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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시인의 '향문'은 깨진 질그릇 조각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감정을 노래합니다. 단순히 옛것에 대한 그리움을 넘어, 그 속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향문'이 품고 있는 진정한 의미를 시를 읽고 함께 탐색해 봅시다.


성터 거닐다 줏어온 깨진 질그릇 하나

닦고 고이 닦아 열오른 두볼에 대어 보다.

아무렇지도 않은 곳에 무르녹는 옛향기라

질항아리에 곱게 그린 구름무늬가

금시라도 하늘로 피어날듯 아른하다.

눈 감고 나래 펴는 향그로운 마음에

머언 그 옛날 할아버지 흰수염이

아주까리 등불에 비최어 자애롭다.

꽃밭에 놓고 이슬 받아 책상에 올리면

그밤 내 벼개 머리에 옛날을 보리니

옛날을 봐도 내사 울지 않으련다.

- 조지훈 , 「향문」


 


깨진 질그릇, 과거로 가는 통로

이 시의 화자는 우연히 주운 '깨진 질그릇 하나'에서 과거로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성터 거닐다 줏어온 깨진 질그릇 하나 닦고 고이 닦아 열오른 두볼에 대어 보다.

무심했던 사물에 정성을 쏟자, 화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곳에 무르녹는 옛향기'**를 느낍니다. 이 향기는 단순히 냄새를 넘어, 과거의 아름다움과 추억을 환기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따뜻한 추억의 발견과 감각적 심상

'깨진 질그릇'의 구름무늬는 화자에게 **'머언 그 옛날 할아버지 흰수염'**이라는 구체적이고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주까리 등불' 아래 할아버지의 자애로운 모습은 시각적 심상을 활용하여 애틋한 감정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시인은 이러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감각적 심상을 사용했습니다.

  • 촉각적 심상: '열오른 두볼에 대어 보다'
  • 후각적 심상: '무르녹는 옛향기'
  • 시각적 심상: '구름무늬', '할아버지 흰수염', '아주까리 등불'

이처럼 여러 감각을 동원하여 깨진 질그릇을 통해 느끼는 옛것의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옛것을 대하는 성숙한 자세

화자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질그릇을 '꽃밭에 놓고 이슬 받아 책상에 올리면' 꿈속에서라도 과거를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구절에서 다음과 같이 다짐하며 시는 마무리됩니다.

옛날을 봐도 내사 울지 않으련다.

이는 단순히 옛 추억에 잠기는 것을 넘어, 과거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화자의 성숙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한이나 슬픔 대신,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며 삶을 긍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조지훈 시인의 '향문'은 과거의 유물에서 현재의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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