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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강점기를 대표하는 두 저항시인이라면 이육사와 윤동주겠죠. 그 중에 이육사는 강한 의지를 가진 저항시를 쓴 시인으로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고 현실 극복의지를 노래한 시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예외는 있는 법. 오늘 배울 이육사의 시 '자야곡(子夜曲)'은 일반적인 이육사의 시들과 다르게 '어두운 현실과 좌절한 시인의 고통스런 마음만이 드러난 것'이 특징입니다.

그럼 내용설명을 읽은 후 본문을 읽고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는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내 고향의 밤풍경은 수만 호의 집이 번영하며 반짝여야하지만, 어둠뿐이고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른 빛이 드는 적막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이 적막함과 회한을 잊으려고 담배를 피웁니다. 담배를 피다보니 과거 타지를 떠돌던 때 생각이 납니다. 수없이 많은 시련과 고생으로 눈물이 나던 생활들 독한 술을 마시며 하루를 버티고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고향으로 돌아와도 현실은 변한게 없습니다. 번영해야할 내 고향은 피페해져 적막할 뿐입니다. 숨 막히는 이 현실에서 내 숨을 틔어줄 강물이라도 한 줄기 흐르면 좋겠습니다만 내 맘에는 차가운 강만이 흘러 마음이 더 아플 뿐입니다.

내용이 진짜 암울하죠? 이 시를 읽을 때 유의할 점은 바로 이점입니다. 이 시는 다른 이육사의 시들과 다르게 시종일관 어두운 현실과 좌절된 화자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그럼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수만 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르러라

 

슬픔도 자랑도 집어삼키는 검은 꿈

파이프엔 조용히 타오르는 꽃불도 향기론데

 

연기는 돛대처럼 나려 항구에 들고

옛날의 들창마다 눈동자엔 짜운 소금이 저려

 

바람 불고 눈보라 치잖으면 못 살리라

매운 술을 마셔 돌아가는 그림자 발자취 소리

 

숨 막힐 마음속에 어데 강물이 흐르느뇨

달은 강을 따르고 나는 차디찬 강 맘에 드리느라

 

수만 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르러라

 

 

- 이육사, 「자야곡(子夜曲)」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이육사의 기존 시 경향을 떠올려서 '푸른 이끼'를 긍정적인 신호(무덤으로 상징되는 고향의 현실을 극복하려 한다던지...)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저같으면 이걸 미끼로 해서 문제를 내겠습니다) '푸르다'라는 색채 자체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 시에서는 관리가 안된 이끼만 무성한 무덤을 강조하는 색채니 긍정적 신호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해석을 마무리해 보도록 합시다 :)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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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슬픔이 기쁨에게 내용분석을 하기 전에 『아몬드』라는 소설의 일부분을 한번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심 박사를 찾아간 어느 날이었다.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 폭격에 두 다리와 한쪽 귀를 잃은 소년이 울고 있다. 지구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관한 뉴스다. 화면을 보고 있는 심 박사의 얼굴은 무표정하다. 내 인기척을 느낀 그가 고개를 돌렸다. 나를 보자 다정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내 시선은 미소 띤 박사의 얼굴 뒤로 떠오른 소년에게 향해 있었다. 나 같은 천지도 안다. 그 아이가 아파하고 있다는 걸. 끔찍하고 불행한 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걸.

하지만 묻지 않았다. 왜 웃고 있느냐고. 누군가는 저렇게 아파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등지고 어떻게 당신은 웃을 수 있느냐고.

비슷한 모습을 누구에게서나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채널을 무심히 돌리던 엄마나 할멈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멀리 있는 불행은 내 불행이 아니라고, 엄마는 그렇게 말했었다.

그래, 그렇다 치자. 그러면 엄마와 할멈을 반히 바라보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던 그날의 사람들은? 그들은 눈앞에서 그 일을 목도했다. 멀리 있는 불행이라는 핑계를 댈 수 없는 거리였다. 당시 성가대원 중 한 사람이 했던 인터뷰가 뇌리에 떠다녔다. 남자의 기세가 너무 격력해, 무서워서 다가가지 못했다고.

