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시 '따뜻한 달걀'은 '따뜻한'이라는 촉각으로 봄의 기운을 나타내는 제목만큼 절기가 바뀌며 봄빛이 점차적으로 뚜렷해지고 있음을 느끼는 화자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간에 흐름에 따라 봄의 기운이 어떻게 다가오는걸 느끼는지에 중점을 두고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보도록 합시다.
우수* 날 저녁
그 전날 저녁부터
오늘까지 연 닷새 간을
고향, 내 새벽 산 여울을
찰박대며 뛰어 건너는
이쁜 발자욱 소리 하날
듣고 지내었더니
그 새끼발가락 하날
가만가만 만지작일 수도 있었더니
나 실로 정결한 말씀만 고를 수 있었더니
그가 왔다.
진솔* 속곳을 갈아입고
그가 왔다.
이른 아침,
난 그를 위해 닭장으로 내려가고
따뜻한 달걀
두 알을 집어내었다.
경칩*이 멀지 않다 하였다.
-정진규, 「 따뜻한 달걀 」
* 우수(雨水), 경칩(驚蟄) : 입춘(立春)과 춘분(春分) 사이에 드는 절 기. 우수는 눈이 그치고 봄비가 오기 시작하는 시기, 경칩은 벌레가 깨어나고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땅 밖으로 나오는 시기이다.
* 진솔 : 옷이나 버선 따위가 한 번도 빨지 않은 새것 그대로인 것.
이 시는 절기를 시간적배경으로 하고 고향의 산 여울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봄의 기운(봄빛)이 뚜렷해지는 것을 기다리며 온몸의 감각을 통해 감응하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봄비가 내리는 절기인 우수를 전후해 화자는 고 향의 산 여울을 뛰어 건너는 발자국 소리와도 같은 봄의 기척을 느낍니다. 봄의 기운을 청각적 심상으로 표현하고 그 청각적 심상을 만질 수 있게 됨을 통해(가만가만 만지작일 수도 있었더니) 봄이 오는 것을 흠뻑 느끼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수로 인한 자연의 변화가 손 에 잡힐 듯 다가오자, 화자는 따뜻한 달걀을 꺼내며 개구리가 깨어나는 절기인 경칩이 다가오기를 기대하 게 됩니다.
이렇게 '봄의 기운에 대한 기다림'을 표현한 시가 따뜻한 달걀입니다.
시인은 봄 기운에 대한 기다림과 봄 기운을 느끼는 모습을 보다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1. 다양한 감각적 심상을 이용했습니다. 봄기운을 청각적으로 표현할 뿐 아니라 이를 만질 수 있게 표현하는 촉각적 심상, 그리고 따뜻함이라는 봄을 대표하는 기운을 촉각적으로 표현하여 봄에 대한 기다림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2. 봄기운을 '그'라고 의인화하여 자연을 주체로 하여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자는 '그'를 기다린다고 하여 자연을 자신과 교감을 이루는 주체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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