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산업화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소외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 다룰 시 '저문 강에 삽을 씻고'에서는 이러한 소외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시를 읽고 화자가 지금 어떠한 상황인지 그리고 이 상황에서 어떠한 태도를 보이지는지를 파악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시에 처음에서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도 저와 같아서'라는 말이 제시됩니다. 여기서 화자는 '강물'(흐르는 물)과 자신을 같다고 말하는데요. 그러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에 슬픔을 퍼다 버립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화자의 정서가 '슬픔'이라는 것인데요. 화자의 정서가 슬픈 것으로 보아 화자의 상황도 결코 좋지 않은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화자는 슬플을 퍼다 버린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고 돌아가는데, 이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시적으로 슬픔을 잊기 위한 방법일 뿐 현실을 바꿔주지는 않습니다. 그러기에 화자의 생애(노동자의 삶 - 삽자루에 맡긴 생애)는 계속 저물고, 저물어서 바뀌지 않고 반복될 뿐입니다.
그렇게 샛강 바닥 썩을 물(화자와 동일시된 강을 썩을 물이라고 표현한데서 화자의 내부 심정이 얼마나 문드러졌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에서 달이 또다시 뜨고 화자는 다시 흐르는 물에 삽을 씻는 행동을 반복하며 가난한 현실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이 시는 노동자의 삶을 흐르는 '강'의 이미지와 결합하여 차분한 어조로 비애감을 말하며 '가난한 노동자의 삶의 비애'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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