 

멀면 먼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아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위의 내용과 같이 현대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 앞의 현실에 집중하고 자신의 기쁨에 이기적이게 몰입하기도 합니다. 뭐 이러한 행동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올바른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누구나 배우지 않아도 알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 올바른 것임을 말이죠. 오늘 분석할 시 '슬픔이 기쁨에게'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슬픔'과 '기쁨'을 하나의 인격으로 형상화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너는 겨울밤 거리에서 귤을 파는 불쌍한 할머니에게, 추위에 의해 죽은 동사자에게, 어둠 속에서 내가 도움을 구할 때 무신경하게 지내며 기쁨 만을 추구했습니다. 그래서 '너'는 사람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합니다. 나는 이런 '너'에게 슬픔(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가르쳐 주어 '너'를 바꾸고자 합니다. 그리고 함꼐 공감하는 사회로 걸어가고자합니다.

그렇다면 시인은 이런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어떤 표현방법을 사용했을까요?

1. '슬픔'과 '기쁨'을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의미로 쓰는 역설적인 발상을 보였습니다.

- 일반적으로 '슬픔'은 부정적, '기쁨'은 긍정적 의미로 쓰입니다. 하지만 이 시에서는 슬픔은 '다른 사람을 공감할 수 있는 힘', 기쁨은 '이기적인 모습'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다른 의미로 써서 시인이 표현하려는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 '내(슬픔)'가 '너(기쁨)'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화자인 '나'와 청자인 '너'가 시의 표면에 제시되어 '나'가 '너'에게 말을 건내는 방식으로 시상을 전개함으로써 시인이 전달하려는 바를 직접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때 '나'는 '슬픔'을 '너'는 '기쁨'을 의인화하여 형상화한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2022학년도 EBS고난이도 국어)

그럼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읽고 학습을 마무리해 봅시다.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 정호승, 「슬픔이 기쁨에게」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봅시다:)

오늘도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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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윤동주의 시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일반적인 윤동주의 시는 시인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자아를 성찰한다면 이 '병원'은 '젊은여자'를 관찰하며 이에 대해 서술하는 '이야기 시'에 가까운 느낌이기에 난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병원 역시 '현실에 대응하지 못하는 젊은 이의 답답함'을 다룬 면에서 일반적인 윤동주의 시와 같은 의미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내용 설명을 참고해 봅시다.

는 나도 모를 아픔이 있어 이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왔습니다. 병원에 와보니 젊은 여자가 병원 뒤뜰에 누워 있는 데 그 여자는 피부가 창백하고 핏기가 없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그 여자는 창백함을 없애기 위해 일광욕을 하는 모습입니다.(태닝을 하면 훨씬 건강해 보이는 것과 연관하세요:) 그러나 그여자를 찾아오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비도 나무도 여자에게 공감해주지 않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도 모를 아픔이 있어 왔지만 늙은 의사는 나의 병을 모르고 병이 없다고 합니다. 이 현실 속의 답답함에 공감해 주지 않습니다. 부정적이긴 하지만 누군가는 그냥 안주하는 이 현실을 내가 지나치게 의식하여 시련이라고 생각하고 피로해 하는지도 모릅니다만 나는 이 현실이 답답합니다. 그러나 의사는 이를 알아주지 않습니다. 의사는 어차피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에 나는 화도 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시 뒷뜰로 나와보니 여자는 금잔화를 한포기 따 가슴에 꽂고 병실로 들어갑니다. 나는 그 여자가 누워있던 자리에 앉아 일광욕을 하며 그 여자가 나와 같은 증상(나와 동일시)이라고 생각하고 여자의 건강이 그리고 내 건강이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내용을 읽을 때 중요한 점은

시의 대상이 1연(여자) - 2연(나) - 3연(여자) 바뀌면서 시상이 전개된다는 점인데, 결국 여자는 나와 동일시되는 대상으로 부정적 현실에 저항하지 않는 세대(늙은 의사로 대표되는)가 이해하지 못하는 지식인의 심정을 나타낸 것임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럼 시 전문을 읽어 본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봅시다:)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 윤동주, 「병원」


전문해석으로 학습을 마무리해봅시다:)

오늘도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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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다보면 부조리한 현실에 부딛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이럴 때는 부조리한 현실에서 벗어나기를 소망하죠. 하지만 그게 안될 때 사람은 현실에 대해 체념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극장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앉는 모습을 통해 풍자하는 시가 바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입니다. 지금부터 내용을 한번 살펴보죠.

