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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위 구절은 유명한 명곡 '가시나무'의 가사입니다. 이처럼 '가시나무'는 내면의 아픔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많이 쓰이는데요. 이번에 다룰 시 천양희의 '가시나무'에서도 시인은 가시나무를 통해 내면의 아픔을 드러냅니다. 내면의 아픔을 형상화하는 방식과 함께 화자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중심을 두고 시 전문을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누가 내 속에 가시나무를 심어놓았다

그 위를 말벌이 날아다닌다

몸 어딘가, 쏘인 듯 아프다

생(生)이 벌겋게 부어오른다잉잉거린다

이건 지독한 노역(勞役)*이다

나는 놀라서 멈칫거린다

지상에서 생긴 일을 나는 많이 몰랐다

모르다니! 이젠 가시밭길이 끔찍해졌다

이 길, 지나가면 다시는 안 돌아오리라

돌아가지 않으리라

가시나무에 기대 다짐하는 나여

이게 오늘 나의 희망이니

가시나무는 얼마나 많은 가시를

감추고 있어서 가시나무인가

나는 또 얼마나 많은 나를

감추고 있어서 나인가

가시나무는 가시가 있고

나에게는 가시나무가 있다

-천양희, 「가시나무」

*노역 : 괴롭고 힘든 노동


시인은 가시나무의 속성과 이미지를 통해 삶에서 겪는 고통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드러냅니다. 먼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아픔을 가시나무와 말벌에 쏘인 모습으로 시각적 청각적으로 형상화하여 아픈 내면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이러한 아픈 생을 지독한 노역이라고 생각하며 멈추고 이 가시밭길을 끔찍해하며 다신 돌아가지 않으리라고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후 화자의 행동은 이상합니다.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화자는 이러한 희망을 가시나무에 기대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이게 오늘 나의 희망'이라고 말입니다. 화자는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가시나무가 얼마나 많은 가시를 감추고 있듯이 나도 얼마나 많은 나를 감추고 있는 것을 이러한 고통은 존재의 본질인 것을 말입니다. 그리하여 화자는 가시나무에 가시가 있듯이 나에게는 가시나무가 있다며 고통과 함께하는 삶을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이렇듯 이 시는 가시나무를 통해 내면의 아픔을 형상화하며 이러한 내면의 아픔과 함께하는 삶의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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