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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시간에 다룰 시 '봄날'에서는 겨울 끝에 온 봄볕을 한가롭게 쪼이고 있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봅니다. 화자가 할머니들이 봄볕을 쪼이는 모습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주목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할머니들이 아파트 앞에 모여 햇볕을 쪼이고 있다.

굵은 주름 잔주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햇볕을 채워넣고 있다.

겨우내 얼었던 뼈와 관절들 다 녹도록

온몸을 노곤노곤하게 지지고 있다.

마른버짐 사이로 아지랑이 피어오를 것 같고

잘만 하면 한순간 뽀얀 젖살도 오를 것 같다.

할머니들은 마음을 저수지마냥 넓게 벌려

한철 폭우처럼 쏟아지는 빛을 양껏 받는다.

미처 몸에 스며들지 못한 빛이 흘러넘쳐

할머니들 모두 눈부시다.

아침부터 끈질기게 추근거리던 봄볕에 못 이겨

나무마다 푸른 망울들이 터지고

할머니들은 사방으로 바삐 눈을 흘긴다.

할머니 주름살들이 일제히 웃는다.

오오, 얼마 만에 환해보는가.

일생에 이렇게 환한 날이 며칠이나 되겠는가.

눈앞에는 햇빛이 종일 반짝거리며 떠다니고

환한 빛에 한나절 한눈을 팔다가

깜빡 졸았던가? 한평생이 그새 또 지나갔던가?

할머니들은 가끔 눈을 비빈다.

 

-김기택, 「봄날」


시의 처음에서 할머니들이 아파트 앞에 햇볕을 쪼이는 모습이 제시됩니다. 할머니들은 봄볕에 그들의 주름살, 뼈와 관절, 마른버짐을 한껏 널어놓는데, 어느덧 겨우내 얼어붙 어 있던 그들의 몸만 녹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도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화자는 노곤노곤 등의 음성상징어, 뽀얀 젖살, 저수지마냥 넓게 벌려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화자는 마지막부분에서 할머니들이 가끔 눈을 비비며 봄볕을 쬐고 있는 지금처럼 만족스러운 날을 떠올린다며 추측하는 데 이는 할머니들이 아직도 그 들이 눈부시게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존재들이라 는 점을 따뜻한 시선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겨울 끝에 온 봄날의 햇볕을 통해 환하게 웃음짓는 할머니들의 모습과 이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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