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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을지문덕 장군의 4언 고시 '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입니다. 이 작품은 배경설화가 전해지는데요. 배경설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배경설화>>-------------

영양왕 23년(612년)에 수나라는 30만의 군사로 고구려의 평양성을 공격하였다. 이에 을지문덕은 압록

강에서 대치하고 있다가, 거짓으로 항복하여 적군의 허실을 정탐한 뒤 적진에서 탈출하였다. 적군이 추

격하자, 을지문덕은 하루에 일곱 번 싸워 일곱 번 패하는 유도 작전으로 적의 군사력을 소모시키면서

적을 평양성 30리 밖까지 유인하였다. 이때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5언 고시를

보내니, 우중문은 그제서야 속은 것을 깨닫고 때마침 군사들이 피로하고 굶주려 싸울 기력을 잃었으므

로 회군하였다. 을지문덕은 이를 추격하여 살수에서 대승을 거두니 이를 ‘살수 대첩’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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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배경설화와 같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조롱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작품을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에 통달했고

오묘한 계략은 땅의 이치를 꿰뚫었네.

싸움에 이기어 공이 이미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 을지문덕, 「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


작품의 시작을 보면 마치 우중문을 칭찬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에 통달했고 오며한 계락은 땅의 이치를 꿰뚫었네라는 대구적인 표현을 통해 우중문을 천문과 지리에 능통한 장군임을 칭찬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허나 배경설화를 볼때 실은 우중문의 계책은 간파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자 조롱하는 반어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3구에서는 이러한 자신감이 더욱 드러나는데요. 공이 '이미'높다는 표현을 통해 그동안의 일곱번의 패배는 유도작전이었으며 더 이상의 승리는 불가능하단 것을 암시하며 4구에선 노자의 <<도덕경>>에 있는 '만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라는 구절을 인용해서 전쟁을 그만 끝내자고 권유하는 듯하며서 그만두지 않을 경우 가만 두지 않겠다는 경고와 위협의 의도를 숨겨 드러냅니다.

 

그렇게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 을지문덕이 패배를 스스로 인정하며 우중문의 지혜와 계책을 칭찬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상대방을 조롱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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