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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시기일 수록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빛을 발하는 법인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시간에 다룰 시 '황혼'에서는 힘든 상황에서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인류애를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화자는 지금 골방에 앉아있습니다. 그리고 커튼을 걷고 창밖의 황혼을 바라봅니다. 저물어가는 해의 붉은 기운을 보며 인간이 가진 외로움에 대해 생각하던 화자는 황혼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다른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도 이 온기를 보내고 싶어합니다. 황혼의 손에서 모든 것으로 인식을 확대한 화자는 이제 점층적으로 이 인식을 나열하며 구체화하며 그들에 대한 애정을 보입니다.(이 때 현실 상황을 대입해 보면 소외되고 외로운 이들은 일제 강점기 하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전세계적으로 제국주의로 인해 정복이 일어나고 식민지가 생겨나는 상황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화자는 골방 안에서 지구의 반쪽(소외된 그늘 부분)을 바라보며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애정으로 지금 화자가 있는 골방도 아늑해집니다. 화자는 내일도 골방안에서 황혼을 바라보고 싶어 합니다. 단, 이러한 의지를 가지면서도 인간의 꿈과 한계에 대한 인식으로 마지막 부분에 미래를 우려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시는 전반적으로 표현법보다는 내용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이제 이를 바탕으로 전문을 읽고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내 골방의 커-튼을 걷고

정성된 맘으로 황혼을 맞아들이노니

바다의 흰갈매기들같이도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

 

황혼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

내 뜨거운 입술을 맘대로 맞추어 보련다

그리고 네 품안에 안긴 모-든 것에

나의 입술을 보내게 해다오

 

저-십이성좌의 반짝이는 별들에게도

종소리 저문 삼림 속 그윽한 수녀들에게도

시멘트 장판 위 그 많은 수인(囚人)들에게도

의지할 가지 없는 그들의 심장이 얼마나 떨고 있을까

 

고비사막을 끊어가는 낙타 탄 행상대에게나

아프리카 녹음 속 활 쏘는 인디언에게라도

황혼아 네 부드러운 품안에 안기는 동안이라도

지구의 반쪽만을 나의 타는 입술에 맡겨다오

 

내 오월의 골방이 아늑도 하오니

황혼아 내일도 또 저-푸른 커-튼을 걷게 하겠지

암암(暗暗)히 사라지긴 시냇물 소리 같아서

한번 식어지면 다시는 돌아올 줄 모르나 보다

 

- 이육사, 「황혼」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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