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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사회를 살아가다보면 한번쯤 거대한 기계의 부속품이 된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혹은 일회성 관계에 지쳐가기도 합니다. 어떤 의미있는 존재가 아니라 일회용품이라 부속품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이번에 다룰 시 '대장간의 유혹'에서는 이런 현대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시인의 성찰을 다루고 있습니다.

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자신이 일회용품인 플라스틱처럼 느껴질 때 나는 나를 풀무질로 정성들여 만든 낫이나 호미가 되고 싶다. 해우소에 버려지는 똥같다고 느껴질 때 나는 정성들여 만들어진 낫이나 호미가 되어 어디엔가 걸려 활용되고 싶다.

내용은 참 짧죠??ㅎㅎ

이를 시인은 플라스틱과 대장간의 물건들의 대비를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제 전문을 읽고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제 손으로 만들지 않고

한꺼번에 싸게 사서

마구 쓰다가

망가지면 내다 버리는

플라스틱 물건처럼 느껴질 때

나는 당장 버스에서 뛰어내리고 싶다.

현대 아파트가 들어서며

홍은동 사거리에서 사라진

털보네 대장간을 찾아가고 싶다

풀무질로 이글거리는 불 속에

시우쇠*처럼 나를 달구고

모루* 위에서 벼리고

숫돌에 갈아

시퍼런 무쇠낫으로 바꾸고 싶다

땀흘리며 두들겨 하나씩 만들어낸

꼬부랑 호미가 되어

소나무 자루에서 송진을 흘리면서

대장간 벽에 걸리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온통 부끄러워지고

직지사 해우소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져내리는

똥덩이처럼 느껴질 때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문득

어딘가 걸려 있고 싶다

 

 

- 김광규 , 「 대장간의 유혹 」

*시우쇠 : 무쇠를 불어 달구어 단단하게 만든 쇠붙이

*모루 : 대장간에서 불린 쇠를 올려놓고 두두릴 때 받침으로 쓰는 쇳덩이.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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