벗어나 평안을 경험한 자아의 내면을 보여줍니다.
그럼 시를 읽은 후 전문해석을 해 보도록 합시다.
돌아가야지
전나무 그늘이 한 겹씩 엷어지고
국화꽃 한두 송이 바람을 물들이면
흩어졌던 영혼의 양 떼 모아
떠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가서 한 생애 버려뒀던 빈집을 고쳐야지
수십 년 누적된 병인을 찾아
무너진 담을 쌓고 창을 바르고
상한 가지 다독여 등불 앞에 앉히면
만월처럼 따뜻한 밤이 오고
내 생애 망가진 부분들이
수묵으로 떠오른다
단비처럼 그 위에 내리는 쓸쓸한 평화
한때는 부서지는 열기로 날을 지새고
이제는 수리하는 노고로 밤을 밝히는
가을은 꿈도 없이 깊은 잠의
평안으로 온다
따뜻하게 손을 잡는 이별로 온다
- 홍윤숙, 「가을 집 짓기」
시의 처음에서 화자는 '돌아가야지'라고 말합니다. 화자가 돌아가는 곳은 '떠나온 집'으로 '전나무 그늘이 한 겹씩 엷어지고 국화꽃 한두 송이 바람을 물들이는' 가을의 계절에 자아를 성찰하며 형상화 낸 내면의 공간입니다. 화자는 가을을 맞아 흩어졌던 영혼의 양 떼를 모아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것입니다.
돌아가서 화자가 하는 일을 한 생에 버려뒀던 빈집을 고치는 일입니다. 이는 본연의 자아를 잃어버린 채 살아온 화자의 반성적 인식으로 화자는 지난 세월에 병인을 찾아 지친 자아(무너진 담, 상한 가지)를 회복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화자는 평안의 상태에 이르고 자신의 망가졌던 내면에 단비를 주는 평화를 맞이하며 평안한 상태에 이릅니다.
그리하여 화자는 '따뜻하게 손을 잡는 이별'을 맞이하는 데 이는 역설적 인식으로 본연의 자아를 잃은 채 살아왔던 지난 세월의 상처와의 이별로 이는 사실 내면을 따뜻하게 해주는 회복임으로 이별이 결코 슬픈 것이 아닌 따뜻하게 손을 잡는 것으로 인식합니다.
그렇게 해서 화자는 '방황하고 고뇌하던 과거의 삶을 극복하고 누리는 평안'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잘 표현하기 위해 화자는
1. 역설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나온 힘든 삶과의 이별을 '따뜻하게 손을 잡는 이별'로 표현하여 신선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2. 내면을 형상화(집, 무너진 담, 상한 가지 등)하여 관념적인 내면을 구체화시켜 독자에게 인상깊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3. 종결어미(-지)를 반복하여 화자의 다짐을 강조하며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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