자는 지금 영화관에 있습니다. 지금에야 그렇지 않지만 예전 군사독재(군인들에 의해 무력으로 독제가 일삼아지던 70~80년대) 시대에는 영화상영 전에 애국가를 틀어주었습니다. 앉아서 들을 수 없고 당연히 서서 들어야지요.(애국가에 대한 리스펙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입니다.) 화자는 경청한다고 했지만 실은 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애국가가 틀어지는 동안 화면 속에 나오는 새떼들을 보며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며 낄낄대며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마치 군인같은 태도로 군사정권을 풍자하며 이 세상(자유가 없는 부정적 현실)을 떼어내고 이 세상 밖으로 간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화자의 생각은 바램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도 역시 새들처럼 이 세상을 떼어내고 자유가 있는 세상 밖 어딘가로 날아가려고 하죠. 그러나 애국가가 끝나고 화자는 생각을 멈추고 현실로 돌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 주저 앉습니다. 현실에 체념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시의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시인은

1. 반어법을 사용했습니다.

반어법이란 '실제로 표현하려는 바를 반대로 표현'하는 방법인데요. 실제로 딴 생각을 하며 듣고 있는 애국가를 경청한다고 표현한 것, 부정적 현실을 삼천리 화려 강산이라고 표현한 것이 효과적인 풍자를 위해 반어를 사용한 부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2. 대상을 의인화하여 감정이입했습니다.

감정이입이란 다른 대상에 화자가 느끼는 감정을 이입시키는 것을 말하는 데요. 실제로 새는 낄낄댈 수도 없고 현실을 비웃을 수도 없습니다. 시인은 새를 마치 인간처럼 표현하여 자신이 느끼는 현실에 대한 감정을 이입함으로써 효과적으로 현실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3. 유사한 시구의 반복으로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반복은 의미강조와 운율형성의 기능이 있기에 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요. 이 시에서도 '끼룩거린다, 낄낄댄다', '앉는다, 주저앉는다' 등의 반복을 통해 시인이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을 읽고 이후 아래의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 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읽었다면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하도록 해봅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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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적이 있습니다. 불안한 상황에서 불연듯 나를 늘상 지켜주던 어떤 존재에 대해 깨닫고 안심하고 돌아가는 이번에 다룰 시 '경이(驚異)는 이렇게 나의 신변에 있었도다'는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시 내용은 아주 간단해요:)

화자는 해가지도록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자 아이를 기다리려고 마중을 나갑니다. 모든 부모가 그렇듯 이럴 땐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 아닐까? 걱정하죠. 그러나 화자의 걱정은 금방 사라집니다. 밤하늘의 보오얀 초생달과 북두성좌가 늘 우리를 비춰주고 있단 것을 알게 된 것이죠:) 가끔은 삶에 시련이 있더라도 항상 지켜주는 존재가 있으니 힘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죠. ( 밤하늘을 보고 깨닫는 구조 ) 그리고 아이에게 가족과 함께 있는 공간으로 돌아가자고 말하며 시를 끝맺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화자는

1. 특정한 시어를 반복하여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2021년 4월 모의고사)

: 시에서 반복되는 '북두성좌'는 '우리집'을 보호해 주는 존재로 이 '북두성좌'를 반복해서 언급함으로써 어느 순간이라도 보호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화자의 생각을 강조해주고 있습니다.

2. 청유형 어미의 활용으로 주제의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2021년 4월 모의고사)

: 화자는 시의 마지막을 '-자'라는 청유형 어미를 활용하여 끝맺음으로써 우리집을 보호해주는 존재가 있으니 돌아가야할 우리집으로 가고자하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유형은 '듣는 사람'또한 포함시키는 어미임으로 독자들에게도 '삶에선 늘 지켜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그럼 이제 전문을 읽어보도록 합시다.

 


저물도록 학교에서 아이 돌아오지 않아

그를 기다려 저녁 한길로 나가보니

보오얀 초생달은 거리 끝에 꿈같이 비껴 있고

느릅나무 그늘 새로 화안히 불밝힌 우리 집 영머리엔

북두성좌의 그 찬란한 보국(譜局)이 신비론 푯대처럼 지켜있나니

때로는 하나이 병으로 눕고

또는 구차함에 항상 마음 조일지라도

도련도련 이뤄지는 너무나 의고(擬古)*한 단란을

먼 천상(天上)에선 밤마다 이렇게 지켜 있고

인간의 수유(須臾)*한 영위(營爲)*에

우주의 무궁함이 이렇듯 맑게 인연 되어 있었나니

아이야 어서 돌아와 손목 잡고

북두성좌가 지켜 있는 우리 집으로 가자

 

