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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曆史)'란 '과거에 있었던 사실'을 뜻합니다. 그리고 지나온 과거에는 우리가 배워야할 수많은 가치가 있습니다. 이번에 다룰 시 신석정의 '역사'에서도 시인은 달래꽃을 통해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며 살아온 민중들의 저력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시를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1

저 하잘것없는 한 송이의 달래꽃을 두고 보드래도, 다사롭게 타오르는 햇볕이라거나, 보드라운 바람이라거나, 거기 모여드는 벌나비라거나, 그보다도 이 하늘과 땅 사이를 어렴풋이 이끌고 가는 크나큰 그 어느 알 수 없는 마음이 있어, 저리도 조촐하게 한 송이의 달래꽃은 피어나는 것이요, 길이 멸하지 않을 것이다.

2

바윗돌처럼 꽁꽁 얼어붙었던 대지를 뚫고 솟아오른, 저 애잔한 달래꽃의 긴긴 역사라거나, 그 막아낼 수 없는 위대한 힘이라거나, 이것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모든 것을 내가 찬양하는 것도, 오래오래 우리 마음에 걸친 거추장스러운 푸른 수의(囚衣)를 자작나무 허울 벗듯 훌훌 벗고 싶은 달래꽃같이 위대한 역사와 힘을 가졌기에,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요,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3

한 송이의 달래꽃을 두고 보드래도, 햇볕과 바람과 벌나비 와, 그리고 또 무한한 마음과 입 맞추고 살아가듯, 너의 뜨거운 심장과 아름다운 모든 것이 샘처럼 왼통 괴어 있는, 그 눈망울과 그리고 항상 내가 꼬옥 쥘 수 있는 그 뜨거운 핏줄 이 나뭇가지처럼 타고 오는 뱅어같이 예쁘디예쁜 손과, 네 고운 청춘이 나와 더불어 가야 할 저 환히 트인 길이 있어 늘 이렇게 죽도록 사랑하는 것이요,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 신석정, 「역사」 -


이 시는 소박하고 일상적인 자연물(달래꽃)을 통해 민중의 위대한 저력을 이야기 하고 청자(독자)에게 이러한 민중의 가치를 이야기 하며 그렇게 살아가야 함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1연에서 달래꽃을 비롯한 다양한 일상적 자연물을 통해 여리지만 계속해서 삶을 이어가는 민중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2연에서는 이어 얼어붙은 대지를 뚫고 이어가며 살아온 민중의 역사와 저력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3연에서는 다양한 자연물의 모습을 통해 화합하는 민중들의 모습을 그리며, 나와 너(청자-독자)도 이렇듯 살아가야한다는 화자의 가치관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자연물을 통한 연상작용(달래 꽃을 통해 민중의 저력을 연상)으로 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를 말을 건네는 형식(화자와 청자가 모두 표면상에 드러나며 청자인 '너'에게 말을 건네고 있음)을 통해 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사한 이미지(자연물)의 반복, 시구의 반복,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전달하면서도 운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산문시의 형식이지만 운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복의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자가 드러내고자하는 의미를 자연물에 빗댄 비유, 감각적 이미지의 활용으로 구체적으로 드러내어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화자는 '어려운 현실을 이겨낸 민중의 역사와 저력'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러한 삶을 살아가야함을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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