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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무인수 시인의 '감나무'입니다. 시의 제목이 '감나무'이니 만큼 이 시에서 감나무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요. 감나무와 관련된 시인의 행동과 이를 통해 느끼는 정서에 집중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올해도 고향집 감을 땄다.

복잡하게 우거진 가지들 중에 매년

내가 골라 딛는 순서가 있다.

지금은 진토가 되었을 아버지의 등뼈,

허리 휜 그 몸 냄새를 군데군데 묻혀둔 바이지만

타관 길엔 도통 어두운 이 말씀.

감나무를 오르내리는 내 구부정한 그림자도 어느덧

늙은 거미같이 더디다.

감나무를 내려와 땅을 디디니, 작년보다도 더 큰 안심이

덥석 날 받아 안는다.

이제 어쩔 수 없다는 말이

감나무를 한참 올려다본다. 속절없이 고목인

한 시절의 유적이 쓸쓸히

서쪽에 선다.

빈 감나무의 검은 골조가

저녁노을 깊이 음각으로 찍히면서

내 등덜미를 붉게 떠민다.

문인수, 「감나무」

 

시적 화자의 상황은 처음부분에서 제시됩니다. 화자는 바로 감나무에 올라 감을 따고 있죠. 포인트는 '올해도'입니다. 시적화자가 감을 따는 것은 매년 하는 행동으로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행동입니다.

그 누군가는 바로 화자의 아버지인데요. 아버지는 '지금은 진토가 되었을'이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 이미 돌아가신지 오래된 상황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지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감나무에는 군데군데 남아있어 화자는 감을 따러 감나무를 오르며 아버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화자는 감나무를 오르는 자신의 구부정한 그림자를 늙은 거미에 비유하며 자신도 어느덧 나이들었음을 실감합니다.

그렇기에 화자는 나무에서 내려와 땅을 디딜때 '작년보다 더 큰 안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한 늙어감에 대한 쓸쓸함을 '어쩔 수 없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화자는 한참을 감나무를 올려다봅니다.

이 감나무는 '고목'이며 '한 시절의 유적'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오르게 하고 동시에 자신의 나이듦을 깨닫게 하는 존재(그만큼 오랜 시절을 가족과 함께한 존재)이기에 화자는 감나무를 보면서 새월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나무의 선명한 모습과 이를 통해 세월의 흐름을 느끼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세월에 흐림에 대한 자각과 늙어감에 정서'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이러한 정서를 인상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 다양한 비유와 묘사, 의인화와 주객전도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이러한 표현법이 어느곳에 쓰였는지를 다시 한번 보면서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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