 

- 유치환, 「경이(驚異)는 이렇게 나의 신변에 있었도다」


그리고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시의 내용처럼 삶이 힘들더라도 늘 우리를 지켜주는 그리고 지켜봐주는 존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더 빛날 수 있는 것이죠.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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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속의 생(生)2는 삶에 대한 화자의 성찰을 다룬 시입니다. 삶에 지쳐있던 화자가 냉장고 속 달걀을 통해 과거 병아리를 보고 느낀 기억을 되살려 내고 달걀을 자신과 동일시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하는 내용이지요. 큰 감정변화없이 담담한 어조로 말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 파악은 하기 어렵지만

이런 구조로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내용을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내용을 한번 풀어서 읽어보죠.

나는 냉장고 문을 열며 그 속에 달걀을 보고 '배고파도 쉽게 먹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나는 과거 갈곳없이 방황할 무렵 초등학교 앞에서 팔던 병아리 때들의 생명력을 보며 '살아서 즐겁다'고 느끼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는 '살아서 불행하다'고 느낀 나의 머리 속에 깊이 박혔습니다. 생명력이 넘치는 병아리가 되지 못하고 차가운 냉장고 속에 갇혀 있는 달걀을 보니 나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의 삶에 지쳐있는 나도 사실 달걀처럼 병아리로 부화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나는 달걀에 동일감을 느낍니다. 달걀은 부화도 되지 못하고 금전적으로도 평가절하되서 팔려왔습니다. 나도 그렇습니다. 여권이 분실되어 현실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힘을 상실했습니다. 나의 희망의 온도는 내려갑니다. 그러나, 희망의 온도가 내려갈 때 절망은 오히려 조용하고 초연해집니다.

이때, 마지막 행의 '초연'의 뜻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시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먼저 시의 전체적인 흐름을 볼 때 '초연하다7'(어떤 현실 속에서 벗어나 그 현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의젓하다)로 해석하면 망에 담담하게 맞서며 다시 한번 삶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그거 있잖아요. 매도 하도 많이 맞다보면 내성이 생겨서 괜찮아 지는거...;;) 해석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초연하다5(의기가 떨어져 기운이 없다)'로 해석하면 현실의 시련에 지친 화자가 절망에 의해 체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 저는 모의고사에 출제되어 학생들이 읽는 시이니 만큼 첫 번째의 뜻으로 해석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시를 읽고 희망을 가지는 것. 그것이 국어과목에서 중요한 내용중에 하나니까요.

이러한 화자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시인은

1. 의인법과 감정이입을 사용했습니다.

: 달걀을 의인화하여 자신과 동일시 함으로써 독자가 몰입하고 화자의 생각에 동감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2. 특정한 시어를 반복하여 시어의 의미를 부각시켰습니다.(2021학년도 4월 모의고사)

: '달걀'과 '차가움'의 시어를 반복하여 달걀이 가지는 의미와 현실의 시련을 부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 '차가움'과 '따뜻함'이라는 촉각의 대비를 통해 시적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2021학년도 4월 모의고사)

: 냉장고 속 차가움과 병아리가 가지는 생명의 따뜻함을 대비하여 시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위에 내용을 바탕으로 시를 읽어보도록 합시다.

 


냉장고 문을 열면 달걀 한 줄이

온순히 꽂혀 있지,

차고 희고 순결한 것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난 그것들을 쉽게 먹을 순 없을 것 같애

 

교외선을 타고 갈곳없이 방황하던 무렵,

어느 시골 국민학교 앞에서

초라한 행상아줌마가 팔고 있던

수십 마리의 그 노란 병아리들,

마분지곽 속에서 바글바글 끓다가

마분지곽 위로 보글보글 기어오르던

그런 노란 것들이

(생명의 중심은 그렇게 따스한 것)

살아서 즐겁다고 꼬물거리던 모습이

살아서 불행하다고 늘상 암송하고 있던

나의 눈에 문득 눈물처럼 다가와 고이고

 

그렇다면 나는 여태 부화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을까,

아아, 얼마나 슬픈가,

차가운 냉장칸 맨 윗줄에서

달걀껍질 속의 흰자위와 노른자위는

무슨 꿈들을 꾸고 있을까,

중풍으로 쓰러진 아버지의 병실에서

입원비 걱정을 하고 있는 우리 가난한 형제들처럼

흰자위와 노른자위도

무슨 그런 절망의 의논들을 하고 있을 것인가

 

