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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노동자의 힘겨운 삶. 매일 반복되는 노동과 삭막함 속에서의 힘겨움은 많은 시에서 다뤄졌습니다. 이번에 다룰 '항해 일지1 - 무인도를 위하여'는 「항해 일지」 연작시 중 첫 번째 작품으로 인생이라는 삶의 여정을 '항해'로 상징하여 나타내고 있습니다. 각각의 지명과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읽어보도록 합시다.


을지로에서 노를 젓다가 잠시 멈추다.

사라져 가는 것, 떨어져 가는 것, 시들어 가는 것들의 흘러내림

그것들의 부음(訃音) 위에 떠서 노질을 하다.

아아, 부질없구나

그물을 던지고 낚시질하여 날것을 익혀 먹는 일

오늘은 갑판 위에 나와 크게 느끼다

오늘 하루 집어등(集魚燈)을 끄고 남몰래 눈물짓다.

손이 부르트도록 날마다 을지로에서 노를 젓고 저음이여

수부(水夫)의 청춘을 다 바쳐 찾고자 하는 것

삭풍 아래 떨면서 잠시 청계천 쪽에 정박하다.

헛되고 헛되도다, 무인도여

한 잔의 술잔 속에서도 얼비치는 저 무인도를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다.

그러나 눈보라 날리는 엄동(嚴冬) 속에서도 나의 배는 가야 한다.

눈을 감고서도 선명히 떠오르는 저 별빛을 향하여

나는 노질을 계속해야 한다.

 

- 김종해, 「항해 일지 1 - 무인도를 위하여」


항해 일지1은 을지로에서 시작됩니다. 이 장소 을지로는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의 삶의 여로'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화자는 노를 젓는 등의 행동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을 하며 삶을 영위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화자는 이 삶 속에서 비애감을 느끼며 현대 자본주의 속에서 경험한 삭막함과 적막함, 우울함 등을 나타냅니다.

 

그러다 잠시 청계천 쪽에 정박하여 무인도를 생각합니다. 무인도는 화자가 찾고자 하는 이상향으로 잠시의 휴식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말 그대로 이상향힙니다. 다만, 화자는 이 보이지 않는 무인도를 포기하지 않고 찾으려 합니다. 눈보라 속에서도 눈에 선명히 떠오르는 별빛을 향해 노질을 하는 것은 희망을 잃지 않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시인은 '현대 사회의 도시적 일상에 대한 비애감과 현실 극복의 소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주제를 표면적 의미 안에 다른 이면적인 의미를 우의적으로 빗댄 알레고리의 수법으로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표현법과 내용해석 등을 학습하며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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