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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성(聖) 느티나무'에서 시인은 벼락을 맞고도 다시 살아나 생명력을 뽐내는 느티나무의 모습을 바라보며 예찬하고 있습니다. 느티나무는 어떠한 속성을 지니고 있는지 시인은 어떤 방법을 통해 느티나무의 생명력을 예찬하는지를 살펴보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속이 검게 타 버린 고목이지만

창녕 덕산리 느티나무는 올봄도 잎을 내었다

 

잔가지 끝으로 하늘을 밀어 올리며 그는

한 그루 용수(榕樹)처럼

제 아궁이에서 자꾸만 잎사귀를 꺼낸다

번개가 가슴을 쪼개고 지나간 흔적을 안고도

저렇게 눈부신 잎을 피워 내다니,

시커먼 아궁이 하나 들여놓고

그는 오래오래 제 살을 달여 내놓는다

낮의 새와 밤의 새가 다녀가고

다람쥐 일가가 세들어 사는,

구름 몇 점 별 몇 개 뛰어들기도 하는,

바람도 가만히 숨을 모으는 그 검은 아궁이에는

모든 빛이 모여 불타고 모든 빛이 나온다

까마귀 깃들었다 날아간 자리에

검은 울음 몇 가지가 뻗어 있기도 한다

 

발이 묶인 채 날아오르는 새처럼

덕산리 느티나무는 푸른 날개를 마악 펴들고 있다

 

-나희덕, 「성(聖) 느티나무」


시의 처음에서부터 '~만'이라는 역접이 쓰이며 느티나무의 생명력을 강조합니다.

 

속이 검게 타 버린 고목이지

창녕 덕산리 느티나무는 올봄도 잎을 내었다.

 

즉, 느티나무는 벼락에 맞고 검게 타 버린 상태에서도 생명력을 가진 그런 존재인 것입니다. 이때 검게 타버린의 검은 색과 잎을 내는 푸른색의 색체대비는 더욱 선명한 감각적 이미지로 느티나무의 생명력을 강조합니다.

 

그 후 느티나무를 그라고 의인화하며 '아궁이'라는 소재를 통해 느티나무가 가진 생명력의 속성을 보여줍니다. 아궁이는 자신 안에서 어떠한 대상을 불태우면서 빛을 내는 도구인데요, 느티나무는 제 살을 달여 눈부신 잎을 내놓으며 소멸과 생성의 이미지를 모두 가지게 됩니다. 이를 '모든 빛이 모여 불타고 모든 빛이 나온다'라고 역설적으로 표현하며 강조하고 있죠.

 

이러한 느티나무는 죽은 듯하나 스스로 잎을 내며 다른 자연물들의 삶의 터전이 되는 데 이는 스스로를 태워 불을 피우고 온기를 주는 아궁이와 유사합니다. 그래서 이 시에서는 느티나무를 검은 아궁이에 많이 비유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느티나무는 대지에 뿌리를 박은 채 푸른 잎을 내며 강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이 시는 '느티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예찬'하고 있습니다.

 

이를 색체의 대비와 비유, 역설법 등을 통해 인상깊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이 시를 이해할 때 혼동하지 말아야할 점은 마지막 부분에 '발이 묶인 채 날아오르는 새처럼'이라는 표현인데 이는 한계에 대한 인식이 아닌 대지에 뿌리를 내린 느티나무의 모습을 비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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