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시는 '광화문, 겨울, 불꽃, 나무'입니다. 시 제목에서 생각할 수 있는 점은 이 시에서는 광화문과 겨울, 불꽃, 나무가 어떤 관계를 맻고 있는지 생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해가 졌는데도 어두워지지 않는다
겨울 저물녘 광화문 네거리
맨몸으로 돌아가 있는 가로수들이
일제히 불을 켠다 나뭇가지에
수만 개 꼬마전구들이 들러붙어 있다
불현듯 불꽃나무! 하며 손뼉을 칠 뻔했다
어둠도 이젠 병균 같은 것일까
밤을 끄고 휘황하게 낮을 켜 놓은 권력들
내륙 한가운데에 서 있는
해군 장군의 동상도 잠들지 못하고
문 닫은 세종문화회관도 두 눈 뜨고 있다
엽록소를 버린 겨울나무들
한밤중에 이상한 광합성을 하고 있다
광화문은 광화문(光化門)
뿌리로 내려가 있던 겨울나무들이
저녁마다 황급히 올라오고
겨울이 교란당하고 있는 것이다
밤에도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
광화문 겨울나무 불꽃나무들
-이문재, 「광화문, 겨울, 불꽃, 나무」
작품은 역설적 상황을 제시하며 시작됩니다. '해가 졌는데도 어두워지지 않는다'는 말은 밤이 되었지만 도시는 문명의 발달로 전등이 켜지며 어두워지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자연의 섭리에 반하는 현실을 나타냅니다. 거기에 맨몸으로 돌아가있는 로수들이 일체히 불을 키는데요. 이는 나무가지에 수만 개의 꼬마전구들이 들러붙어있기에 가능합니다.(자연물에 인간 문명이 스며든 모습을 형상화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위적인 화려한 모습에 화자조차 불현듯 불꽃나무!하며 손뼉을 칠 뻔할 정도로 인류 문명은 자연을 거스르며 인위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을 현혹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자는 생각합니다. '어둠도 이제 병균 같은 것일까'라고요. 안식과 휴식을 누릴 수 있는 밤을 병균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해 말해 '밤'을 퇴치해야할 것으로 인식하는 세태에 대해 나타내며 밤을 끄는 문명을 '권력들'이라고 표현하며 인간 중심의 도시 문명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군 장군의 동상도, 문 닫은 세종문화회관도 두는 뜨고 있다며 사물을 인격화하는 방식을 통해 밤에도 불을 밝히고 있는 비비정상적인 상황을 부각합니다.
3연에서는 엽록소를 버린 겨울나무들이 한밤중에 이상한 광합성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본성을 외면당한(엽록소를 버린) 겨울나무들이 도시 문명의 불빛으로 광합성을 하는 모습을 이상하다고 표현하며 화자가 느끼는 안타까움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광화문을 발음이 같은 한자를 이용해 광화문(光化門)이라고 표현하며 자연의 섭지에 반하는 도시 문명에대해 나타내며 '겨울이 교란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연의 본성을 거스른 채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자연을 이용하는 모습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밤에도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며 나무의 문제를 사람들에게 확대해 이러한 문제 상황이 인간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부각시킵니다. 그리고 이후 광화문 겨울나무 불꽃나무들이라며 열거의 방식으로 이러한 상황에 놓인 대상들의 처지를 강조하며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현대 도시 문명에 대한 비판과 성찰'을 보여줍니다. 그럼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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