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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자연물을 보며 그 안에서 삶의 교훈을 찾아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다룰 시 '가지가 담을 넘을 때'에서도 이러한 면이 드러나는데요. 이시는 가지가 담을 넘어가는 것을 보고 배운 교훈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단, 특이한 점은 '담'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장애물'로 기능하기도 하지만 다른 이중적인 의미 역시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담'의 의미를 생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이를테면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그건 수양 가지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굴 한번 못 마주친 애먼 뿌리와

잠시 살 붙였다 적막히 손을 터는 꽃과 잎이

혼연일체 믿어 주지 않았다면

가지 혼자서는 한없이 떨기만 했을 것이다

 

한 닷새 내리고 내리던 고집 센 비가 아니었으면

밤새 정분만 쌓던 도리 없는 폭설이 아니었으면

담을 넘는다는 게

가지에게는 그리 신명 나는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지의 마음을 머뭇 세우고

담 밖을 가둬 두는

저 금단의 담이 아니었으면

담의 몸을 가로지르고 담의 정수리를 타 넘어

담을 열 수 있다는 걸

수양의 늘어진 가지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목련 가지라든가 감나무 가지라든가

줄장미 줄기라든가 담쟁이 줄기라든가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가지에게 담은

무명에 획을 긋는

도박이자 도반*이었을 것이다

 

-정끝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도반(道伴): 함께 도를 닦는 벗.


시는 먼저 가지가 담을 넘을 수 있게 하는 내적인 원동력에 대해 말합니다. 그후 가지가 담을 넘을 수 있게 하는 외적인 원동력에 대해 말하며 미지의 영역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용기와 협력의 가치에 대해 말합니다. 그리고 다른 가지들을 나열함으로써 이 것이 비단 수양가지의 일만이 아님을 표현하며 대상을 확대합니다. 그리고 가지에게 담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말합니다. 이 시는 가지에게 장애물로 작용했을 것들, 즉 비나 폭설, 그리고 담 자체마저도 가지가 신명 나게 담을 넘는 시도를 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특징으로 앞에서 말했던 담은 특히, 가지에게 담을 넘는다는 것은 성공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위험한 일이지만 애초에 담이 있어서 가지가 그토록 가치있는 일을 시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중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이렇게 이 시는 '가지가 담을 넘는 과정과 의미'를 통해 삶의 교훈을 전달합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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