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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게 참 힘들 때가 있습니다. 마음 속에 어둠이 가득하게 느껴지고 말이죠. 이번에 다룰 시 '마음의 수수밭'에도 화자의 마음은 처음엔 어둡습니다. 화자는 자신의 마음을 '저녁만큼 저문 것', '절골의 그림자는 암처럼 깊다'고 표현하며 힘들어 합니다. 이러한 화자가 어떻게 인식을 전환하고 내면을 변화시키는 지에 중점을 두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읽어보도록 합시다.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잎몇 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것이여기 또 있다.

개밥바리기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있고

보릿고개를 넘은 세월이 있다.

바람은 자꾸 등짝을때리고, 절골의

그림자는 암처럼 깊다. 나는

몇 번 머리를 흔들고 산 속의 산,

산 위의 산을 본다. 산은 올려다보아야

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저기 저

하늘의 자리는 싱싱하게 푸르다.

푸른 것들이 어깨를 툭 친다. 올라가라고

그래야 한다고. 나를 부추기는 솔바람 속에서

내 막막함도 올라간다. 번쩍 제정신이 든다.

정신이 들때마다 우짖는 내 속의 목탁새들

나를 깨운다. 이 세상에 없는 길을

만들 수가 없다. 산 옆구리를 끼고

절벽을 오르니, 천불산(千佛山)이

몸 속에 들어와 앉는다.

내 맘속 수수밭이 환해진다.

 

- 천양희, 「마음의 수수밭」


시를 감상해보면 화자가 어두운 내면의 모습을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때 마음의 상태를 자연물에 빗대어 표현하여 구체적으로 형상화해 신선하게 표현한 점이 이 시의 특징입니다. 화자의 마음은 '저녁만큼 저문 것', '절골의 그림자' 등의 어둠에서 '산 위의 산'을 올려다보며 인식이 전환되고 '하늘'을 바라보며 산을 오르며 마음의 평화를 찾고 환해집니다.

 

이 때 화자의 내면의 변화를 화자의 시선의 변화와 함께 나타내는 데요. 처음에 땅을 향하고 있던 화자의 시선은 인식의 변화와 함께 산 위의 산, 하늘을 바라보며 위로 향하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으며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시선의 변화는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와 함께 하여 내면의 변화를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내며 '어두운 내면이 평안에 이르는 과정'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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