사계절 전천후 냉장고

하얀 문을 조용히 열면

추운 달걀들의 속삭임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엄마 엄마 안아줘요 따스한 품속에

어미닭에 안기지 못하고 만 달걀들처럼

희망소비자 가격보다 더 싸게 팔려온

너희들처럼

나도 역시 여권이 분실된 사람

희망의 온도가 차츰 내려갈 때

오히려 절망은 조용하고 초연해지는 것 같지,

 

- 김승희, 「달걀 속의 생(生) 2」 -


마지막으로 전문해석을 읽고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 삶이 지치더라도 힘냅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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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 속의 외로움"

 

이란 말은 다들 한번 쯤은 들어왔을 겁니다. 현대인들은 늘 SNS나 메신져로 바쁘게 소통하지만 왠지 공허하고 내가 어딜향해 가고있는가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근대인(30-50년대 사람들)들도 마찬가지였나봅니다. 이 시 속에서 도시는 과거와는 다르게 밤에도 환하고 사람이 돌아나니는 북적북적한 공간이지만 화자는 그 안에서 외로움을 느끼며 방향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차단 - 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있다.

차단한이란 말은 '차가운'이라는 말인데요. 이 말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시적 허용이라는 기법을 써서 차단한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도시의 불빛을 밝히는 와사등(가스등 - 가스로 킨 전등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을 차갑다고 느끼는 것에서 화자의 도시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후 화자는 묘석, 잡초로 도시를 비유하며 자신의 내면의 말을 하지 못하고 단절된 듯한 느낌표현해 냅니다.

이러한 시인의 의도를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된 표현법들을 봐보면요.

1. '시적허용'이 사용되었습니다.

: '시적허용'이란 문법적으로 틀린 것일지라도 시적인 효과를 위해서 틀린 것을 허용하는 표현방법인데요. 위에서 언급한 '차단-한'외에도 '비인', '호올로' 등이 시적허용으로 쓰여서 화자의 의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2. 비유를 통해 정서를 구체화 시켰습니다.

: 화자는 도시라는 공간을 '창백한 묘석', '무성한 잡초'로 비유하여 공간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고있습니다. 이때 직접적으로 정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창백한 묘석'이나 '무성한 잡초'를 통해 공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정서를 구체화 시켰습니다.

: 김광균 시인 자체가 감각적 이미지의 활용으로 특히, 시각화를 잘 시키는 시인으로 유명합니다. 이 시에서도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사용했는데요.

먼저, 공감각적 이미지의 사용입니다.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은 '어둠'이라는 눈에 보이는 '시각'을 피부에 스며든다는 '촉각'으로 전이하여 표현함으로써 도시 문명의 어둠에 잠식당하는 화자의 모습을 잘 표현했습니다.

또한, '긴'이라는 단어 이후에 '-'를 붙여 '긴 - '이라고 표현함으로써 단어의 의미를 시각적 이미지화 시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기까지 읽었으면 이제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하도록 해봅시다 :)


단 — 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 — 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高層) 창백한 묘석(墓石)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니고 왔기에

길 — 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 — 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 김광균, 「와사등」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봅시다:)

오늘도 수고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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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죠. 내일의 행복을 바라지만 더욱 궁핍해지기도 하며 어느날 갑지기 친지의 죽음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이번에 다룰 시 '겨울밤'은 이러한 내용을 현실적으로 다루었는데요. 고등학생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일 수 도 있습니다.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두 가지에 대해 이해(혹은 암기ㅠ)를 하길 바랍니다.

1. 누구나 행복하길 바라며 미래를 기대하지만 현실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 시에서 화자는 그렇습니다. 어린 시절의 좋은 것들은 점차 사라지고 삶에 어려움이 가득하게 되지요. 사실 이게 현실이지요. 세상이란 건 생각보다 냉혹하기에 본인이 노력하더라도 삶이 더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혹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2. 피를 나눈 형제라도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는 왕래가 줄어듭니다.

