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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시에서 자신에 대해 성찰하는 내용이 다뤄집니다. 오늘 다룰 시 '녹을 닦으며-공초(供草)14'에서도 시인은 일상적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지나온 삶을 성찰하는데요. 시인이 자신의 지나온 삶을 어떻게 생각하며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에 촛점을 맞추어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읽어보도록 합시다.


새로이 이사를 와서

형편없이 더럽게 슬어 있는

흑갈색 대문의 녹을 닦으며

내 지나온 생애에는

얼마나 지독한 녹이 슬어 있을지

부끄럽고 죄스러워 손이 아린 줄 몰랐다.

나는, 대문의 녹을 닦으며

내 깊고 어두운 생명 저편을 보았다.

비늘처럼 총총히 돋혀 있는

회한의 슬픈 역사 그것은 바다 위에서

혼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빗방울

그리 살아온

마혼세 해 수많은 불면의 촉수가

노을 앞에서 바람 앞에서

철없이 울먹였던 뽀오얀 사랑까지

바로 내 영혼 깊숙이

칙칙하게 녹이 되어 슬어 있음을 보고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온몸으로 온몸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 허형만, 「녹을 닦으며-공초(供草)14」


화자는 처음에 새로 이사를 와서 형편없이 더럽게 녹이 슬어 있는 흑갈빛 대문의 녹을 닦고 있습니다. 이 녺을 닦으며 자신의 지나온 생애에는 얼마나 많은 녹이 쓸어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는데요. 일상적 경험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후 화자는 치열하게 자신을 반성합니다. '부끄럽고 죄스러워', '깊고 어두운 생명 저편', '비늘처럼 총총히 돋혀 있는 회환의 슬픈 역사', '불면의 촉수'등을 볼 때 화자는 자신의 삶에 대해 정말 깊게 보며 성찰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다만, 어째서 이렇게 후회하는지 구체적인 사건이나 내용은 제시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면 깊숙히 녹이 슬어 있는 것을 보고 온몸으로 그것을 문지릅니다. 온몸으로 내면의 녹을 닦는데요. 이는 화자가 지나온 과거의 후회를 바로잡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인은 녹을 닦는 일상적 경험을 통해 지나온 삶에 대해 성찰하고 내면의 반성과 의지를 내면의 녹을 닦는 행위로 '형상화, 시각화'하여 '회한으로 가득찬 삶에 대한 반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1. 고백적(독백적)어조로 치열한 자기 반성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으며

2. 추상적 대상(과거의 후회)를 시각적으로 형상화(녹)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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