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추억은 누구에게나 아련히 남아있습니다. 순수했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없기에 어른이 된 후에는 더욱더 그리워지기 마련입니다. 이번에 다룰 시 '파꽃길'에서도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고향을 그리워하는 화자의 모습이 제시되는데요. 화자에게 어린 시절의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시를 감상해보도록 합시다.
흰 파꽃이 피는 여름이 되면
바닷가 명교리에 가 보리라
조금만 스치어도
슬픔처럼 코끝을 건드리는 / 파꽃 냄새를 따라가면
이 세상 끝에 닿는다는 명교리에 가서
내 이름 부르는 바다를 만나리라
어린 시절 오줌을 싸서
소금 받으러 가다 넘어진 바위
내 수치와 슬픔 위에
은빛 소금을 뿌리던 외가 식구들
이제는 모두 돌아가고 없지만
서걱이는 모래톱 속에 손을 넣으면
차거운 눈물샘은 여전히 솟으리니
조금만 스치어도
슬픔처럼 코끝을 건드리는 / 파꽃 냄새를 따라가서
그리운 키를 쓰고 소금을 받으리라
넘실대는 여름 바다에
푸른 추억의 날개를 달아주리라
- 문정희, 「파꽃길」
화자에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파꽃과 파꽃 냄새죠.
이 시에서 화자는 감각적 이미지를 매개로 하여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시상을 전개합니다. 흰 파꽃이 피면는 여름 고향 명교리에 가고자하는 화자는 파꽃냄새를 따라가 유년 시절의 고향을 떠올리며 그리워 합니다. 어린시절 오줌을 싸 소금받으러간 기억, 기억에 얽힌 친척들과의 추억, 여기에서 혼돈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내 수치와 슬픔 위'의 의미인데, 예전에는 이불에 오줌을 싸면 소금바가지를 싸고 소금을 받으러가야했고 그것을 보고 놀리는 풍습이 있었답니다^^;;;;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문화지만 예전에는 존재했고 어떠한 악의가 있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다음에는 하지 말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어서 지금에 와선 추억으로 웃을 수 있는 기억인 것이죠. 화자의 이런 기억의 고향은 이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고향은 없지만 고향의 모래톱 속에 손을 넣으면 그리움은 여전할 뿐입니다. 그렇게 다시 고향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떠올리면서 시는 마치게 됩니다.
이렇게 감각적 이미지를 이용해 시상을 전개하고, 색채를 대비하여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인상적으로 제시하며 시인은 '어린 시절의 추억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냅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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