어린 시절부터 살을 맞대고 살아온 내 형제. 미운 정도 고운 정도 맣이 들어 평생 볼 관계이긴 하지만 어린 시절만큼 내 옆에 붙어있지 않습니다. 메신져로 하는 연락은 하더라고 늘 내 옆에 있진 않죠. 점차 혼자인 삶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이 시는 위의 2가지를 모두 다루었는데요. 지금부터 내용 해설을 잘 읽어보도록 합시다:)

인가(人家)의 정서를 품던 굴뚝 보얀 연기도 찬바람에 그만 무색해졌다

1연의 마지막에 서술된 부분입니다. 화자가 성장할 수록 익숙한 얼굴, 가치, 인심 들이 세상의 각박함에 점차적으로 사라져갑니다. 어린 시절 순수하게 봤던 세상의 냉혹함을 알게 되죠. '찬바람'은 세상의 차가움 정도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화자는 가난 생각에 집을 팔게 됩니다. 집을 팔고 고향을 떠나니 낯선 공간에서 더 외로운 처지가 됩니다. 불행은 겹쳐서 온다고 어머니까지 돌아가십니다.

어머니 한 분만 오시잖아서 별안간 앞니가 무너진 듯 허전해서

화자의 심리가 잘 표현된 부분이죠. 앞니가 무너진 듯 하단 것은 누가봐도 슬픔에 가득한 화자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당연한 듯 있었던 앞니, 무엇보다 티가 나는 앞니가 없어진 것이죠. 화자의 슬픔은 고조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형제들이 모일 구심점도 사라져 형제간에도 점차 왕래가 줄어듭니다. 결국 형제보다 다른 사람들과 더 어울리며 사는 데 인간의 삶이란 시련과 항상 함께 있어 과일이 익는 것처럼 내 노력의 결실을 맺는 것도 힘들어 삶은 더욱 힘들어집니다.

고난의 잔에 얼음을 녹이며

현실의 고난을 잊기위해 술을 마시는 모습입니다.(독한 위스키를 얼음에 희석해 먹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술을 마시며 삶을 견디는 것은 슬픔을 찾기 위해가 아니라 희망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화자는 삶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시련을 견디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화자는 자신이 이렇게 노력함에도 어느날 갑자기 죽음이 찾아와 주변 지인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삶에 대해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화자의 모습입니다.

그럼 이를 시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 해보도록 합시다:)


마당에서 봄과 여름에 정든 얼굴들이

하나하나 사라져 갔다.

그렇게 명성이 높던 오동잎도 다 떨어지고

저무는 가을 하늘에 인가(人家)의 정서를 품던

굴뚝 보얀 연기도

찬바람에 그만 무색해졌다.

 

그런 늦가을에 김장 걱정을 하면서 집을 팔게 되어

다가오는 겨울이 더 외롭고 무서웠다.

이삿짐을 따라 비탈길을 총총히 걸어

두만강 건너는 이사꾼처럼 회색 하늘 속으로

들어가 식솔들이 저녁상에 둘러 앉으니

어머님 한 분만 오시잖아서 별안간 앞니가

무너진 듯 허전해서 눈 둘 곳이 없었다.

낯선 사람들이 축대에 검정 포장을 치고

초롱을 달고 가던 이튿날 목 없는 아침이

달겨들어 영원한 이별인데

말 한마디 못하고 갈라진 어머니시다!

 

가신 뒤에 보니 세월 속에 묻혀 있는 형제들 공동의 부엌까지

무너져 낙엽들이 모일 데가 없어졌다.

사람이 사는 것이 남의 피부를 안고 지내는 것이니

찬바람이 항상 인간과 더불어 있어서

사람이 과일 하나만큼 익기도 어려워

겨울 바람에 휘몰리는 낙엽들이 더 많아진다.

 

고난의 잔에 얼음을 녹이며 찾는 것은

그 슬픔이 아니요 겨울 하늘에 푸른 빛을 띤 봄이다.

그 봄을 바라고 겨울 안에서 뱅뱅 돌며

자리를 끌고 한 치 한 치 태양의 둘레를

지구와 같이 굴러가면서

눈과 얼음에 덮인 대지(大地)의 하루를 넘어서는 해 질 무렵

천장에서 왕거미가 내리고

구석에서 귀또리가 어정어정 기어 나온다.

어느 날 목 없는 아침이 또 왈칵 달려들면

이런 친구들에게 눈짓 한번 못하고

친구들의 손 한번 바로 잡지도 못하고 가리라.

 

- 김광섭 ,「겨울날」


이 시를 읽고 조금은 우울해질 수도 있는데요. 불행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 듯 행복도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다는 점 잊지 마세요:)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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